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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 후기/중국 실크로드 자전거 여행

사막에서 만난 그림같은 아름다운 일몰.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만난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


두 바퀴로 돌아보는 실크로드 여행길. 타클라마칸 사막 남부 오아시스 마을 민펑을 지나 약 520km 사막구간을 지나 사막 북부 오아시스 마을 룬타이로 향한다. 꿈만 같았던 사막에서의 야영. 과학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사막 한가운데서 동료와 함께 진한 커피와 맥주를 나누어 마시며 꿈만 같은 하루를 마무리하고 사막 바람을 말동무 삼아 길고 긴 하루를 마무리한다.

사막 구간 출발 이후 맞이한 3일째 아침. 오늘도 어김없이 부지런히 일어나 오늘만 만날 수 있는 아침을 가슴 가득 담고 두 바퀴 여정을 이어 나간다.

길 시간은 아니지만 힘들고 두 번 다시 오지 않는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는 우리.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형제들처럼 이제는 서로의 표정만 보와도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알 수 있는 소중한 사람이 되어 버렸다. 출발 전에 앞서 동료와 함께 담은 한 장의사진.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힘든 여정임에도 서로에게 미소로 인사를 건네며 표정으로 서로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사막의 아침 기온은 41도. 계속 이어지는 무더위에 이제는 적응 할 만도 한데 여전히 머리 바로 위에서 내리쫴는 뜨거운 태양에 마음 같아서는 지나가는 차라도 붙잡고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 형 모래 폭풍 불고 있어요. 빨리 지나가야 할까요? 기다려야 할까요?'
' 글쎄 일단 지금 힘드니까 기다렸다가 가자. 언젠가는 지나가겠지'

시도 때도 없이 불어닥치는 모래 폭풍. 자칫 잘못해 폭풍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땀으로 범벅된 몸 구석구석을 치고 들어오는 모래로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방향을 가름할 수 없는 자연의 몸부림.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는지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녀석 덕에 잠시 자전거에서 내려 신비로운 자연의 모습을 구경하며 달콤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단지 조금 아쉬운 것이 있다면 그늘은 물론 더위를 이겨낼 수 있는 시원한 물은 없다.

사막 모래 폭풍을 피해 이어진 오늘의 일정. 이번 실크로드 여정을 준비하면서 사막 구간 중간에 휴게소가 있다는 것을 알고 오늘 점심은 식당에서 해결하기로 하고 점심을 미루며 달려왔는데 좀처럼 휴게소가 보이지 않는다.

전날과는 달리 앞에 휴게소가 있다는 것을 알아서일까? 비록 보이지는 않지만 꿈에 그리던 시원한 음료와 따듯한 밥을 먹을 수 있다는 나태함에 빠져 오히려 어제보다 더 힘든 라이딩을 이어간다. 그래도 상상만 해도 즐거워지는 지금 이 순간. 비록 몸과 마음은 지쳐가지만 계속 이어지는 달콤한 상상에 기분만은 스마일이다.

예상했던 시간보다 2시간이나 늦게 도착한 사막공로 휴게소. 중국 정부가 이곳 타클라마칸 사막 일부 지역을 유전 개발을 승인 하면서 중국 대기업이 타클라마칸 사막 북부와 일부 지역 개발이 시작 되었고, 사막공로를 지나 사막 남부로 가는 사람들을 위해 주유소 및 식당과 숙박시설을 갖춘 휴게실을 만들어 놓았다.

이 소식에 발 빠른 중국 상인들이 몰려들어 규모가 제법 되는 사막 휴게소. 3일 만에 현대 문명으로 돌아온 만큼 최고의 식당에서 맛있는 한 끼의 식사를 해결하고자, 주변 상점을 돌아 가장 시원한 곳으로 정해 자리를 잡고 현대 문명의 달콤함에 빠져든다.

화물차 및 유류차 기사들이 대부분 이용해서 그런지 서비스는 절대 기대할 수 없는 식당. 이방인의 관심에 말조차 섞으려 않는 직원들과 사람들로 조금은 불편한 시간을 보내는데 마침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집중하며 보고 있는 중국 드라마에서 낯선 인물이 시야에 들어온다.

언제부터인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중국 진출 후 중국 전국으로 인기몰이하고 있는 한국 여배우(?) 장나라양. 마침 주인공으로 나온 드라마가 나오고 있어 한국 사람이라는 주제 하나로 조금은 어색한 분위기를 전환한다. 중국에서 인기가 좋은 것은 알고 있었지만 다른 곳도 아닌 사막 한가운데서 장나라와 같은 한국 사람이라는 이유로 경계를 푸는 중국 사람들. 한류 아니 장나라양 덕분에 다소 불편했던 시간은 이내 사라지고 함께 한국과 장나라양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맛있는 식사와 중국 사람들과의 즐거운 대화에 이어 쉬지 않고 들이킨 얼음물과 각종 음료. 언제 다시 이 순간을 만나게 될지 모르기에 최선을 다해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며 꿀맛 같은 달콤한 시간을 흘려 과거로 보낸다. 

지금의 달콤함 순간에 빠져 있으면 앞으로의 일정이 더욱 힘들어지는 것이 자전거 여행. 조금 더 쉬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오늘 이동해야 하는 거리가 있기에 서둘러 짐을 챙겨 자전거에 몸을 실고 북쪽으로 향한다.

장나라양 자랑으로 예상보다 늦어진 출발. 어느새 사막 한쪽으로 하루를 끝을 알리는 일몰이 시작된다.

사막 모래 지평선 아래로 조금씩 몸을 숨 쉬는 오늘의 태양. 언제나 그렇듯 조금씩 강한 기운을 잃어 가는 태양은 마지막까지 자신을 과시하듯 주변을 붉게 물들이며 남은 열기를 내뱉는다.

이에 질세라 하루 반나절 태양에게 받은 뜨거운 열기를 내뱉는 사막 모래. 덕분에 해가 중천에 떠 있는 정오보다 뜨거운 열기가 강하게 느껴지지만 이를 저지하는 어둠과 바람의 협공으로 기분 좋은 사막에서의 일몰을 즐긴다

넓은 자연 앞에서는 너무나 작은 존재. 한참 동안을 저 멀리 지평선 아래로 고개를 숙이는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다. 뒤도 돌아볼 여유 없이 앞만 보며 달려온 지난 시간. 과연 나는 무엇을 위해 오로지 앞만 보며 달려왔을까?

자연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나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쓴 미소를 지을 뿐이다. (다음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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