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족 여행 후기/일본 오키나와 가족여행

바다에서 나는 포도를 아시나요? 오키나와 향토음식.

추천 오키나와 향토음식. 우미부도(바다포도) 생김새도 맛도 신기해. 


금강산도 식후경. 아무리 재미있는 일이라도 배가 불러야 흥이 난다는 우리 속담이다. 떠나는 해방감으로도 배가 부를 것 같은 여행이지만 그렇다고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자유를 만끽할 수는 없다.

오키나와 첫 일정인 나하 국제거리를 돌아보다 한 식당을 찾았다. 오키나와 향토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곳으로 그 가게를 추천해준 오키나와 소금 판매점 직원의 말에 의하면 국제거리에서 현지인에게도 인기가 좋은 오키나와 맛집 중 하나라고 했다.

 

현지인 추천 오키나와 향토음식점.

우리 가족은 여행 중 될 수 있으면 가이드북에 소개된 식당보다는 현지인이 추천하는 가게를 이용한다. 이유는 바로 맛의 차이인데 외국인 관광객에게 잘 알려진 음식점(맛집)은 현지 음식을 퓨전화하거나 외국인 입맛에 잘 맞게 약간의 변형(?)을 해 현지인이 즐겨 먹는 음식의 본래 맛과 살짝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 가게만 그렇겠지만, 이왕이면 현지인들과 함께 앉아 그들의 먹는 음식을 함께 먹고 즐기고 것도 여행의 또 다른 매력이라는 것이 우리 부부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여튼, 현지인의 추천을 받아 들어온 식당. 관광객이 많이 오는 국제거리 한쪽에 있어서 그런지 몇몇 외국인이 보이긴 했지만, 관광객보다 더 많은 수의 현지인이 식당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한쪽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직원이 가져다준 메뉴판을 펼쳐 오키나와 향토 음식을 살펴보았다. 가장 먼저 눈에 띈 메뉴는 오키나와 대표 음식을 모와 놓은 오츠마미 모리아와세 (모둠 메뉴) 이곳에서 꼭 맛봐야 하는 오키나와 명물이 한 접시에 다 있어 고민 없이 선 주문을 했다.

 

포도를 닮은 바다 해초류 우미부도(바다 포도)

다른 메뉴를 고르는 동안 주문한 음료와 함께 나온 오키나와 명물 칠 총사. 식초에 절인 돼지 귀 요리인 미미가, 장수의 비결 중 하나로 꼽히는 돼지고기 요리 라후테와 식이섬유 미네랄이 풍부한 해초류 등 보기만 해도 맛이 궁금한 오키나와 명물이 틀림없었다.

' 이게 가미야마상이 말씀해주신 바다 포도 우미부도(海ぶどう)인가? ' 
' 그런가? 생긴 게 생선 알 같은데…. ' 

오키나와 여행을 떠나기 얼마 전 오키나와로 출장을 자주 오는 일본 지인 가미야마상이 오키나와 향토 음식은 뛰어날 정도로 맛있지는 않지만, 포도를 닮은 해초류인 우미부도는 꼭 한 번 맛보라며 추천을 해주었다.

맛도 맛이지만 이름이 특이한 우미부도. 한국어로 해석하면 바다포도라는 뜻을 가진 해초류라 그 모양이 무척 궁금했는데 막상 오키나와에서 모양을 보니 녹색을 띤 알이 가지에 붙어 있는 생선 알에 가까웠다. 

기대했던 모습과는 다른 우미부도 모습에 야간 실망을 하곤 아내에게 아쉬움을 이야기했는데 그 아쉬움은 얼마 가지 않아 탄성으로 바뀌었다.

맛을 보기 위해 젓가락으로 집어든 우미부도. 그릇에 담겨 있을 때는 잘 몰랐는데 길게 늘어선 줄기에 포도 알처럼 알갱이가 빼곡히 매달려있는데 그 생김새가 포도를 축소해 길게 늘어트린 모습이었다. 길게 늘어지는 모습도 그렇지만 해초류라는 사실 또한 믿어지지 않는 우미부도. 왜 오키나와 사람들이 우미부도(바다포도)라는 이름으로 부르는지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맛도 모습도 인상적인 오키나와 음식.

입안에서 경험한 우미부도는 더 놀라웠다. 이로 씹힐 정도로 탄성이 좋은 알갱이는 톡톡 씹히며 터지는 순간 바다의 향을 입안 가득 흘려보냈고 적당히 질긴 줄기는 우미부도가 해초류라는 사실을 잊지 않게 해주었다. 독특한 모습도 인상적이지만 맛도 인상적이었던 우미부도. 결국, 오키나와에서 보내는 나흘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우리 식탁엔 우미부도가 함께했다.

우미부도 마음에 무척 들어서일까. 오키나와 여행하면 빠지지 않는 대표 음식인 소바를 맛보는데 면 위에 올린 돼지고기만 조금 특이할 뿐 메밀이 아닌 밀가루로 만든 면발이 우리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뭐라고 해야 할까? 살짝 면이 덜 익은 느낌이랄까.

마지막으로 나온 아내가 연신 감탄을 아끼지 않았던 흑돼지 덮밥과 나에게 곡주의 풍미를 선사한 오키나와 소주까지 겉모습은 물론 맛도 특이했던 오키나와의 향토음식으로 여행지에서의 첫 식사를 마무리했다.

기대했던 오키나와 소바가 살짝 아쉽긴 했지만 마음에 들었던 오키나와 명물 7종 세트와  흑돼지 덮밥. 맛도 맛이지만 조금은 특히했던 그 모습이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To be continued>

식당정보 : 波照間(하테루마)
주소 : Okinawa-ken, Naha-shi, Makishi, 1丁目2-30
전화 : 098-863-8859
찾아 가는 법 : 모노레일 현청마에역에서 국제거리 진입 후 도보 5분 (지도보기)
참고 : 1층 : 식사 2층 : 전통공연 + 식사 + 코스메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