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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 후기/티베트 자전거 여행

자전거 여행 - 북경대학교 산악팀과의 만남

이번 여행의 첫 라이딩. 우정공로(Friendship Highway) 구간에 있는 4개의 언덕 중 가장 힘든 캄바라 고개를 넘어, 나가체(浪卡子: Nakartse)까지  120km를 이동하여 Yang hu Hotel (羊湖宾馆) 호텔에서 편안한 하루를 보내고, 네팔을 향해 둘째 날 일정을 시작한다.

라이딩 첫 날. 우정공로 구간에서 가장 높은 고개를 넘었다면, 오늘의 목적지인 간체까지 식당은 물론 휴식공간이 없어 뜨거운 태양과, 호수에서 불어오는 맞바람과 싸우며 약 90km를 달려야 하는 고된 일정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둘째 날 라이딩 일정 소개. 조용한 도시 나가체를 떠나, 간체를 연결하는 S307번 국도를 따라 서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도로가 대부분 평지이지만 중간에 카로라 패스가 위치하고 있어 점심식사 이후 구간부터 오르막이 시작 된다.

둘째 날 라이딩 구간은 산이 많은 지역으로티베트인 주거지역은 물론 음식점, 상점 등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비상식량과 물비상약품을 챙겨 이른 아침에 출발을 해야 한다. 카로라패스를 지나면 만년빙하를 볼 수 있는 카로라빙천 전망대가 위치하고 있어 그곳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간체까지 이동을 한다.



이른 아침. 각자의 짐을 챙기고, 라이딩을 준비하는 대원들의 표정이 무척이나 밝다. 첫 날 일정을 가장 힘든 고개인 캄바라고개를 올라왔음에도 불구하고오늘의 일정에서는 어떠한 티베트를 만날 수 있을까라는 기대감에 어제의 힘들었던 일정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우기철이라 기후 변화가 심한 티베트아침부터 금방이라도 비를 쏟아 부을 것 같은 먹구름이 가득 차 있다한국에서야 비가 와도 충분한 라이딩이 가능하지만, 고산지역인 이곳에서는 감기라도 걸리면 앞으로의 일정을 소화할 수 힘들기에 비가 내리지 않기를 기원 또 기원하였다.


 
조금씩 빨라지는 구름. 저쪽에는 푸른 하늘이 있고, 한쪽에서는 비를 뿌리는 곳이 티베트이다. 우기철이라 해도 보통 새벽이나, 늦은 저녁에 비가 내리지만, 산이 많은 지역에서는 하루에 1~2시간 이동성 소나기를 뿌리며 다닌다.

간체를 연결하는 오늘 일정에 식당은 물론 휴식 공간이 없어 이른 아침에 출발했는데, 비라도 내리면 1~2시간은 이동을 할 수 없어, 오늘 일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어제의 캄바라고개 라이딩으로 인해 무거워진 다리이지만, 비가 내릴 것을 대비해 최대한 빨리 이동을 하기로 하고, 빠르게 페달을 이어나간다.


페달을 밝은지 20분도 되지 않아 하늘에서는 쏟아지는 빗줄기로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길가에 위치한 주유소에 들려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평소 같으면 길어도 1시간이 넘지 않는 비가 오늘따라 그칠 줄 모르고 비 줄기를 쏟아내고 있다.

쉬는 시간도 쪼개어 달려도 될까 말까 한 오늘 일정에 비로 인해 이렇게도 저렇게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뿐이다앞으로의 일정을 위해서는 건강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하지만, 오늘 일정을 맞추지 못하면내일 라이딩이 힘들게 되어 앞으로의 일정에 악순환만 이어질 뿐구름의 속도를 보아 1시간 가량만 가면 비가 그치지 않을까 예상을 하고, 우천 라이딩을 출발하였다.

 


쏟아지는 비와, 맞바람과 싸우며 페달을 밝은지 2시간 남짓점차 줄어든 비 줄기로 인해 잠시 사진기를 꺼내 추억을 담을 수 있는 여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산 중간으로 불어오는 맞바람과비로 인해 체온이 떨어져 우비 안쪽으로 옷을 더 껴입었다.

여전히 푸른 하늘을 덮고 있는 비 구름주유소에서의 지체로 인해 점심시간도 늦어져 체력적으로도 부담이 오기 시작하였다중간에 마을도 없어 마땅하게 점심을 먹을 수도 없는 상황. 여러 가지 조건으로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지만걱정하는 마음을 잊게 할 정도로 티베트는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선물해 주었다.



카로라 고개를 넘기 전 까지는 상점은 물론 비를 피할 장소도 예상하지 못했던 오늘 코스. 비로 인해 점심을 해먹지 못해 체력이 고갈 될 때쯤, 도로 옆 빈 공터에 펼쳐 있는 3개의 텐트가 시선에 들어왔다.

점점 지쳐가고 있는 우리는 고민할 틈도 없이 텐트로 다가가 도움을 요청하였다방학을 이용해 티베트 고산 등반을 온 북경대학교 산악 팀. 7월 초부터 이곳에 캠프를 치고, 주변 산들을 하나씩 등반하고 있다고 한다. 다행이 침실을 제외한 취사용 텐트가 준비되어 있어, 장소는 물론 취사에 필요한 취사도구까지도 흔쾌히 빌려주었다.



여행을 하면 할 수록 느끼지만 정말 죽으라는 법은 없나 보다.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비를 피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취사가 가능한 공간을 비려 점심을 준비하게 되었다. 13명이 들어가고도 남을 정도의 공간, 거기에 의자는 물론 취사도구까지 준비되어 있는 텐트는 고가의 호텔 못지 않게 안락하면서포근함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먼저 떨어진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한쪽에서는 뜨거운 물을 끓이고, 다른 한쪽에서는 햇반을 데우고, 테이블에 물만 부으면 바로 먹을 수 있도록 구성 품을 다 뜯어 즉석국밥을 준비하였다



고산에서는 여행용 버너 사용시 20분 이상이 끊어야 뜨거운 물이 준비가 된다. 다행이 북경대학교 등산팀이 사용하는 취사도구로  5분만에 끊는 물을 준비하였다함께 먹을 햇반이 데워지기 전에 비와 바람으로 떨어진 체온을 올리고자 뜨거운 물을 부어 따듯한 국을 준비하였다.

가만히 있어도 몸이 떨릴 정도로 급격하게 떨어진 체온과 체력. 그냥 따듯한 물만 마셨다면 허기짐이 오래갔겠지만, 미역과 야채가 들어있는 즉석 국을 마셔 체온을 올리면서도 체력을 조금씩 보충해 나갔다.

또 한번 비상식량의 중요성과 한국 음식의 맛을 몸으로 느끼게 된 오늘. 급격하게 떨어졌던 체력과 체온이 점차 오르면서 지쳐있던 표정은 금새 미소로 바뀌어 텐트 안에서는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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