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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돌이 일상다반사/배낭돌이 여행 에세이

행복이란 함께 나누면 나눌수록 더 행복하다.

모두가 행복해 질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길 위에 서 있다. 나는 고민한다. 어디로 가야 행복해 질 수 있을지, 그리고 걷기 시작한다. 그러면 마치 나를 기다렸듯이 그들은 나에게 다가와 많은 이야기를 건넨다.

인도네시아에서의 일이다. 인터넷에서도 지명에 관련된 정보를 찾아볼 수 없는 작은 기차역에 도착하였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은 부실한 나무 의자에 누워 단잠을 즐기는 아저씨. 커다란 눈동자로 이방인의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는 십여 명의 현지인들이 전부였다.

어디로 가야 할지 나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고, 마을 한쪽 모퉁이에 앉아있는 꼬마 아이를 만났다.

긴 생머리에 꼬질꼬질한 얼굴, 처음 본 외국인의 얼굴에 당황한 듯 뒷걸음질을 하며 잠시 주춤했지만, 이내 수줍은 듯 손바닥을 내밀며 루피아 루피아를 외쳤다.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커다란 눈방울에는 이방인에 대한 경계감이 가득했지만, 무슨 이유인지 아아는 내민 손을 거두지 않고 계속 루피아를 이야기했다.

한참을 고민하다 주머니에 손을 넣어 동전을 꺼내 아이에게 건넸다. 돈을 건네받은 아이는 고맙다는 인사 한마디 없이 달려가 나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 아이를 다시 만난 건 도로 옆 노점상이었다. 나시고랭(볶음밥) 한 그릇을 시켜놓고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진 듯 해맑은 미소로 밥을 먹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다리를 다쳤는지 한쪽 다리가 없는 아빠로 보이는 뼈가 앙상하게 보이는 아저씨가 함께 있었다.

나는 직감했다. 두려움으로 가득한 꼬마 아이가 왜 그렇게 이방인에게 루피아를 외쳤는지...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나는 조심히 그들 곁으로 다가가 나시고랭 2인분을 주문했다. 그리곤 꼬마 아이와 함께 있는 아저씨에게 인사를 건네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나시고랭을 건네곤 같은 테이블에 앉아 함께 길지 않은 시간을 함께했다.

식사 값으로 낸 금액은 3,000원. 여행자인 나에게는 크지 않은 돈이지만, 3,000원은 나와 꼬마 아이 그리고 아저씨에게 맛있는 한 끼의 식사를 선물했다. 그리고 그 길지 않은 만남은 평생 잊을 수 없는 행복을 선물해 주었고, 길지 않은 나의 삶에서 잊고 있었던 한 가지를 일깨워 주었다. 행복이란 함께 나누면 나눌수록 행복하다는 것을 말이다.

나는 오늘도 길 위에 서 있다. 그리고 알 수 없는 길을 걷고 있다. 마음속 인도네시아에서 만난 꼬마 아이를 생각하며, 그리고 혼자가 아닌 함께 나누었던 그 행복한 시간을 떠올리며 말이다.

덧붙이는 글)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세상의 많은 이들은 변함없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듣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만 듣고 싶어 하는 현대인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들려도 들리는 않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기억해야 한다. 그들의 이야기에는 모든 이유가 있다는 것을. 그리고 행동해야 한다. 당신은 물론 많은 이들이 행복해 질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기에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