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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 후기/중국 실크로드 자전거 여행

도시의 재탄생, 사막 오아시스 마을 룬타이



타클라마칸 사막 북부 오아시스 마을 룬타이에서 즐기는 달콤한 휴식.


두 바퀴로 떠나는 실크로드 여행길. 중국 최대 규모 사막인 타클라마칸 사막 약 540km 횡단 구간을 무사히 통과하고, 사막 끝 식당에 들려 시원한 물과 음료, 간단한 식사로 배를 채우고 사막을 벗어나 사막 북부 최대 오아시스 마을 룬타이로 향한다.

사막 구간이 끝났다는 행복은 잠시. 머리 위에서 뜨거운 빛을 내리쬐던 태양이 조금씩 나의 시선과 정면으로 내려오고 있지만, 여전히 50도를 넘나드는 더위로 숨조차 쉬기 어렵다. 

사막 구간이 끝난 지점에서 오늘 목적지 룬타이 시내까지는 약 35km. 사막을 벗어난 만큼 쉽게 상점을 찾아볼 수 있는 도로를 상상하였지만 말 그대로 상상일 뿐 사막 모래 면적만 줄어들 뿐 상점을 볼 수 없는 것은 물론 주변 유전 개발 때문에 오히려 사막보다 더 뜨거운 열기와 매연으로 숨쉬기조차 쉽지 않다.

뜨거운 열과 매연을 내뿜는 수많은 개발현장. 과학의 발전으로 없어서는 안 되는 가스와 기름이지만 자전거 여행자에게 있어서는 폭발 시켜버리고 싶은 불필요한 요소임에 불과하다.  

도로 상태도 좋아졌지만 열기로 앞으로 나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 약 2~3시간이면 도착 할 수 있는 거리이지만 지친 체력과 매연으로 늦은 밤이 되어서야 목적지 룬타이에 도착 할 수 있었다.

<토막이야기> 타클라마칸 사막에는 2곳의 사막 횡단 코스가 있다. 사막 구간을 시작하는 호탄에서 필자(배낭돌이)는 동쪽 루트로 일부 동료는 서쪽 루트로 사막을 횡단했는데, 먼저 도착한 서쪽 루트 동행이 수박과 시원한 맥주 그리고 얼음물을 챙겨 룬타이 도착 20km 지점까지 마중을 나와주었다. 5일 만에 만나는 동료이기에 반갑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동료를 배려해 먹을 것을 챙겨 20km를 달려온 동행의 행동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찔끔 나왔다.

늦은 밤 도착한 오아시스 마을 룬타이. 지난 닷새 동안 비박과 텐트 생활을 한 터라 정비도 할 겸 체력도 보충할 겸 2일간 룬타이에서 머물기로 하고 괜찮은 시설로 숙소를 정하였다. 마치 과거에 살았던 사람인 듯 현대 문명이 조금은 어색한 상황. 수도꼭지를 틀면 따듯한 물은 물론 시원한 물까지 나오는 화장실과 침대는 물론 TV와 냉장고 거기에 에어컨까지 있는 이곳이 마냥 신기하고 행복할 뿐이다.

늦은 밤에 도착한 터라 정신이 없어,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룬타이의 첫날. 침대의 푹신함과 에어컨의 시원한 바람에 빠져 정오가 되어서야 침대를 벗어나 룬타이의 둘째 날을 시작한다.

즐길 수 있을 때 즐기라고 했던가? 사막에서의 닷새 동안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했지만 가장 지금 상황에 와 닿는 것이 있다면 바로 먹을 것 혹은 마실 것이 있을 때 먹으라는 것이었다.

사막 구간 동안 너무나 그리웠던 시원한 물과 음료. 이른 아침 비어있는 뱃속이지만 어젯밤 냉장고에 넣어둔 음료와 물을 꺼내 그동안 부족했던 수분을 배가 살살 아파져 올 정도로 가득 채운다.

어젯밤부터 음식을 먹지 않은 터라 차가운 물과 음료의 공격에 더욱 요동치는 뱃속. 푹신푹신한 침대에서 더 굴러다니고 싶지만, 음식을 넣어달라는 뱃속의 외침에 간단히 샤워하고 숙소를 빠져나와 룬타이를 살펴본다.

바로 옆에 중국 최대 규모 사막이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푸른 잎으로 가득한 룬타이. 거기에 중국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정리 정돈되어 있다. 절로 흥이 날 정도로 환경이 쾌적하다.

바람과 함께 실려오는 상쾌한 자연 향기에 바로 옆 사막이 있음에도 많은 나무가 심어있어 모래바람은커녕 푸른 잎 냄새가 가득한 이곳. 기대 이상의 오아시스 마을 풍경에 나는 물론 동행 모두 미소를 지으며 가벼운 발걸음을 이어나간다.

필자(배낭돌이) 여행 팁 : 실크로드 여정 중 대부분 여행자는 룬타이를 그냥 지나친다. 기차 혹은 버스를 이용하는 여행자라면 선택의 폭이 넓지 않지만, 차량을 빌려 여행을 하는 여행자라면 오아시스 마을 중 가장 쾌적한 룬타이를 꼭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 형 우리 탁구 시합해요 '
' 오 탁구대가 있네. 그래 탁구 한게임 하자 '

도심 한쪽에 운동 공간을 만들어 놓은 룬타이. 그 공간에 여러 대의 탁구대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놓아났는데, 탁구대가 나무가 아닌 철판으로 만들어져 다소 어색하긴 하지만 탁구를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가까운 상점에서 구매한 탁구라켓과 탁구공, 거기에 쉬고 있는 동료를 불러 동행을 불러 우리만의 룬타이 배 탁구 시합을 시작한다.

' 대학교 때 탁구 좀 했지. '
' 나도 탁구 좀 치는데…. 자신 있어? 내기하자 내기.'

언제나 그렇듯 모든 시합에서는 각자의 자신감과 허풍(?) 그리고 승부를 더욱 즐겁게 하는 승자의 혜택 즉 상을 준비한다. 

함께 자전거 외에는 처음으로 함께 하는 스포츠. 서로의 실력은 알 수 없지만, 자신을 아마추어 선수급으로 소개하는 동료의 자신감에 점심은 물론 저녁에 즐길 맥주와 양 꼬치 비용을 걸고 토너먼트를 시작한다.

' 어 이거 라켓이 이상한데 '

' 탁구대가 다르니까 실력이 안 나온다. '

게임 시작 전 탁구는 자신이 있다는 사람들. 말로만 들으면 TV에서만 보던 선수급 경기가 될 듯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저질 실력이 드러난다. 말과는 달리 초등학교 수준의 탁구 시합. 하지만 반드시 이기고자 하는 딱딱한 게임이 아닌 서로의 핑계에 박장대소 하며 지금 이 순간을 즐긴다.

자전거 여행 중 뜻하지 않았던 탁구 시합으로 원 없이 웃을 수 있었던 오늘 하루. 승패를 떠나 모두가 함께 웃으며 보낸 시간이기에 더욱 즐거운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다음 편에 계속 - 룬타이 거리 포장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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