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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돌이 일상다반사/배낭돌이 일상 다반사

어머님이 남기고 가신 당신의 사랑

벌써 이렇게 시간이 흘렀나 할 정도로 결혼 준비로 정신 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놓친 것은 없는지, 연락은 드리지 못한 분은 없는지, 처음 결혼을 준비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 어려울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작은 것부터 큰 것 까지 챙겨야 할 것도 해야 할일도 정말 많은 것이 결혼 인것 같다.

결혼식이 3일 앞으로 다가온 오늘. 다른 일을 잠시 미루어 두고 결혼전 하기로 하였던 대 청소를 하였다. 작년 초 갑자기 돌아가신 어머님(장모님)의 짐을 차마 정리하기 힘들어 그대로 놓았던 짐을 꺼내며 지난 시간을 추억하였다.


일본에서 처음 만난 어머님(장모님). 진아와 함께 하고싶은 생각에 한국으로 돌아와 모든 것을 정리하고 일본으로 돌아갔을 때 기쁨 미소로 마중을 나와주셨던 그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일본에서 함께 생활 했던 1년. 오랜 시간 함께 그곳에서 생활을 하고 싶었지만 비자 문제로 어쩔수 없이 나와 진아(여자친구)는 어머님을 뒤로 한채 한국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한국으로 돌아온지 2년 뒤. 일본에서 일을 하시며 생활을 하시던 어머님은 비자 문제로 갑자기 한국으로 나오게 되셨다며 힘 없는 목소리로 도착 날짜와 시간을 알려주셨다.  인천공항에서 마중을 나온 우리에게 첫 인사로 ' 미안하다 ' 말씀하신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흐른다.


오랜 외국 생활로 한국에서 쉽게 적응을 하지 못하신 어머님. 지주막하 출혈로 갑자기 돌아가시기 전날에도 설을 보내고 있는 나에게 ' 사랑한다. 진아랑 행복하게 살자 ' 라며 메세지를 보내주시며 진아와 나의 사랑을 늘 표현하시곤 하셨다. 문자로 안부를 사랑한다 말씀 하신 다음날 진아의 울먹이는 목소리로 어머님이 쓰러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병원으로 달려가면서 버스 안에서 고개숙여 눈물을 흘렸던 그 날이 바로 어제 같이 생생하다. 병원 응급실에 수 많은 기계에 의존하여 숨을 겨우 쉬고 계신 어머님 앞에 수 백번 수 천번 기도하였지만, 더 이상의 그 어떠한 말씀도 하지 못하셨다.

1년의 슬픔의 시간. 잊어 보려 바쁘게 살아도 보았지만 오랜 시간 함께 하셨던 어머님의 빈자리를 너무나 크기만 하였다. 밥을 먹을 때도, 잠을 자려 할때도, 어머님과 함께 오랜 시간 지냈던 강아지를 볼 때마다 어머니의 빈자리에 가슴속으로 수 백번 눈물을 흘리며 시간을 흘려 보냈다.


1년이 지나 집 청소를 하면서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어머님이 늘 눈에 띄는 곳에 보관 하셨던 박스를 열어보게 되었다. 뭐가 들어있을까? 일본에서 7년을 생활하셨던 어머님이 짐도 챙기지 못하고 한국으로 오시면서도 챙겨 오신 박스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진아도 나도 너무 궁금하였다.

박스 가장 위에 있는 카드 안쪽을 보니 언제 찍었는지 모르는 진아와 어머님이 함께 찍은 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진아도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 시절에 찍은 사진속의 어머니 모습. 미소가 많으시지만 카메라 앞에만 서면 표정이 굳어 버리시는 어머님의 표정이 눈에 띄어 한참을 카메라 앞에서의 어머님 이야기로 진아와 함께 옛 기억을 떠올린다.
 

진아의 옛 모습과 한국에서 생활 하시면서 찍었던 사진들로 한 가득. 어린 시절 자신의 사진을 보면서 신기한 모습을 보이기만 진아의 눈동자는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사진이 담겨진 봉투 뒤로 한가득 카드가 담겨진 봉투를 들어 무엇이 들었는지 살펴본다. 진아의 어린 시절 함께 한 가족 사진 다음으로 어린 시절 진아에게 보냈던 크리스마스 카드, 생일 카드, 진아가 부모님께 쓴 편지, 친구들과 주고 받은 쪽지와 편지까지 진아의 어린 시절이 가득 담겨져 있는 수 많은 카드들. 중학교를 졸업하고 중국으로 바로 유학을 간 진아도 챙기지 못한 것을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어머님은 가지고 다니며 떨어져 있는 딸을 그리며, 생각하고 계셨던 것이다.


카드 아래로 빛바랜 신문이 한 가득 담겨져 있다. 신문지를 꺼내 자세히 살펴보니, 오랜전에 발행한 5개 신문사의 신문을 보관해 놓으셨다. ' 이 신문은 왜 모으셨지? ' 하며 자세히 살펴보니, 5개 신문사에서 발행한 신문 모두 1981년 10월 12일에 발행한 신문이다. 진아(여자친구)가 태어난 날짜의 신문을 30년 동안 박스에 담아 보관을 하신 어머님. 그 신문을 보는 순간 나도 진아(여자친구)도 참았던 눈물이 터져나와 한참을 박스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는 것밖에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하나밖에 없는 딸의 유학. 이혼, 그리고 말도 통하지 않는 해외에서는 삶. 이른 새벽에 일어나 늦은 밤까지 일을 하시면서도 한달에 몇 번씩 중국으로 편지를 보내며 진아에게 안부를 물으셨던 어머님. 어린 딸을 유학을 보내면서 힘든 삶속에서도 딸과의 시간을 담으시려 말도 통하지 않는 일본으로 가면서도, 비자 문제로 한국으로 쫒겨 나듯 오시면서도 딸과의 추억은 늘 챙기셨던 것이다.


한국으로 돌아와 한참 동안을 집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실 정도로 힘들어하셨던 어머님. 집에서만 생활을 하는 당신의 모습이 미안 하다며 하루에도 몇 번씩 말씀하시던 어머님. ' 너희 결혼 전에 돈을 벌어야 하는데 ' 하시며 늘 우리의 결혼을 기다리셨는데 결국은 결혼 소식도 듣지 못하시고 우리 곁을 떠나가셨다.

먼지 쌓인 박스 한 가득 들어있는 어머님의 사랑. 딸을 그리우며 늘 보관하셨던 박스를 이제는 진아에게 남겨둔체 저 멀리 가신 어머님. 이제는 진아와 내가 그 박스를 평생 보관하며 어머님을 그리우며 우리의 아이의 사진과 신문을 보관하며 생활을 할 것이다. 그 어떤 말로도 형언할 수 없는 부모님의 사랑. 바쁜 삶을 한탄 하듯 집에만 오면 쉬기만 바쁘게 생활했던 지난 날의 내 모습이 생각 나 눈물을 멈출 수 가 없다..


사랑하는 어머님 ~
 
어머님! 아들 상용이 입니다. 벌써 5년 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처음 어머님을 뵈었던 그때, 미소로 저를 반겨주셨던 어머님의 얼굴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설날을 보내려 분당집으로 갔던 작년 설. 그때 제가 가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생겼을까? 1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그때를 후회를 하며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하루라도 아니 한 시간이라도 어머님과 대화를 할 수 있다면 하고 싶은 말도 해드리고 싶은 것도 너무 많은데... 사진 속 어머님을 보며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는 지금, 너무나 많은 후회로 가득합니다.

우리의 결혼식을 늘 보고싶다 하시던 어머님. 아직 준비가 안되었다는 이유로 미루기만 했던 저의 행동이 더욱 어머님을 힘들고 가슴 아프게 한 것 같아 더욱 가슴이 아픕니다. 어머님께 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진아의 모습을 보여 드렸어야 하는데... 어머님이 남겨놓으신 박스보다 더 많은 추억을 만들어 드렸어야 하는데... 너무나 많은 것이 부족한 저를 사랑해주시고, 챙겨주신 어머님께 ' 감사 드립니다. ' ' 사랑합니다. ' 말한마디 하지 못한 못난이 아들을 용서해 주세요.


어머님의 소중 한 딸 진아와 4월 16일 평생 가약을 맺습니다. 많은 것이 부족한 저이지만 늘 어머님이 말씀해주신 ' 사랑 ' 으로 어머님의 소중 한 딸 진아와 평생을 함께 하려 합니다. 어머님 살아 생전 속만 태우던 저희 둘이지만 어머님이 남겨주신 박스에 우리 아이들의 사진과 추억으로 담아가며 어머님의 소중한 마음 잊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가겠습니다.

부끄럽다는 이유로 단 한번도 하지 못했던 말을 이제서야 말해 봅니다. ' 어머님 사랑합니다. 그리고 예쁘고 착한 딸 진아 낳아주시고 길러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어머님의 소중한 마음 평생을 간직하며 서로에게 가족에서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배풀고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먼 훗날 진아와 제가 어머님 곁으로 가는 날 꼭 처음 만나 뵈었던 아름다운 미소로 반겨주세요. 어머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현재 배낭돌이 블로그에는 사랑하는 신부를 위한 ' 공개 프러포즈. 나의 배낭을 받아 줄래요? ' 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저희 두 사람을 위해 소중한 메세지 부탁 드립니다.

1일차. 소중한 메세지 보내주신 130분께 감사 말씀 드립니다. 보내주신 소중한 메세지는 영상 작업을 통해 평생을 간직하며 살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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