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전거 여행 후기/중국 실크로드 자전거 여행

자전거 여행자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공간.



중국 자전거 여행자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자전거 여행자 오아시스 주유소.


두 바퀴로 돌아보는 실크로드 여행길. 타클라마칸 사막을 지나 사막 북부 오아시스 마을 룬타이와 쿠얼러를 거쳐 다음 여행 포인트인 투르판 [吐魯番(Turfan), 트루판]으로 향하고 있다.

어제 온종일 내린 비로 계획에는 없었던 후이족 자치현 Yanqizhen에서 보낸 하루. 평소보다 늦은 출발임에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중국 대표 아침 식사 유탸오(油条 : 요우티아오)에 이끌려 두유(콩물)과 함께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오늘 일정을 시작한다.

(관련글 :  13억 중국인의 입맛을 사로 잡은 기름과자 유탸오) 

' 날씨가 이렇게 안 좋으면 바람이라도 시원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
' 그러게 먹구름이 가득한데 바람은 뜨거우니 죽을 맛이네'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듯 먹구름으로 가득한 하늘. 태양을 가렸으면 시원한 바람이라도 불었으면 좋겠는데, 멀지 않은 곳에 중국 최대 규모 사막인 타클라마칸에서 내뱉는 뜨거운 열기로 날씨만 찌뿌드드할 뿐 몸 밖으로 쉬지 않고 분출되는 땀으로 기분이 썩 좋지 않다.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자전거 여행자의 오아시스

' 저 앞에 주유소가 있는 것 같은데.'
' 오 그렇네요 빨리 가요 빨리. 에어컨이 나오는 곳이었으면 좋겠어요. '

아침 식사 후 약 세 시간을 달려오는 동안 상점은 물론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찾을 수 없었는데, 다행히 주유소가 보여 전속력을 달려 도착하였다.

자전거 여행자라면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주유소. 장소와 규모에 따라 조금은 다르지만 먹을 것은 물론 휴식공간과 운이 좋으면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달콤한 낮잠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공간이다. 

' 아저씨 쉬었다가 가도 될까?'
' 응 편의점 들어가 봐. 안쪽에 소파 있어 '
' 정말? 고마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지만 휴식 전 주유소 직원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은 필수. 주유소 안쪽에 편하게 쉴 수 있는 소파까지 있다는 말에 필자(배낭돌이)는 물론이요 일행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 문이 열려 있는 걸로 봐서 에어컨 나오지 않나 보다. '
' 손님이 나가다가 실수로 문을 안 닫았을 거예요. 제발 ' 

아침부터 찌뿌둥한 날씨에 뜨거운 바람까지 맞아 땀을 많이 흘린 터라 이번 주유소에는 시원한 바람이 나오는 에어컨이 켜져 있기를 기대했는데, 편의점 입구 문이 열려 있는 것을 본 일행이 나오지 않는 것 같다며 필자(배낭돌이)를 기대를 한방에 무너트린다.

하지만 직접 확인하기 전에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 마음속으로 몇 번이고 간절함을 속삭이고 편의점 안으로 들어가는데, 아쉽게도 일행의 예상이 정확했다.

생필품은 물론 즉석요리가까지 준비되어 있는 주유소.

' 마실 것도 냉장고에 안 넣어놓는데 에어컨이라도 켜주지.'

혼자서 투정을 부려봤자 달라질 것은 없는 상황. 조금 전까지만 주유소가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해하던 나의 마음이 에어컨이 켜져 있지 않다는 이유 하나로 투덜거리는 내 모습이 마치 철부지 아이 같아 웃음만 나올 뿐이다.

에어컨은 나오지 않지만, 먹을 것이 한가득 준비된 주유소 편의점. 아쉬움을 달래고 무엇이 있나 편의점 구석구석을 살펴본다. 

도심에서 꽤 떨어진 주유소 편의점인데도 불구하고 비누는 물론 생필품까지 준비된 이곳. 1년에 몇 개나 팔릴지는 알 수 없지만, 자전거 여행자인 우리에게는 부족한 2%를 채워주는 공간임이 틀림없다.

생필품 구간을 지나 식품 판매대에서 발견한 정체를 알 수 없는 생선으로 만든 조리 음식. 생선으로 만든 음식임에도 냉장보관이 아닌 것에 놀랍고, 무엇보다 강과 바다와는 찾아볼 수 없는 이곳에서 생선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상하이.칭다오 등 해안도시를 제외하고는 내륙에서는 고급 식당이 아니면 보기 어려웠던 해산물. 언제부터인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교통과 물류의 발전으로 이제는 티베트는 물론 사막이 있는 이곳에서도 살아있는 생선을 볼 수 있는 것이 지금도 믿기지가 않을 뿐이다.

호기심에 맛을 보고 싶지만, 생선이 들어있음에도 냉장보관이 아니라는 것이 무척이나 신경이 쓰여 다음 기회로 미루고 다른 먹을 것을 찾아 편의점을 살핀다.

닭발, 오리알, 정체를 알 수 없는 조리 음식 등 딱히 먹고 싶은 음식을 찾을 수 없는 이곳. 즐겨 먹는 소시지와 먹거리를 직원에게 물어보지만 없다며 손짓하며 알 수 없는 조리 음식을 추천해줄 뿐이다.

새로운 음식을 맛보기에는 채워야 할 에너지가 큰 상황. 결국, 실패 확률이 가장 적은 컵라면을 선택해 점심을 준비한다. 우리나라 컵라면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조금 특이하게 안에 포크를 넣어놓은 중국 컵라면. 처음 포크가 들어있는 컵라면을 경험하면서 조금 어이없다며 웃었지만, 활용도는 물론 사용하기에도 편해 이제는 오히려 포크가 없는 컵라면이 불편할 정도로 익숙해졌다.  

관심을 선물한 주유소 사람들.

' 사막에서 먹었던 라면 생각나는데, '
' 그죠? 저도 라면 고르면서 사막에서 먹었던 그 라면을 찾았어요. '
' 50도가 넘는 사막에서 어떻게 팔팔 끊인 라면을 먹었나 몰라 허허허 '

타클라마칸 사막 횡단 시 이열치열을 경험해 보고 싶은 필자(배낭돌이) 호기심에 사막에서 먹었던 라면을 이야기하는 일행. 필자(배낭돌이) 역시 컵라면을 고르며 사막에서의 추억이 생각나 해당 라면을 찾았기에 절로 웃음이 나올 뿐이다.

컵라면으로 배를 채우고 휴식을 취하기 전에 꼭 해야 하는 한가지. 오랜 시간 달리면 사람도 지키지만 여러 부품으로 조립된 자전거 역시 열이나고, 돌멩이나 흙이 껴 문제가 생기기에 주유소 한쪽에서 물로 자전거를 점검한다. 물로 씻으면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기름을 뿌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자전거 여행자에게는 생명과 안전과도 연결되기에 조금 번거롭더라도 꼼꼼히 체크하고 점검한다.

' 이거 지점장님이 갖다 주래 '
' 선물이야? 근데 이거 어떻게 차가워? '
' 안쪽 직원 사무실 냉장고에 있는 거야'
' 고마워. 고마워.'

자전거를 손질하고 있는 우리에게 다가와 선물을 건네는 주유소 직원. 예상하지 못한 선물에 놀랐지만, 무엇보다 냉장고가 없는 이곳에서 차가운 커피를 주어 더욱 놀랐다. 손이 차가울 정도로 시원한 커피. 그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좋은 것은 이방인의 방문을 흔쾌히 허락하고 관심 가져 주었기에 그 어떤 커피보다 달고 맛이 좋다. <다음 편에 계속>

배낭돌이 여행기 포스팅은 계속 됩니다.  하단의 추천 버튼(손가락)을 거침없이 눌러주시는 센스, 감사합니다. 다음 사용자는 이곳을 클릭하시면 다음뷰에서 편하게 받아 보실수 있으며, 네이버 사용자는 이곳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