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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 후기/티베트 자전거 여행

자전거 여행 - 점점 사라지고 있는 '눈의 거처' 히말라야




티베트 – 네팔 자전거 여행 7일차. 5시간의 죽음의 코스를 지나 에베레스트(초오량마)로 가기 위해 반드시 지나야 하는 언덕 위 전망대에 도착하였다. 출발 아침부터 구름이 심상치 않더니, 후발대가 도착하기도 전에 하늘에서 비를 뿌린다. 날씨가 좋으면 에베레스트(초오량마)는 물론 다른 4개의 고봉도 보이는 이곳이 먹구름이 뒤 덥혀 아쉬움이 더한다.

티베트 에베레스트 가는 길전망대 한쪽에서 바라 본 히말라야 산맥

전망대 근처 언덕에 한쪽에 앉아 양쪽의 히말라야 산맥을 돌아본다. 우리가 올라온 길과 앞으로 가야 하는 길. 고봉에 구름이 끼어 있어 만년설이 뒤 덥힌 고봉의 웅장함을 볼 수는 없지만, 수 많은 고봉들로 가득 차있는 히말라야 산맥에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네팔과 인도 그리고 이곳 티베트 중간에 위치하고 있는 히말라야 산맥. 총 길이 2,400km에 이르는 엄청 난 길이에 눈의 거처’ ‘ 세계의 지붕 이라는 이름 그대로 만년설이 뒤 덥힌 고봉들로 끝없이 펼쳐져 있다. 인도와 동아시아로 흐르는 생명의 물 근원이기도 한 히말라야 산맥은 자연이 만든 작품이자, 생명의 근원이자 발생지이다.

티베트 에베레스트 가는 길 히말라야 산맥전망대 한쪽에서 바라 본 히말라야 산맥 이름을 알 수 없는 만년설이 덥힌 고봉

히말라야 산맥 고봉의 만년설은 끊임 없이 녹았다 얼었다를 반복하면서, 적당한 물의 량을 산 아래로 흘려 보낸다. 이러한 물들이 모여 호수를 만들고, 이 호수는 물길을 통해 다른 호수들과 만나 강을 이룬다. 이 강들은 티베트 중심을 지나, 저 멀리 네팔과 인도를 지나 동남아시아까지 뻗어 나가게 된다.

 

인간의 손길이 없어도 오래 전부터 만들어 진 생명의 줄기. 무분별한 개발이 이루어지는 요즘 히말라야 산맥도 온난화 현상으로 인해 필요 이상의 물이 녹아 내리고 있다. 아무런 문제 없이 잘 흐르는 물길을 막고, 가기 싫은 길로 가도록 만들어 버리는 인간들의 개발에 눈의 거처 라는 뜻을 가진 히말라야는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그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

2010년에 찍은 에베레스트, 로체2010년 1월 여행 당시 전망대 근처 언덕에서 찍은 2개의 고봉. (좌) 에베레스트 (우) 초유.

겨울이나 날씨가 좋으면 이곳 전망대에서는 시샤팡마(8,027m), 초유(8,201m), 에베레스트(초오량마 – 8,848m), 로체(8,516m), 마칼루(8,463m)까지 히말라야 산맥에서 해발 8.000m 가 넘는 5개의 고봉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날씨 변화가 빠르고, 구릉이 많이 끼는 여름에는 거의 볼 수 없지만, 추운 겨울에는 구름이 많이 없어 5개의 고봉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네팔에서도 볼 수 있는 고봉들이지만 네팔 쪽 히말라야와는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네팔에서는 트래킹을 즐기고, 티베트에서 반대쪽 고봉을 느껴보길 추천한다.

티베트 에베레스트 가는 길 짜시종 가는 길티베트 에베레스트 가는 길. 내려가는 길에는 가드라인조차 없다.

비가 많이 내려 전망대 한쪽에 위치한 티베트 텐트를 빌려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하고, 바람이 많이 부는 이곳을 피하기로 하고 자전거에 오른다. 히말라야 산맥 안쪽으로 티베트 마을이 여럿 있지만, 건물이 5개도 넘지 않는 작은 마을에서 우리 같은 여행자가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은 준비되어 있지 않다.

 

해가 지면 조명하나 없는 이곳에서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어 추운 밤을 히말라야 산맥 한 가운데에서 지내야 하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어, 주간 마을이며 산악인들의 휴식공간인 짜시종 마을로 가기로 하고, 부지런히 페달을 밟는다. 우정공로에서 이곳으로 올라 올 때 있었던 도로 끝 가드라인이 내려갈 때는 설치되어 있지 않는다. 바닥에는 모래가 가득하고, 브레이크를 잡아도 자전거가 밀리기 속도를 내기가 힘들다.

티베트 에베레스트 가는 길 짜시종 가는 길히말라야 산맥 한쪽에 자리 잡고 있는 티베트 마을.

무사히 내리막을 내려오면 자갈이 깔린 비포장 도로가 시작 된다. 바람이 강하게 부는 이곳에서 날리는 모래는 나의 시선을 가리고, 아래 자갈들은 자전거 전체를 흔들어 주어 핸들을 잡는 손목이 조금씩 저려 온다.

 

어두워 지기 전에 오늘의 목적지인 짜시종으로 가기 위해 잠시 휴식할 시간도 없이 빠르게 이동을 해야 한다. 히말라야 산 중간으로 들어갈수록 마을과 사람은 전혀 찾아볼 수 없지만, 간혹 사진처럼 생각지도 못한 공간에 지어진 티베트 마을을 발견 할 수 있다. 외부와는 완전히 차단 된 작은 마을. 길이 어디 있을까? 할 정도로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공간에 집을 짓고 살고 있다.

티베트 에베레스트 가는 길 짜시종 가는 길티베트 에베레스트 가는 길 중간에 위치한 짜시종 마을.

거리상으로는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짜시종 마을이지만 전망대를 출발한지 3시간이 되어서야 이곳 짜시종 마을에 도착을 할 수 있었다. 히말라야 산맥 중간에 위치한 티베트 마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짜시종 마을. 초유(8,201m)에베레스트(초오량마 – 8,848m)로 가는 갈림길이 있는 이 마을은 산악인들이 반드시 들렸다 가는 휴식 공간이기도 하다.

 

네팔 트래킹시 하루 머물렀다 갈 수 있는 산 중간 중간에 위치한 롯지가 없는 티베트에서는 걸어서 초유 또는 에베레스트(초오량마)로 가기 위해서는 야영 장비가 필요하다. 운이 좋아 티베트인 가정 집에서 하루를 머물러 갈 수 있지만, 산악인들이 많이 찾는 계절의 경우는 그 자체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곳 짜시종에 오면, 산악인들과 로체에베레스트(초오량마 – 8,848m)를 찾는 여행자를 위한 시설이 여럿 준비되어 있다. 따듯한 밥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은 물론 작은 슈퍼와 티베트인들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까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래 된 시설이지만, 전기 하나 들어오지 않는 이곳 히말라야 산맥에서는 사막의 오아시스보다 반가운 공간이 아닐 수 없다.

티베트 에베레스트 가는 길 짜시종 가는 길짜시종 마을에서 하루를 머무르고 내일 에베레스트(초오량마)로 향한다.

2010 1월에 이곳을 왔을 때 머물렀던 게스트하우스에 방을 잡고, 자전거와 비상식량을 방 안쪽으로 옮기기로 한다. 식사 할 때를 제외하고, 트럭에 실은 비상식량을 단 한번도 내린 적이 없지만,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외국인 여행자를 찾아 이곳으로 온 티베트 사람들에게 절도(?)의 유혹을 주지 않기 위해서이다.

 

힘든 일정을 소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쉴 수 있다는 행복에 모두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트럭에 올라 짐을 내리고, 좁은 사다리를 통해 2층 우리가 머무르는 방으로 짐을 옮긴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세면시설도 없지만,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이곳이 지금 우리에게는 7성급 호텔 부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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