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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돌이 일상다반사/서경이의 지구별 여행기

아이 표정 보고 있으면 절로 웃음이...

 

표정으로 이야기하는 아기 천사.


출산이 바로 어제 같은데 벌써 조선이가 지구별 여행을 시작한 지 일주일이 되었습니다. 먼저 소식을 전할 것이 있는데요, 발빠른 부모님이 조선이의 이름을 지어주셨습니다.

(상서로울) 서(瑞)와 (통할) 경(涇)이 합쳐져 '좋은 일(경사)이 흐르다' 의미로 아버지인 저의 성을 붙여 '오서경' 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답니다. 정식 여권(?)을 만들고 본격적인 지구별 여행을 시작하는 서경이. 지난 일주일간의 서경이의 변화를 기록합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우는 서경이. '말이라도 하면 좋을 텐데' 라는 아쉬움 속에 서경이가 울 때면 기저귀도 체크해보고, 안아도 보고, 모유도 주지만 가끔은 이유를 알 수 없어 마음이 아플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러던 중 유심히 살펴본 서경이의 표정. 정확하지는 않지만, 상황에 따라 표정으로 자신의 욕구를 이야기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말은 못하지만, 표정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서경이의 다양한 표정을 소개합니다.

수중 분만으로 태어난 서경이. 태어나자마자 겉싸개로 꽁꽁 싸여 있는 서경이는 좌우와 정면을 번갈아 가며 누워 잠을 잡니다. 아빠인 저로서는 아이가 조금 불편하지 않을까? 라는 걱정에 다리를 쭉 뻗을 수 있도록 겉싸개를 풀어주고 싶지만 엄마의 뱃속에서 9개월을 보낸 신생아는 겉싸개로 꽁꽁 쌓아 놓아야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다고 합니다.

엄마의 뱃속에서 먹었던 양수를 약 이레 동안 뱉어내기 때문에 되도록 옆으로 눕혀야 한다는 간호사의 말에 머리가 눌리지 않도록 수시로 방향을 바꿔주고 있답니다.
 

잠자고 울고 모유 먹고, 또 잠자고 울고 모유 먹고. 지난 이레 동안 반복되는 일상을 보내는 서경이는 하루 중 엄마의 품에서 자는 것을 가장 좋아 합니다.

보기만 해도 편안해 보이는 서경이의 표정. 엄마의 품에서 엄마의 체온과 엄마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곤히 자는 서경이의 모습을 볼 때마다 깨물어 주고 싶은 충동이 마구 솟구칩니다.
 

잠이 오면 어김없이 조금 한 입을 쫘악 벌리며 하품을 하는 서경이. 조금 한 입이 얼마나 커질 수 있는지 체크를 하듯 얼굴의 모든 근육을 사용해 최대한 입을 크게 벌리며 하품을 합니다.

'산소가 부족해서 하품을 자주 하는 것은 아닐까?' 서경이의 작은 것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저에게 간호사가 웃으며 이야기합니다.

'처음 태어난 아이도 하품도 하고, 트림도 하고, 방귀도 끼니 너무 놀래지마세요'

실제로 무척 작은 서경이가 어른 못지않게 '빵' 방귀도 끼고 '냠' 하품도 하며 '크억' 트림도 하는 모습에 살짝 놀래기도 하였답니다.

엄마의 품속에서 잘자고 있는 서경이를 질투심에 제 품으로 데려와 그 모습을 가만히 바랍니다. 금방이라도 침을 흘릴 듯 편안하게 자던 엄마의 품속과는 달리 살짝 잠이 깬 듯 입술을 쪼물 쪼물 움직이는 서경이.

'아빠의 품이 엄마의 품보다 못한 거니 OTL' 
 

'네. 메롱'
아빠의 투정 아닌 투정을 들은 듯 서경이가 입을 살짝 내밀에 아빠를 약오릅니다.

'어쭈 벌써 아빠한테 메롱 하는 거야?'

하루에도 몇 번씩 모유를 먹는 서경이는 습관적으로 혀를 내밀지만, 이 상황에서 아빠를 향해 내미는 혀는 습관이 아닌 반응으로 느껴집니다.

'앗 서경이 눈떴다.'

아빠의 부자연스러움에 살짝 눈을 떠 누구인가 확인하는 서경이. 아직 시력이 좋지 않아 뚜렷하게 보이지 않지만, 눈을 떠 아빠의 얼굴을 확인하는 서경이의 모습에 절로 입이 옆으로 쭉 찢어지며 흥분을 감추지 못합니다.  

'소리로만 듣던 아빠가 그렇게 생겼군요'
잘 보이지 않는지 작은 눈을 크게 떠 아빠를 살펴보는 서경이.

현대 여성에게 있어 필수가 되어버린 '쌍꺼풀' 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아내에게 호들갑을 떨며 이야기합니다.

'여보. 우리 돈 굳었다. 서경이 쌍꺼풀이 있어!!'

'서경아 그건 무슨 의미니?'

작은 눈을 크게 떠 아빠의 얼굴을 확인한 서경이가 순간 눈을 옆으로 지긋이 뜨고 입은 굳게 다물고 볼살을 아래로 내리며 순간 사장님 표정으로 돌변합니다.

'아빠가 마음에 안드는 거야? ㅜㅜ'
 

아빠의 투정 아닌 투정에 대꾸하듯 순간 인상을 쓰는 서경이

'여보 서경이가 아빠가 마음에 안 드나봐. ㅜㅜ 이제는 인상까지 써~~'

남편의 철부지 같은 이야기에 한참을 웃던 아내가 다가와 남편의 속알이를 풀어줍니다.

'똥 싸나봐. 서경이도 그렇고 신생아들이 볼일 볼 때 미묘한 표정을 짓더라~'

'푸하~ 정말? 하긴 말은 못해도 표정은 본능적이니까'

인상을 쓰던 서경이가 시원한 듯 환한 미소를 지으며 해맑게 웃습니다. 이내 순식간에 변하는 표정. 아래가 찜찜한 듯 오만 인상을 쓰며 울음을 터트려 엄마에게 기저귀를 갈아달라며 소리칩니다.

때로는 웃고, 때로는 웃으며, 때로는 사장님 표정 등 여러 표정을 짓는 꼬마 천사. 표정으로 아이의 상태를 알 수 있는 아내도 신기하지만, 표정으로 자신의 상태와 이야기를 건네는 아이가 너무 신기할 따름입니다.

7일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부쩍 자른 서경이. 손에 무엇을 잡을 수도 없을 정도로 작고 힘없는 서경이는 어느새 할아버지의 손을 꼭 잡고 표정으로 이야기 할수 있는 경지에 올랐습니다.

9개월 동안의 엄마의 배속에서 살다 지구별 여행을 시작한 서경이. 하루하루 서경이의 변화 속에 생명의 신비를 느낍니다. 비록 아직 말은 못하지만, 표정으로 모든 것을 이야기하는 아이 천사를 보며 오늘 하루도 즐겁운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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