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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여행 후기/일본 오키나와 가족여행

오키나와 여행 중 들른 유아용품 매장. 너무 부러워.

일본 유아용품 전문매장 니시마츠야 나하점. 아이 키우는 아빠로서 부러운 이유. 


오키나와에서의 둘째 날이 밝았다. 어젯밤 잠자리에 들기 전 오랜만에 함께 여행 온 만큼 조금 늦게 일어나자며 딸 아이에게 간곡히 부탁했건만 아침잠이 없는 14개월 된 딸아이는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 우리 부부를 마구 괴롭혀 깨워 평소와 같은 하루를 시작했다.

여행지인 만큼 늦잠을 원했던 터라 아쉽긴 했지만 아이 덕분에 여유롭게 즐긴 호텔 조식. 다른 호텔에 비해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아이가 먹기에도 부담 없을 정도로 맛이 순해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오키나와 렌터카 여행 시 거북이 운전은 필수.

모든 준비를 마치고 렌터카를 주차해 놓은 호텔 주차장에 도착했는데 문제가 생겼다. 깜빡하고 라이트를 끄지 않아 배터리가 방전돼 시동이 걸리지 않았던 것. 다행히 렌터카 업체에서 옵션으로 선택 가능한 보험에 가입되어 있어 망정이지 보험 가입을 하지 않았더라면 적지 않은 비용을 내야 했을 것이다.

우리 연락을 받고 한걸음에 달려온 렌터카 업체 직원. 자주 일어나는 상황이라는 듯 능숙하게 전기선을 연결하곤 시동을 걸어 차량 상태를 확인한다. 혹시 또 방전될 수 있으니 방전된 차량이 아닌 직원이 몰고 온 차량을 이용하라며 키를 건네는 직원. 빠른 정비도 좋지만, 앞으로의 여정을 생각해 정비 상태가 좋은 차량을 건네는 렌터카업체의 배려가 마음에 들었다. 

호텔 주차장을 빠져나와 나하 시내로 가는 길. 이른 아침임에도 차량이 많아 오른쪽 운전석 차량 운전이 서툰 나는 처음 도로 주행을 나온 초보운전자처럼 느린 속도로 첫 목적지로 향했다. 

물론 아이가 타고 있어 안전운전은 필수지만, 특히나 신호 체계가 다른 일본에서는 운전 경력이 많은 여행자라 해도 익숙해지기 전까지 거북이 운전은 필수.

아이 키우기 쉽지 않아요. 육아비 상상을 초월해.

오늘 우리 가족의 첫 목적지는 유아용품 전문매장인 니시마츠야 나하점. 국내 롯데마트에 입점해 있을 정도로 인기가 좋은 니시마츠야는 의류와 출산ㆍ육아 용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일본 최대 규모의 유아용품 전문 매장이다.

몇 해 전 오사카에 거주했던 약 1년 동안 사는 곳 바로 앞에 매장이 있었음에도 단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작년 1월 아이 출산 이후 믿을 수 없는 국내 유아용품 가격에 놀란 우리 부부는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니시마츠야 매력에 빠져 일본 어느 지역으로 여행을 가든 빼먹지 않고 매장을 들려 필요한 물품을 구매한다. 

아이를 낳기 전까진 육아비가 많이 들어간다는 신문 기사를 이해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첫 딸아이 출산을 준비하면서 구매했던 출산 용품과 지금까지 구매한 기저귀와 용품들을 계산해보니 사회생활을 하는 아빠보다 더 큰 비용이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거기에 더한 건 국내 육아 용품 가격이 국산 제품은 국내에서 생산했다는 이유로 비싸고 해외 제품은 수입했다는 이유로 가격이 비싸 매달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같은 제품 가격 차이가 4배. 해도 해도 너무해.

우리보다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한 일본이지만 아이 의류와 출산ㆍ육아 용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니시마츠야는 달랐다. 한 제품은 국내 무역회사가 수입해 국내 마트에서 비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데 같은 제품을 이곳 니시마츠야에서는 1/4도 안 되는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어 무척 당황스러웠다

거기에 부러운 건 국내와는 달리 육아를 위한 다양하고 믿을 수 있는 제품들을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여러 종류의 아이용 보리차와 과자, 성인이 먹어도 될 정도로 재료와 조리 과정에 신경 쓴 제품까지 그야말로 소중한 아이에게 믿고 줄 수 있는 먹거리임이 분명했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결국, 우리부부는 오키나와 여행 출발 전 미리 뽑아 놓은 구매 리스트 외에도 첫째 아이와 7월에 태어날 둘째 아이에게 필요한 용품과 간식, 의류를 추가로 구매했고, 구매한 제품을 국내 가격과 비교해본 결과 약 20만 원 정도를 절약했다. 

같은 제품임에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것은 물론 여러 제품을 비교하고 살 수 있는 니시마츠야. 국내에는 이런 기업이 없다는 현실이 아쉽고 부러웠다. 

하루가 멀다 하게 오르고 또 오르는 물가. 최소한 아이를 키우는 데 필요한 물품에 있어서는 기업의 이윤도 좋지만, 부모의 마음으로 소비자의 지갑 사정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사랑하는 자식에게 하나라도 더 해주고 싶은 아빠로서 일본 유아용품 매장이 부러울 뿐이다.

아이를 위해 쇼핑을 마친 우리 가족. 비록 무거운 짐을 들고 비행기를 타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적지 않은 금액을 절약한 만큼 기분만은 좋았다. 그리고 즐거운 기분을 더하기 위해 시내에서 멀지 않은 해변으로 향했다 <To be continued> 

매장정보 : 니시마츠야 오키나와 나하 오모로마치점    
주소 : 沖縄県那覇市おもろまち 3-4-26
전화 : 098-861-8320
찾아가는 법 :  오모로마치역에서 도보 15분. (지도보기)
홈페이지 :  http://nishimatsuy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