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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여행 후기/일본 오키나와 가족여행

일본 오키나와 여행 명소 후르츠랜드.

평범한 관광지에서 스토리를 접목해 열대 왕국을 세운 오키나와 명소 후르츠랜드


추라우미 수족관, 선셋 비치, 도예촌 츠보야, 류큐 왕국의 성 슈리성 등 오키나와에는 생각보다 많은 관광 명소가 있다. 대표적인 관광 명소의 수가 60개가 넘는다 하니 단기 일정으로 오키나와를 방문하는 여행자는 일정을 계획하기 쉽지 않다.

오키나와의 여러 관광 명소 중 우리 가족이 선택한 둘쨋 날 첫 방문지는 아열대 과일을 테마로 한 테마 파크 오키나와 후르츠랜드. 가족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좋다는 이유로 아이를 위해 선택한 관광지였는데 다른 관광지와는 조금 다른 한 가지가 있어 가족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특별한 관광지였다.

 

평범한 식물원. 인기 비결을 모르겠어.

오키나와 나하 시내에서 출발해 자동차 전용도로를 달려 1시간 30분 만에 도착한 오키나와 후르츠랜드. 한국 여행자에게 잘 알려진 나고 파인애플 파크 바로 옆에 있어 찾는데 어렵지 않았다.

편의점에서 미리 구매한 할인 입장권(관련글 : 일본 편의점에서는 할인 입장권을 판다? 요거 괜찮네.)을 매표소에 내고 오키나와 후르츠랜드에서 발행하는 입장권과 후르츠랜드만의 특별한 관람 아이템이라며 양손으로 건네준 지도와 안내서를 챙겨 안으로 향했다.

입구를 지나 내부로 들어온 후르츠랜드의 첫인상은 그냥 조금 잘 꾸며 놓은 식물원에 가까웠다. 일본 유일의 아열대 기후를 느낄 수 있는 연평균 20도가 넘는 지역인 만큼 내부와 외부 온도차이가 크지 않아 더욱 그랬던 것 같다.

길 양옆에는 어디서 봤는지 한 번쯤은 본 듯 익숙한 나무가 심어져 있었고,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주렁주렁 걸린 여러 종류의 열대 과일이 생각보다 많이 보이지 않아 테마 파크라는 수식어가 거창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오키나와 후르츠랜드에는 열대 왕국이 있다?

' Tropical Kingdom? 저건 뭐지? '
' 잠깐 기다려봐 지도에서 확인할게 '

하지만 평범한 식물원이라고 결론을 내린 우리 부부는 얼마 가지 않아 Tropical Kingdom이라 적힌 기기 앞에서 영상까지 찍어가며 즐거워하는 한 무리의 일본인들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들이 왜 이렇게 즐거워하는지를 알아보려 매표소에서 나누어 준 후르츠랜드만의 특별한 관람 아이템이라 소개했던 지도와 안내서를 살펴보았다. 

' 열대 왕국을 구하기 위해서는 요정 나라로 납치된 왕을 찾아야 합니다. 요정 나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13개의 비밀을……. '

스토리의 내용은 이랬다. 열대 왕국을 따듯한 빛으로 밝혀주는 골드 파인애플이 관리를 받지 못해 힘을 잃어가고 있었다. 골드 파인애플과 열대 왕국을 살리기 위해서는 왕이 필요했는데 왕이 요정 나라로 납치된 것이다. 그래서 왕을 찾아 떠나는 여정으로 총 13개의 비밀을 풀면 왕이 있는 요정 나라로 갈 수 있고 그래야만 열대 왕국을 구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약간은 유치한 스토리였지만 평범할 수 있는 관광지에 스토리가 더 해져 조금은 특별한 공간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13개의 비밀이 모두 연결되어 하나의 답으로 연결되는데 비밀을 푸는 방법이 여러 방법으로 진행되어 무척 흥미로웠다.

 

요정의 발자국을 따라가라고? 정말 기발해.

' 여보 요정의 발자국을 따라가래. '
' 발자국? 아 이건가? 가보자. '

나무 앞에 있는 표지판을 읽고 문제를 푸는 방법 외에도 기발한 방법으로 스토리와 비밀의 문제는 계속되었다. 동굴 속에서 알파벳을 찾아 다음 비밀의 힌트를 얻는가 하면 바닥에 찍힌 요정의 발자국을 따라가 다음 비밀을 풀 수 있는 장소와 힌트를 발견했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관광지를 열대 왕국이라는 스토리가 더해져 단순히 관람하는 공간이 아닌 실제 동화 속 주인공이 되어 내부 구석구석을 살피다 보니 그간 몰랐던 열대 과일에 대한 지식을 배움을 물론 재미까지 더해져 아이보다 우리 부부가 더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물론 아이에게도 열심히 설명하고 이야기해주었다. 아쉽게도 13개월밖에 되지 않아 얼마나 이해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다소 엉뚱해 보이지만 이런 스토리를 고민하고 디테일하게 만드는 그들의 노력이 일본 관광업계와 우리 관광업계의 가장 큰 차이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물론 문화에서 생기는 차이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어찌 되었든 평범한 관광지를 열대 왕국이라는 스토리로 탈바꿈한 오키나와 후루츠랜드의 기발함은 우리 가족을 만족하게 했다. 그리고 여행이 그리울 때면 열대 왕국에서 함께 고민하고 비밀을 풀어나갔던 그 시간이 오래오래 기억날 것 같다. 

배낭돌이 팁) 후루츠랜드와 열대 왕국 이야기 스토리 안내서는 아쉽게도 영어와 일본어만 지원하고 있다. 홈페이지 역시 마찬가지인데 다행히 번역기를 이용하면 80% 정도는 스토리와 진행 방법을 알 수 있다. 

관광정보 : 후르츠랜드(OKINAWAフルーツらんど)
주소 : 沖縄県名護市字為又1220-71
전화 : 0980-52-1568 
입장료 : 성인 800엔, 고등학생 600엔, 중학생, 초등학생 300엔, 5세 이하 무료
홈페이지 : http://www.okinawa-fruitsland.com/ 
개방시간 : 오전 9시~오후 6시 
가는방법 : 나하에서 자동차로 약 1시간 30분 ~ 2시간 (지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