본문 바로가기

자전거 여행 후기/티베트 자전거 여행

자전거 여행 - 티베트인들과 함께 한 최고의 점심

티베트 - 네팔 라이딩 3일차이른 아침 창문 틈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이 나를 깨운다. 저녁 10시가 되어도 대낮까지 밝은 티베트는 위치상으로 북경과 5~6시간의 시차가 있어야 하지만, 중국 전국을 북경시간으로 사용하는 중국에서 티베트 또한 위치와 상관없이 북경과 동일한 시간을 사용한다.

고도가 높아서 일까? 해가 지는 저녁시간은 늦게 찾아오지만, 해가 뜨는 아침은 빨리 온다. 계절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지만 평균 저녁 10시부터 조금씩 어두워지고, 아침 6시면 밝아지기 시작한다. 우리나라와 달리 하루가 긴 티베트. 그래서인지 그 곳에서의 시간은 무척이나 느리게 느껴진다.


간체 중심에 위치한 티베트식 전통 호텔에서 하루를 보내며지난날 우리가 온 길을 돌아본다. 캄바라 고개와 카로라 패스, 비와 어둠과 싸워야 했던 2일간의 라이딩. 쉽지 않은 길을 평균 나이 55세의 ' 하늘로 떠나는 두 바퀴 여행 ' 팀이 한 명의 낙오자 없이 온 것이 신기할 뿐이다.

어디서부터 그런 정신력이 나오는 걸까? 남들은 걸어 다니기도 힘든 해발 약 4,000구간을 페달을 밝으며, 유유히 앞으로 나아간다.  정신은 육체를 지배한다고 했던가? 무거워지는 다리와, 두통으로 표현할 수 없는 육체적 고통이 밀려오지만, 알 수 없는 오늘의 라이딩의 기대감으로 얼굴에는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티베트 라싸 - 네팔 카트만두까지 이어지는 자전거 여행 3일차. 오늘은 슬픈 역사 도시 간체를 떠나, 티베트 2대 도시인 시가체로 향한다. 라싸와 간체를 연결하는 S307번 지방도로와 라싸네팔을 연결하는 우정공로(Friendship Highway)가 만나는 곳까지 이동을 하게 된다.

간체에서 시가체까지의 거리는 약 90km. 지난 라이딩 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3일차 코스는 도로 상태는 물론 오르막조차 없어 코스가 아주 좋다. 지난 2일에 비하면 쉬운 코스이지만, 차량 이동이 많고, 무엇보다 아직 고산에 100% 적응이 안되었기 때문에, 늦게 도착하더라도, 최대한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천천히 이동해야 한다.


풀어 놓았던 짐을 쌓고, 자전거에 이상이 있는지 간단하게 점검을 하고, 오늘의 출발지인 간체 최대 사원인 백거사[白居寺]로 향한다티베트 간체에는 다른 도시에 비해 사원 수가 많지는 않다. 하지만 슬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 간체에는 티베트 타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사원 백거사[白居寺]가 있다.

4개의 불교 종파를 갖고 있는 티베트에서는 사원마다 각 종파의 특색을 찾아볼 수 있다.  각각의 종파가 대립하는 티베트에서 특이하게 간체 백거사[白居寺] 3개의 종파가 함께 공존하며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다.

우정공로(Friendship Highway)를 자전거로 여행중인 우리에게는 빠질 수 없는 포인트. 잠시 간체 백거사[白居寺]에 들려 세계의 평화를 기원하고, 오늘의 일정을 시작한다.


조용한 마을 간체를 벗어나 S307 지방도로를 이용 오늘의 목적지인 시가체로 향한다본격적으로 라이딩을 시작 한지 3일째지난 2일의 힘든 라이딩과 달리 간체와 시가체를 연결하는 도로 상태가 좋다.

가끔씩 지나가는 자동차, 마차를 타고 장을 보러 가는 티베트 사람들시원한 바람과도로 주변의 자연 경관이 절로 감탄사를 불러 일으키는데 부족함이 없다


이 구간을 그냥 지나치기에는 자연의 모습이 너무 아쉽다. 도로 한쪽에 자전거를 세우고돗자리를 펴놓고, 그 자리에 앉아 티베트를 느껴본다바람소리만 들려 오는 이 공간. 사람을 찾아 볼 수 없는 이곳에서 우리들만의 행복 충전을 한다.

어제까지만 해도 깨질 듯 아파오던 머리가 맑고 시원한 공기로 상쾌해 진다첫날, 둘째 날의 오르막 라이딩으로 아파온 다리를 주무르며, 라싸에서 구입해 온 사과를 한입 깨어 문다좋은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이 시간오고 가는 말이 없어도하나가 될 수 있는 시간이다.


꿈만 같은 휴식을 뒤로 하고 점심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힘찬 페달을 밝아 나간다. 간체를 벗어나 2시간 정도 왔을까? 1월에 이곳을 지날 때만 해도 없었던 작은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주변 도로 공사와 마을 조성으로 생겨난 임시 마을. 불과 7개월도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티베트 가정집 옆으로 중국식 벽돌 건물들이 올라와 있다.

인부들이 거주하며 생활하고 있는 작은 마을중국 정부는 티베트 사람들을 이용해 무분별한 개발과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루 일당 50위안(한화 약 8,000) 받으며, 임시 마을에서 생활을 하며 하루 10시간씩 노동을 하고 있다.


임시 마을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려 했지만노동자가 아니면 식당을 이용할 수 없다고 한다. 아쉬움에 수유차 한잔을 얻어 마시고부지런히 페달을 밝아 나간다.

지난 1. 간체를 지나 시가체로 가면서 우연히 들리게 된 짬빠 공장겨울에 잠시 들렸던 그곳이지만, 공장 앞에 공터에서 차를 마시고 있는 티베트인들이 생각이 난다. 넓지 않은 공간이었지만,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공간이 있었던 짬빠 공장. 그곳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하고, 그곳으로 향했다.

30
여분을 달려 도로 오른쪽에 익숙한 건물이 보인다. 앞에는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공터와짬빠를 만드는 도구가 돌아가고 있는 공장공장 밖으로 인사를 나온 주인에게 이야기를 하고 한쪽 공간에 취사도구와 비닐 막을 깔고 점심식사를 준비한다.


라싸에서 준비해 가져온 취사도구를 연결하고냄비에 물을 담고, 그 안에 한국에서 가져온 햇반과, 즉석 식품을 한 가득 넣고, 불을 킨다. 고산이라 평소보다 20분 정도는 더 끊여야 하지만, 번거롭지 않게 따듯한 한끼의 식사를 준비할 수 있다.


한국에서 미리 준비해 온 개인 반찬 중 몇 가지를 함께 먹기로 하고, 햇반과 즉석 식품, 밑반찬으로 야외 식사를 준비한다. , 젓갈, 카레와미트볼, 깻잎에 멸치 조림까지 집에서 먹던 식단 못지 않게 최고의 점심이 준비되었다.

라이딩으로 빠진 에너지를 채워주는 소중한 한끼. 시원하게 불어 오는 바람과, 뜨거운 햇빛을 가려주는 나무무엇보다 함께 준비하고 먹는 점심이라 더 맛있는 것 같다. 우리의 점심이 궁금했는지, 티베트인들이 다가와 호기심으로 가득찬 눈빛으로 반찬 하나 하나를 살펴본다.

물에 넣고 바로 먹을 수 있는 햇반이 신기했는지, 몇 번이고 물어보는 티베트 사람들. 흔히 볼 수 없는 멸치 조림을 먹어보면서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을 올린다. 매운 음식과, 식사를 할 때는 꼭 밥을 먹는 한국인의 식단이 이들에게는 무척이나 낯설다.



밥과 반찬을 맛 보여준 우리가 고마웠는지, 한쪽에 보관해 둔 티베트 전통주인 창을 선물로 내어준다. 우리나라 막걸리와 비슷한 티베트 전통 곡주인 창은 집에서 담궈먹는 전통주로 손님이 오거나, 가족들과 함께 먹는 전통주이다.

우리에게는 어색한 티베트 전통주인 창과 티베트인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한국의 식단. 서로 다른 문화와 음식이지만, 이 멋진 공간에서 함께 이야기 하면 함께 나누는 음식은 최고의 맛이 아닐 수  없다.


배낭돌이 여행기 포스팅은 계속 됩니다. 본 글이 마음에 드신다면 하단의 추천 버튼을 거침없이 눌러주세요. 다음 사용자는 이곳을 클릭하시면 다음뷰에서 편하게 받아 보실 수 있으며, 네이버 사용자는 이곳을 클릭하시면 오픈캐스트를 통해 네이버 메인에서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