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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 후기/중국 실크로드 자전거 여행

국외에서 맛본 한식, 맛에 놀라고 정성에 감동하다.



잊을 수 없는 쿠얼러에서의 점심. 맛에 놀라고 정성에 감동하다. 

두 바퀴로 떠나는 실크로드 여행길. 중국 최대 사막인 타클라마칸 사막을 지나 사막 북부 오아시스 마을 룬타이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다음 포인트인 북부 오아시스 도시 쿠얼로러 향한다.

룬타이에서 다음 포인트 쿠얼러까지는 약 190km. 도로 상태가 좋은 국내였다면 하루 일정으로도 가능하지만, 도로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은 물론 50도를 넘나드는 더운 날씨로 중간 지점에서 일박하고 룬타이 출발 이튼날 저녁 목적지 쿠얼러에 도착하였다.

타클라마칸 사막 북부 오아시스 도시 쿠얼러 [庫爾勒(고이륵), 库尔勒, Korla]는 도시 남쪽으로는 타클라마칸 사막, 북쪽으로는 텐산산맥이 있어, 도시 어떤 방향으로 나가도 사막 또는 산맥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이곳을 위그루어로 바라본다는 뜻을 가진 단어 쿠얼러를 도시명을 사용하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지리적으로 신장의 제일 중심부에 있어 교통의 요충지로 더욱 유명한 쿠얼러는 옛 실크로드 상인들이 북쪽 길(톈산남로)를 지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나야 했던 길이기에 실크로드의 옛 흔적은 물론 오아시스 도시의 흔적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하지만 관광은 잠시, 오늘은 쿠얼러에 사는 한인이 자전거 실크로드 여정을 소식을 들고 점심식사를 초대해 주셔서 관광 일정은 뒤로 미루고 택시를 쿠얼러 한 아파트로 향한다.

' 이곳에 한국분들이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꼭 뵙고 싶었습니다. 부족하지만 한국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즐거운 시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

쿠얼러 시내에 있는 아파트. 초행길이라 살짝 걱정했는데, 다행히 초대해주신 한인이 택시가 정차하는 도로까지 마중을 나와주어 쉽게 찾아올 수 있었다. 쿠얼러에 가족 모두 이민을 온 한인 가족. 10년 전 우연히 실크로드 여행을 왔다가 이곳이 좋아 가족과 함께 이곳에서 사업(무역업)을 하고 계신다고 한다.

한국인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낯선 땅에서 살아가는 한인 가족은 우연히 자전거로 이곳을 지나가는 우리의 소식을 듣게 되고, 같은 한국인으로 그냥 보낼 수 없다는 생각에 부족하지만 한 끼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어 초대하게 되었다고 한다.

같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집으로 초대하는 것은 물론 귀한 음식을 선득 내어준 한인. 우리가 온다는 소식에 분주하게 음식을 준비하는 모습에 서로 배려하고 생각하는 한국인의 정이 느껴져 순간 가슴 한쪽에서 자극하는 뭉클함에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살짝 젖는다.

만든다고 만들었는데, 맛이 살짝 부족할 거예요 '
' 그런 말씀 마세요, 냄새만 맡아도 맛있는걸요.'
' 모든 것이 부족한 곳이라... 차린 게 없어 부끄럽네요.'

여기서는 구하고 싶어도 구할 수 없는 음식이기에 냄새만 맡아도 행복한 필자(배낭돌이). 하지만 연신 미안하다고 말씀하시는 아주머니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일을 거두려 하는데 한사코 쉬고 있으라며 권하시며 준비한 음식을 설명해 주신다.

' 김치는 한국에서 공수한 고춧가루로 사용해 맛이 괜찮아요. 이 나물은 여기서 나는 줄기로 한국식으로 만들어 봤어요.

' 이거는 고추랑 가지랑 볶아 봤는데, 여기 고추가 맛이 없어서 조금 자신이 없네요. ' 

다른 메뉴에 비해 조금 자신 없이 말씀하시는 아주머니 말씀에 실례를 무릅쓰고 젓가락으로 고추 볶음을 하나 집어 먹어보는데, 씹히는 맛이 조금 다를 뿐 오히려 한국에서 먹던 맛보다 맛이 좋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자동으로 맛과 행복을 표현하는 입가에서 세어나오는 감탄사. 젓가락을 들어 맛을 보는 필자(배낭돌이)의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시던 아주머니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 오~ 오이냉국이네요. 보기만 해도 시원하고 입맛이 도네요 '
' 네 맞아요. 이거 역시 맛은 장담 못해요 '

김치와 볶음에 이어 나온 오이냉국. 미역과 오이를 썰어 넣고 간을 한 후 얼음으로 마무리를 되었는데, 필자(배낭돌이)는 물론이요 함께 온 일행 역시 이곳 쿠얼러에서 오이냉국을 먹어 보리라 생각지도 못했기에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숟가락을 들어 한국의 맛을 느껴본다.

시원함과 깔끔한 거기에 상큼한 맛까지 더 해진 여름 최고의 음식. 맛을 본 일행 모두 약속이나 한 듯 엄지손가락을 지켜 세워 감사함과 찬사를 전한다.

' 이거는 조금 자신 있는 메뉴예요. 여기 닭이 무척 실하거든요. 닭에 감자와 매운 소스를 더한 닭볶음 '

두 바퀴로 약 1달 일정을 여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준비하셨다는 오늘의 메인요리. 다른 메뉴로 훌륭하지만 시골집을 찾았을 때 할머니 혹은 어머니가 해주시던 고향 음식이기에 반가움과, 모르는 사람의 집이 아닌 마치 고향 집에 놀러 온 가족들을 반갑게 맞이해주시는 한인 가족들의 포근함과 반가움이 전해진다. 

김치에 나물 거기에 고추 볶음과 오이냉국 그리고 보양식 닭볶음까지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렸던 식사 시간. 어떤 이들에게는 부족하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나에게 있어서는 맛은 물론이요 정성이 가득 담겨 있기에 고급 레스토랑보다 더 훌륭한 식사가 아닐 수 없다.

먼 길을 떠나온 여행자에게 돈으로도 환산할 수 없는  따듯한 한국인의 정을 선물을 주신 한인 가족. 맛에 놀라고 정성에 감동해 평소 먹는 양의 약 2.5배는 먹고 나서야 젓가락을 내려 놓는다.  

식사를 마무리하고 함께 정리하는 동안에도 많은 것을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이야기하시는 한인 가족. 어떤 방법이든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지만, 돌려받기를 위한 베풂이 아닌 함께 나누고 싶은 한국인의 진실된 따듯한 마음임을 알기에 미소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실함으로 감사함을 전한다.

고향 집에 찾아온 가족을 보낼 때의 할머니 혹은 가족처럼 두 손을 꼭 잡고 건강과 미안함을 전하시는 한인 가족. 그분들이 함께 나누어주신 따듯한 마음으로 필자(배낭돌이)는 끝내 참았던 눈시울을 붉히고 말았다. 

서로의 건강을 기원하며 인사를 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한인 가족과 함께 나눈 뜻깊은 시간으로 낯선 땅에서의 외로움은 사라지고, 가슴 가득 따듯한 정으로 가득 찬다. 모두 건강하시죠? 꼭 다시 뵙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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