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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여행 후기/일본 오키나와 가족여행

오키나와 여행 추천 명소. 일몰로 유명한 트로피칼 비치

여행자를 유혹하는 일본 오키나와 에메랄드빛 바다와 은빛 백사장.

바다가 보고 싶었다. 아니 사랑하는 내 가족에게 아름다운 바다를 만나게 해주고 싶었다. 첫 아이 출산 이후 육아에 지친 아내 그리고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대부분인 딸아이에게는 무엇보다 바다가 주는 포근한 에너지가 필요한 시기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화창하고 따뜻한 오키나와를 가족 여행지로 정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가족은 여행자를 유혹하는 에메랄드빛 바다로 향했다.



일몰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트로피칼비치.

오키나와는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마음만 먹으면 어디서든 바다를 만날 수 있다. 물론 여행자에게 유명한 비치를 찾아가기 위해 차량으로 1~2시간 이동을 하는 여행자도 있지만 많은 이들이 모이는 장소보다는 가까운 곳에서 조용히 바다를 즐기고 싶었던 우리 부부는 무작정 바다 쪽으로 방향을 잡고 차를 몰았다.

큰길을 지나 점점 좁아지는 차선. 얼마 가지 않아 자동차로는 갈 수 없는 막다른 길이 나왔다. 길 입구에는 산호초를 볼 수 있는 곳이라는 표지판이 보였고, 입구 옆에는 가이드북에서 보았던 일몰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트로피칼비치란 이름이 새겨진 비석이 서있었다.

' 이런. 여보 여기 유명한 곳인데 다른 한적한 곳으로 갈까? '
' 음... 일단 가보자 '

오키나와 신의 장난일까? 길에 이끌려 도착한 그곳은 오키나와에서도 꽤 유명한 비치로 우리 가족이 원하던 장소는 아니었다. 아쉽긴 하지만 일단 가보자는 아내의 말에 계단을 올라 도착한 트로피칼비치. 양손을 벌려 우리에게 인사를 건네는 눈이 시릴 만큼 푸른 바다와 하얀 백사장은 지난 아쉬움을 한순간에 잊게 하였다.

높고 푸른 하늘 아래 끝없이 펼쳐지는 에메랄드 빛 바다. 바다와 경계를 이룬 백사장은 수 백 종의 조개 조각과 흰색 모래가 반짝였고, 해변 한쪽에는 신비로울 정도로 아름다운 산호초가 투명한 바닷물 아래에서 덩실덩실 춤을 추고 있었다.

아름다운 에메랄드빛 바다로 유명한 카리브 해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투명하고 맑은 바닷물.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과 그림 같은 바다 풍경에 취해 14개월 된 딸아이를 엎쳐 들고 바다 품으로 안겼다. 

 

생애 첫 바닷물에 발을 담군 딸아이의 기막힌 표정.

지난 1월 수중분만으로 지구별 여행을 시작한 딸 아이. 물속에서 지구별 여행을 시작해서인지 유독 물을 좋아하는 아이였기에 바다 역시 좋아할 거라 생각했는데 생애 첫 바닷물에 발을 담근 딸아이의 심정은 그렇지 않았나 보다.

발가락까지 접어가며 순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딸 아이. 아이에게는 미안하지만, 바닷물이 어색한지 최대한 다리를 올리고 울상을 짓는 모습에 우리 부부는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놀란 딸 아이를 진정시키고 다시 도전. 발도 못 담근 첫 도전과는 달리 발을 담그는 데는 성공했지만, 아이의 싫다는 표정은 얼굴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아빠로서 아이에게 자연과의 교감을 선물해주고 싶었던 나. 하지만 울음까지 터트리며 무섭다는 듯 내 품으로 파고든 아이를 더는 괴롭힐 수 없어 엄마가 있는 모래사장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우리 가족에게 자연의 준 선물.

태어나 처음으로 경험해본 바다가 무서웠는지 엄마 품에 안겨 떨어지지 않는 딸 아이. 잠시 후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는지 여유를 찾곤 조심스럽게 고개를 돌려 조금씩 조금씩 바다와 가까워지고 있었다.

' 서경아 아빠가 미안해. 그래도 바다 친구가 생겨서 좋지? '
' 엄마~~~~ '

우리 가족은 카메라를 내려놓은 채 한참을 그곳에 있었다. 길게 오고 가는 대화는 없어도 우리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고, 바다에서 불어오는 상쾌한 바람과 어떤 악기로도 모방할 수 없는 아름다운 파도 선율은 육아와 사회생활에 지친 우리 부부 그리고 아름다운 세상에 첫발을 내딛고 있는 아이에게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엄마 품과 같은 포근함을 선물해주었다. 아차 뱃속에 있는 둘째 쉐라에게도….

해변정보 : 트로피칼비치    
주소 : 沖縄県 宜野湾市 真志喜 4-2-1 (지도보기) 
홈페이지 : http://www.tropicalbeach.j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