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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여행 후기/티베트 추억여행

티벳여행 - 하늘호수 남쵸 호수로 가는길 3편 (날라리 티벳탄편)

오랜만에 티베트 여행기를 작성해 봅니다. (업데이트가 많이 느려서 죄송합니다.) 혹 이전편을 못보고 오신분들은 남쵸호수 가는길 2편 (담슝 식사편)을 먼저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http://noas.tistory.com/622

라싸를 출발한 차량은 포장, 비포장 도로를 달려 남쵸호수와 가장 가까운 호수인 담슝에 도착을 하였습니다. 간단하게 중국식으로 식사를 하고 남쵸호수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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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슝이라는 마을을 잠시 소개해 보자면은요. 남쵸호수와 가장 가까이 위치한 마을로 많은 티베트 인들이 살고 있습니다. 육로로 티베트를 갔었을때 보다 더 많은 건물들과 사람들이 생겨난 담슝은, 남쵸호수를 찾는 수행자, 여행자를 위한 야영지, 식당 등 다양한 시설이 생겨나 있었습니다.

몇년전 육로로 이곳을 지나갈때만 해도 없었던 공안서(경찰서), 학교 등 다양한 시설이 생겨 예전의 담슝의 모습을 찾아 볼수 없어 아쉬움이 더했습니다. 라싸에서 이곳 담슝까지 오는 버스가 있어 몇년전까지만 해도 노퍼밋으로 도전해 볼만한 곳이였는데, 외국인 전용버스 금지, 남쵸호수 입구에 생긴 검문소 등으로 인해 지금은 여행사를 통해서만 갈수 있는 관광지가 되어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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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슝을 지나 남쵸호수로 가는길은 이전길에 비하면 도로포장이 잘 되어 있습니다. 가는 길목에서도 군대 군대 볼수 있는 티베트 전통집을 한번 들어가보고 싶은 마음에 기사님께 부탁을 드려 건물 한쪽으로 차를 세우려 했습니다. 외국인은 티베트 가정집을 방문할수 없고, 함께 있을경우 처벌이 될수 있다라는 규정이 있지만, 도시를 벗어난 외각지역에서는 검문이 적기 때문에 운이 좋으면, 티베트 현지인 집에서 따듯한 수유차를 마실수 있습니다.

몇년전 육로로 꺼얼무를 시작 라싸로 오는길에 숙박시설과 식당이 없어 티베트 현지인 집에서 머물렀던 적이 있었습니다. 티베트 현지인 집은 상상할수 없을 정도로 부실하여 잠도 잘 이루지 못했던 그때가 생각이 나네요. 집근처를 지나가면서 사람이 있으면 인사를 건네며 차를 한잔 달라고 부탁해 보려 했는데, 집주변을 어슬렁 거려도 사람을 만날수 없어 아쉬움을 뒤로하고 도로로 돌아올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차 티베트 여행후기를 작성하시는 분중에 현지인 집을 방문하는 후기들이 있는데요, 그곳은 티베트여유국에서 지정마을로 유일하게 합법적으로 방문이 가능한 지역입니다. 원칙적으로는 티베트 가정방문은 안되게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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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로 돌아온 차량은 10여분을 달려 남쵸호수 입구에 정차를 하였습니다. 티베트 지역에서는 흔하게 볼수 있는 검문소 겸 티켓 판매소. 사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연 그대로를 관광하는 지역이기 때문에, 호수, 산 등 길목에서 검문과 티켓을 판매하고 있는데요, 티베트 지역중 일부는 군사지역, 허가증 필요구간 등으로 분류가 되어 있어, 그 지역 방문에 따른 허가증을 미리 신청 및 발급을 받아야 합니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많이 느슨했던 터라, 허가증 없이 돌아가거나, 몰래 가는 방법등이 많이 있었지만, 벌금 및 처벌의 강도가 심해진 이후 부터는 어쩔수 없이 여행사를 통해 허가증을 만들기 위한 가장 기초단계인 Permit을 만들고, 관광지역에 따른 허가증을 대행으로 맡겨야 특정 관광지역 방문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관광지마다 차량은 통행증을, 여행자는 그 지역을 여행한다는 허가서(지역마다)를 받아야 하니, 시간은 물론 이만저만 번거로운에 아닐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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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허가증이 잘못되었는지, 이리저리 전화를 걸며 싸우고 계신 기사님. 평소같았으면 신들린 바디랭귀지로 공안과 싸우고 있겠지만, 여행사 투어를 이용한만큼 기사님께 넘기고 주변을 돌아보왔습니다.

룽타 한쪽에 아이들과 아주머니 세분이 앉아 계신걸 보고, 가까이 가려하니 기사아저씨가 저를 불러세웁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이지만, "돈" 이 티베트에 들어오면서 "돈"을 벌기위해 여행자를 대상으로 소매치기가 극성인터라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있는 곳에는 가면 안된다고 말씀을 해주십니다.

중국이 티베트를 점령하면서 수많은 물건들이 티베트에 들어왔는데요, 이전 외국인방문 조차도 불가능했던 티베트에서 살던 많은 사람들은 수많은 물건들을 사기위해, 땅을 팔고, 집을 팔았으며, 지금은 중국식당에서 아르바이트, 여행자에게 손길을 내밀며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티베트 관광업이 황금알을 낳는 최고의 지역이지만, 대부분의 수입이 중국정부에 들어가기 때문에 티베트인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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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서 20여분을 기다렸는데도, 우리를 통과시켜주지 않는 공안(경찰). 남쵸호수 허가증에 글씨가 조금 흐리게 나왔다는 이유로 통행불가 라 우기고 있었다는 기사님의 설명. 중국 공안들의 어처구니 없는 딴지를 자주 보곤 했지만, 글씨가지고 딴지를 거는 저녀석을 보고 있자니 절로 화가납니다.

마음 같아서는 이판저판 한바탕 싸우고 싶지만, 지금까지 싸우신 기사님을 봐서라도 조용히 있어야 겠다 생각하고, 멀리서 지켜만 볼수 밖에 없었습니다. 중국내에서 늘 어이없는 공안들을 만나게 되는데요, 아직까지도 공산당이 중국 정부를 휘어잡고 있기 때문에 경찰은 물론 군인이 막강한 힘을 가지고 횡포 아닌 횡포를 부리고 있습니다.

글로 적어보면 2박 3일을 쉬지않고 줄줄이 써내려가도 모자를 정도로 공안들의 횡포는 무지 막지합니다. 나쁜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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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분을 잡고 있던 공안 녀석이 차에타고 있는 저를 몇번 쨰려보더니 그제서야 남쵸호수로 가는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제가 돈없는 배고픈 여행자라는걸 알았던걸까요? 푸하하) 여튼 입장권을 구입하고, 검문소를 지나 남쵸호수로 가는 길목으로 들어섰습니다. 담슝에서 남쵸호수를 가기 위해서는 몇개의 산을 넘어야 합니다. 라싸의 고도가 3.600m 선에서 시작하여 남쵸호수가 위치하고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5,190m에 위치한 라큰라(la ken la) 언덕을 넘어야 하기 떄문에 오르막길을 쉬지않고 올라가야 합니다.

남쵸호수는 하늘호수라고도 불리우고, 티베트 인들에게는 신성한 호수로 불리우는데요, 남쵸 호수 주변에는 최소 4,000m 이상의 산들이 자리잡고 있기때문에, 이곳으로 동충하쵸, 홍경천 등 약초를 구하러 온다고 합니다. 사람이 하나도 살지 않는 이곳에서 몇날 몇일을 목슴을 걸며 산중턱에 있는 약초를 채집해 100~200위안의 돈을 버는 티베트 인들은 그래도 행복한 사람들이라고 해요. (티베트에서는 돈을 벌수 있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관광업은 대부분 한족(중국인)들이 차지하고 있구요. 기초 자금이 없는 티베트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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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오르막으로 올라가면서 두통이 시작됩니다. 티베트를 방문하기 이전에는 정상을 눈앞에 두고 고산증으로 내려올수 밖에 없는 산악인들을 보면서 "바로 앞이 정상인데 조금만 참지"라고 생각을 한적이 있습니다. 육로로 티베트를 들어오던 당시 꺼얼무를 시작으로 점차 고도가 높이지면서 5,000m 정도의 높이에서 처음 느껴본 고산증은 실로 무섭더라구요. 금방이라도 머리가 터져버릴것 같은 두통에, 빨라 지는 심장 박동, 거기에 시야까지도 조금씩 흐려지는 것이 내가 죽는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정도 였습니다.

어제밤 과음을 하고 아침에 일어난 느낌 + 10km를 전력질주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경험을 해보지 못한 사람은 절대 알수 없는 고산증을 목슴까지도 앗아갈 정도로 무서운 병이라고 합니다. 남쵸호수를 보러 가는길은 검문소는 물론 고산증, 날씨 등으로 가고싶어도 갈수 없는 곳중에 한군대라는 사실!! 조금씩 두통이 오지만, 차량을 멈출수 없습니다. 저에게는 많은 분들에게 남쵸를 보여드려야 할 의무(?)도 있고, 티베트를 사랑하는 여행자로 남쵸호수가 저를 방겨주리리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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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이 조금 안되는 시간을 올라 드디어 가장 높은 고도 5,190m에 위치한 라큰라(la ken la) 언덕에 도착할수 있었습니다. 라싸에서 몇일동안 고산증을 대비한 저였지만, 갑자기 올라온 5,190m 고도에 숨쉬는것이 평소 같지 않음을 느낄수 있습니다.

라큰라 언덕은 담슝에서 남쵸호수로 가는 마지막이자 가장 높은 언덕인데요, 차량으로 갈수 있는 길목에 위치한 언덕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포인트중에 한군대 입니다. 티베트를 방문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남쵸호수를 방문하기 때문에, 라큰라 언덕에서는 여행자를 노리는 날라리 티벳탄들을 볼수 있는데요, 언덕 한쪽에 야크와 양, 염소 등을 풀어놓고 사진을 찍는 여행자에게 달려와 10위안 ~ 20위안 정도를 빼앗아 가곤 합니다.

그렇게 말이 많은 중국사람들도 아무리 인원이 많은 단체라 할지라도, 카메라를 꺼내기만 하면 주시를 하고 있다가 셔터가 눌러지는 순간 달려와 카메라를 확인하고, 야크, 양, 염소가 사진속에 있으면 마리당 10위안씩을 요구하는 날라리 티벳탄 앞에 저항할 틈도 없이 돈을 주고 떠나는 모습을 볼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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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라고 예외가 될 수는 없었습니다. 기사님이 미리 말씀도 해주셨고, 날라리 티베탄들에게 돈을 뺏기는 중국인들을 보았지만, 멋지게 꾸미고 있는 야크를 그냥 지나칠수 없어, 눈치것 살짝 담았는데, 셔터 소리를 놓치지 않고 우루루 달려와 사진을 확인하자는 날라리 티벳탄앞에, 촬영한 사진을 안열어 볼수가 없었습니다.

사진속에는 2마리의 야크가 얌전하게 담겨져 있었고, 그 사진을 본 날라리 티벳탄들은 20위안을 달라며, 협박 아닌 협박을 시작하더라구요. 중학생같이 보이는 녀석은 보란듯이 담배를 피워대며 겁을 주려 노력하고 있고, 고등학생 같이 보이는 녀석들은 허리츰에 차고 있는 칼을 살짝 살짝 보이며 돈을 달라고 요구를 하는데, 순간 화가 나더라구요.

중국말도 못하고, 영어로 해봤자 통하지도 않을것 같아, 한국어와 행동으로 저항을 시작했습니다. 일단 담배를 피우며 겁을 주려고 노력하던 녀석한테 "담배꺼 이 XXX"를 외치며 담배를 빼앗고, 입냄새와 침을 튀겨가며 20위안을 달라는 녀석의 멱살을 붙잡고 "장난하냐"를 외쳐주었습니다. (싸우기보다는 순순히 주는게 아니라는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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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싸워봤자 돈을 줘야 하는것을 알았지만, 한국여행자를 만만하게 볼까 걱정이 되어, 한국인임을 밝히고, 한마디 안할수 없었습니다. 함께 동행했던 티벳여유국 가이드 누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 그만 마무리짓고, 10위안을 건네 주었습니다.

저같은 녀석이 처음이였는지, 10위안을 받고 더 달라 말안하는 날리라 티벳탄에게 돈줬으니, 맘편하게 야크 사진좀 찍자 라고 말하니 야크는 자기것이 아니니, 자기 염소를 마음대로 찍으라고 합니다. (나쁜놈) 웃음밖에 나오지 않아 그럼 그 녀석(고등학생 나이의 티벳탄) 이라도 찍어오고 싶어 카메라를 들어대니 자기는 100위안이라 합니다. (진짜 나쁜놈) ^^; 결국은 사진속의 요녀석만 가득담아 차에 올라탔습니다.

이렇게 라큰라에서 새로운 추억을 만들고 남쵸로 출발하는 길. 중국의 경우 이런일이 자주있어, 늘 싸우고, 돌아서면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었지만, 날라리 티벳탄들과 라큰라에서 벌여진 해프닝은 화가 나기 보다는 재미있는 추억으로 남은것 같습니다. (내가 다음에 찾아가서 너 나 기억하지 하면서 물어보려구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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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출발한 남쵸여행. 란크라언덕을 넘자 구름 바로 아래 자리를 잡고 있는 남쵸호수가 우리를 반겨줍니다.
고산증, 날라리 티벳탄, 담슝 양고기, 남쵸 검문소 등 많은 추억을 선물해준 남쵸호수. 그곳에서는 또 무엇이 저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바라만 보고 있어도 행복이 충전된다는 남쵸호수. 곧 공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