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배낭돌이 일상다반사/서경이의 지구별 여행기

생명 탄생의 경이로운 순간 포착. - 수중분만으로 만난 공주님

 

수중분만으로 첫 아이(공주)를 만나다.




지난 7일 토요일 오전 10시 28분. 39주 동안 오매불망 기다리던 공주님이 드디어 세상에 나왔습니다.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절로 미소 지어 지는 아이의 표정에 그만 넋을 잃고 ' 고맙다 ' 라는 인사와 함께 그저 바라만 볼 뿐입니다.

첫 출산에는 아내와 아이를 위해 수중분만을 하였습니다. 쉽지 않았던 첫 출산. 하지만 잊을 수 없는 수중분만에서 일어난 경이로운 생명의 탄생 순간을 기록합니다.


작년 4월의 결혼식이 이후 허니문 베이비 소식을 듣고, 결혼 첫날 머물렀던 호텔 이름인 '조선'을 태명으로 정하고 기나긴 39주를 지나왔습니다.

지난 금요일 늦은 저녁. 예정일보다 7일이 빨랐지만, 본능적으로 출산을 예감한 아내의 말에 병원으로 이동하여 약 8시간의 진통 후 출산을 위해 7일 오전 9시 48분 수중분만을 위해 욕조로 입수하였습니다.


8시간의 진통에 이어 물속에서 이어진 생과 사를 넘나드는 40분. 5분마다 1분씩 오는 진통으로 아내는 이미 지친 상태였지만 세상으로 나오기 위해 모든 고통을 참아내고 있는 아이를 위해 젖 먹던 힘까지 쏟으며 힘을 내는 아내의 손에는 생명의 탄생을 위한 모성애로 가득했습니다.

머리를 시작으로 조금씩 세상에 모습을 나타낸 공주. 아내의 마지막 고함소리가 울려퍼지는 순간 아이는 물속으로 온 몸을 드려냈고, 의사선생님은 새로운 환경으로 온 아이를 위해 서둘러 아이를 들어 아내의 품으로 전달하였습니다.


39주 동안의 힘든 시간과 진통, 출산의 고통을 이겨낸 아내와 좁은 공간에서 건강하게 자라고 세상으로 나오기 위해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의 시간을 보낸 공주의 모습에 저의 눈에는 절로 눈물이 흐릅니다.

39주 동안 지냈던 곳과는 많이 달라 당황한 표정이 역력한 공주. 하지만 엄마의 체온과 심장 소리를 들으며 이내 안정을 되찾습니다. 엄마의 품속에서 한쪽 눈을 살짝 떠 엄마에게 인사를 건네는 아이의 모습에 생명 탄생의 경이로움은 한층 더했습니다.


진통과 출산으로 이미 체력은 바닥난 아내. 하지만 이 순간을 오래 기다렸던 아내는 엄마로서 자신을 의지하는 아이를 위해 온몸으로 감싸 안으며 고마움과 사랑을 속삭입니다.

무사히 태어날 수 있을까? 새로운 환경에 놀라지는 않을까? 출산 전 조금은 걱정했던 우리의 마음과는 달리 이리저리 엄마의 품속을 헤집고 다니며 엄마의 체취를 느끼고 사랑을 채워나가며 조금씩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모습이 무척 신기할 따름입니다.


유부남 형님들과 친구들에게 듣기만 했던 탯줄을 자르는 시간. 아내의 품속에서 평온히 쉬고 있는 아이를 피해 한쪽에서 의사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탯줄을 자르는데 들었던 것과는 달리 깔끔하게 잘 잘려 기분이 좋아집니다. 가위를 전달하고 조심스럽게 아이의 몸을 어루만지며 '고맙다 사랑해' 이야기를 건넵니다. 출산 후 마무리를 위해 먼저 대기실로 나온 배낭돌이. '언제 아내와 아이가 나올까?' 똥 마려운 강아지마냥 대기실 입구를 왔다 갔다 할 뿐입니다.

닫힌 문이 열리고 먼저 나온 '조선이'. 나의 품 안에 아이가 올려지는 순간 심장은 터질 듯 빨라지고, 혹 내가 실수라도 해서 아이가 다치지는 않을까? 라는 걱정에 꼼짝하지 못하고 멍하니 아이만 바라보며 미소 짓습니다. 엄마의 배에서 세상으로 나온 지 30분도 안 된 상황. 이불 안에서 새근새근 숨 쉬고 자는 아이의 모습이 믿기지 않을 뿐입니다.


아직 아내가 나오지 않은 상황. 비록 같은 공간에서 출산을 지켜보았지만 함께 나오지 않은 터라 무사히 아내가 나오기 전에는 안심할 수 없어 아이 옆에 앉아 아이와 문을 번갈아 보며 아내를 기다립니다.

갑자기 울음을 터트리는 아이. 이전 지인과 가족의 아이를 안아보고, 기저귀도 갈아보았지만, 태어난 지 30분도 되지 않은 아이가 우니 어찌할 바를 몰라 애타게 간호사만 불러댑니다. 다행히 한 걸음에 달려온 간호사가 익숙한 듯 겉싸개(?)를 풀고 기저귀를 살펴봅니다. 그 순간 겉싸개 안으로 다리를 쭉 뻗는 조선이. 정말 작은 두 개의 발바닥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꺅' 소리 지르며 카메라 찾아 셔터를 마구 누릅니다.


약 30분이 지나서 병실로 돌아온 아내. 긴 진통과 출산의 고통으로 온몸의 체력은 바닥나 있는 상태임에도 아이 곁으로 다가가 품으로 당겨 안으며 미소 지으며 '안녕' 하며 생에 두 번째 인사를 건넵니다.

보고 있어도 믿기 어려울 정도로 가슴 뭉클해지는 아내와 아이의 모습. 생살과 온몸의 뼈마디를 늘려가며 생명을 출산한 아내를 보며, 이 세상의 모든 어머님이 하늘같이 위대한 분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살아온 20년, 아내와 함께 새로운 가정을 꾸린 지 1년이 차지 않은 이 시점에서 둘이 아닌 셋으로 또 다른 시작의 출발점에 섰습니다. 새로운 시작의 두려움보다는 사랑하고 함께하는 가족이 늘었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합니다. 비록 아직은 많이 부족한 아들이자 남편 그리고 초보 아빠지만, 오늘의 순간을 평생 기억하며 살아가리라 다짐합니다.

'힘든 지난 시간 동안 늘 웃으며 잘해낸 아내와 건강하게 나와준 조선아 너무 고맙고 사랑해 우리 지금처럼 늘 서로 사랑하며 즐거운 하루하루 보내자 = ) ' 

배낭돌이 여행기 포스팅은 계속 됩니다. 본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하단의 추천 버튼을 거침없이 눌러주세요. 다음 사용자는 이곳을 클릭하시면 다음뷰에서 편하게 받아 보실수 있으며, 네이버 사용자는 이곳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