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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 후기/중국 실크로드 자전거 여행

메가톤급 바람 경험해 보니, 장난 아니네.



실크로드에서 경험한 상상을 초월하는 강한 바람. 걸어가기도 쉽지 않아. 


두 바퀴로 돌아보는 실크로드 여행길. 중국 최대 규모 타클라마칸 사막 남부 오아시스 마을 민펑에서 북부 오아시스 마을 룬타이까지 약 540km 사막 구간을 무사히 지나고, 사막 북부 오아시스 마을 룬타이를 시작으로 쿠얼러를 거쳐 다음 포인트인 투루판으로 향하고 있다.

계속되는 오르막길로 쉽지 않았던 쿠얼러 - 퉈커쉰(托克 : Toksun) 구간. 다행히 생각보다 도시 규모가 커 맛있는 음식은 물론 따듯한 물과 에어컨이 24시간 사용할 수 있는 외국인 지정 숙박 업소에서 편안한 휴식을 즐기고, 즐거운 하루를 시작한다.

상하이를 출발 기차로 약 60시간을 달려 캬슈가르를 시작으로 파키스탄 구간을 돌아보고, 시작된 실크로드 두 바퀴 여정. 어찌나 시간이 빨리 갔는지 약 한달간의 일정이 나흘 뒤면 끝이 난다. 쉽지 않은 구간이었기에 더욱 아쉬움이 많이 남는 실크로드 여행길.

50도를 넘나드는 더운 날씨와 거기에 도로조차 좋지 않았기에 함께 이 길을 달려온 일행은 이미 가족 이상으로 서로에게 너무나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 혼자가 아닌 함께였기에 가능했던 실크로드 여행길. 비록 남은 기간은 사흘뿐이지만 함께 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경험하기로 다짐하고 오늘 하루를 시작한다.

세계인에게 인정받은 투루판 청포도.

' 투루판 포도 있는데 먹고 갈까? '
' 고민할 필요 있나요? 무조건 먹어야죠 '
' 그지? 좋아 쉬었다가 가자고 ' 

신장웨이우얼 자치구 하면 화덕에 구운 빵 낭과 다양한 음식도 유명하지만 빠질 수 없는 또 한가지 먹거리가 있다면 바로 과일이다. 특히 지금 지나는 지역과 멀지 않은 곳에서 생산하는 투루판 청포도는 세계인들도 인정할 만큼 당도는 물론 맛이 기가 막힌대, 청포로를 싫어하는 사람도 한 번 맛을 보면 엄지손가락을 지켜 세울 정도로 보이면 보이는 대로 먹어도 아쉬움이 남는 놓칠 수 없는 신장의 대표 과일이다.

' 청포도 얼마야? '
' 일단 올려봐. 싸게 줄게. '
' 정말? 싸게 해주지 않으면 안 사'

한쪽에 자전거를 세우고 과일 가격을 물어보는데 일단 올려보라며 싸게 준다는 위구르 상인. 평소 중국 여행 당시 흥정을 하지 않고 물건을 구매하면 자칫 잘못하면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가 종종 있어, 흥정은 필수이지만, 캬슈가르에서 이곳까지 오는 길에 만난 대부분의 위구르 상인은 중국(한족)과는 달리 거래에는 정확하고, 정직하기에 저렴하게 안주면 안 산다는 밑밥과 함께 수박 한통을 건네고, 구매할 포도를 살펴본다. 

' 오늘 아침에 투루판에서 가져온 청포도야. '
' 정말? 맛은 어때? '
' 말이 필요 없어, 일단 먹어봐 ' 

친절을 베푸는 위구르인 답게 (관련글: 강요하기보다는  친절을 베푸는 위구르인의 상술) 시식을 권하는 상인. 상인이 건네는 청포도 작은 송이를 맛보는데, 그 맛이 기가 막히다. 당도는 물론이요 씨앗이 없어 먹기도 편한 투루판 청포도. 아직 흥정하지 않은 터라 표정관리가 중요한 시점임에도 필자(배낭돌이)의 표정에는 행복이 넘쳐흐른다.

다른 청포도에 비해 씨알은 크지 않지만, 뜨거운 태양 열기와 풍부한 강수량 거기에 사막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청포도 맛의 200%를 담고 있는 투루판 포도. 국내에서 인기가 좋은 페루산 청포도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최고 품질의 최고의 청포도가 아닐 수 없다.

수박 한 통의 가격은 5위안(약 900원), 큰 씨알로 고른 청포도 세 송이 값은 22위안(약 4,000원) 가격도 가격이지만 향은 물론이요 맛이 일품인 위구르 과일에 반해 한참 동안을 그늘에 앉아 꿀맛 같은 휴식을 즐긴다.

배낭돌이 여행 팁 ) 신장 위구르 지역은 일조량과 강수량이 풍부해 과일 맛이 아주 좋다. 특히 하미과(메론의 일종)와 청포도는 빠질 수 없는 위구르 지역의 대표 과일인데, 1년 중 6~8월에 먹는 것이 가장 당도가 싶고 맛이 좋다.

TV에서만 보던 메가톤급 바람. 장난 아니네.

수박과 청포도 맛에 반해 1시간이나 늦어진 오늘의 일정. 충분한 수분 섭취로 오늘따라 자전거 페달이 무척 가볍게 느껴진다. 적당히 바람도 불어오는 그야말로 자전거를 타기에는 최고의 날씨. 절로 노랫말이 흘러나오는 기분 좋은 라이딩을 즐기는데, 먼저 앞서나가던 일행이 도로 오른쪽 풍력발전기 프로팰라를 보고 불길한 질문을 던진다.

' 수가 엄청난데, 여기 바람이 심한가봐? '
' 네 이 지역이 중국 최대 풍력 전기를 만드는 곳이래요. '
' 바람이 불면 자전거는 최악인데. '
' 해가 쨍쨍 인 데 설마 바람이 불겠어요? ' 

중국 최대 규모 사막인 타클라마칸을 가운데 끼고 있는 위구르 자치구. 거기에 서와 북쪽으로 중앙아시아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히말라야 산맥의 동생뻘 되는 톈산산맥이 있어 1년 내내 강한 바람이 불기로 유명한데, 특히 지금 지나는 지역은 서쪽으로 불타는 산으로 유명한 중국에서 가장 더운 지역으로 알려진 화염산(火焰山)이 있어 바람 골이라는 지명이 붙을 정도로 바람이 불 때면 자동차 운행도 쉽지 않다.

하지만 1년 중 가장 더운 8월이었고, 무엇보다 구름 한 점 없는 날씨였기에 큰 걱정을 하지 않았는데, 일행의 말이 씨가 되었는지, 서쪽 산봉우리를 넘어오는 토네이도 형상을 한 먹구름이 우리 쪽을 향해 빠르게 돌진해 오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바람의 방향이 우리가 향하는 방향과 같기를 기원 또 기원한다.

빠르게 달리지 않으면 느껴지지 않았던 바람. 도로를 중심으로 오른쪽으로는 먹구름, 왼쪽으로는 구름 한 점 없는 날씨가 금방이라도 달려들 기세로 대치하더니 이내 도로 한쪽으로 강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다.

필자(배낭돌이)의 간절함을 들어주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서로의 세력을 뽐내기 바빠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인지 바람은 역풍이었고, 그 바람의 세기는 tv에서만 보던 사람이 날아갈 정도로 강하다는 메가톤급 바람이 세차게 불어온다.

자전거 안장 위에 앉아 있는 것은 물론 몸을 가누기도 쉽지 않은 상황. 오직 바닥에 엎드려 자전거와 체중에 의존한 체 바람이 멈추길 기다리는데,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은 좀처럼 약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다이어트 안 하길 정말 잘한 것 같아요.

' 다이어트 안 하길 잘했어요. 바람이 장난이 아니네요 '
' 이야기만 들었는데, 정말 무섭네. '  
' 바람 예보도 있나? 그 많던 차량이 다 사라졌어요. '

언제부터인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쉬지 않고 달리던 트럭을 비롯해 차 한 대 보이지 않는 텅 빈도로. 거기에 멈추라 이야기하든 바람 속에서 들려오는 자연의 소리에 필자(배낭돌이)는 물론이요 일행 모두 적지 않은 두려움에 빠져 고개를 숙인 체 바람이 잠잠해지길 기원할 뿐이다. 

' 이 구간만 지나면 괜찮지 않을까요? '
' 모르겠어. 나도 처음 경험해 보는 강한 바람이라... '
' 먹구름이 우리 쪽으로 오고 있으니 어떻게든 이 구간만 벗어나 봐요. ' 

그 자리에 가만히 있으면 큰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불안한 상황.걷기조차 어려운 강한 바람이지만 어떻게든 이 구간을 벗어나기 위해 자전거를 끌고 전진 또 전진을 한다.

다행히 조금씩 그 힘이 약해지는 바람 하지만 주변을 살펴보니 바로 옆은 물론 우리가 가야 하는 방향에 강한 바람이 불어오는 지역임이라는 것을 말해주듯 수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풍력발전기가 우리가 향하는 정면 산을 바라보고 빼곡히 서 있다. (다음 편에 계속)

<토막이야기 :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지역은 바람 세기가 상상을 초월해 프로팰라의 속도를 보고 바람이 강하게 부는 시간 및 기간에는 차량 전부 갓길에 정차하거나, 바람이 부는 반대 방향으로 방향을 바꾸어 가까운 마을 혹은 도시로 이동해 바람이 줄어들기를 기다린다고 한다. 우리가 갔던 그날 역시 바람의 세기가 차량에도 느껴질 정도로 강했는데, 모르면 용감하다는 말 그래도 현지 상황을 모르던 우리 일행은 겁도 없이 강행군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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