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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 후기/중국 실크로드 자전거 여행

맛은 최고였지만, 최악이었던 여행지 식당

 

눈 감으면 코 베어 간다. 우루무치 식당 직원의 어이없는 행동.



상하이에서 출발하여 꼬박 47시간 달려 도착한 위구르(신장) 자치구의 중심 우루무치. 중국 서북방에 자리 잡고 있는 이곳 우루무치는 중앙아시아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지역으로 비록 중국에 속해있지만, 외모는 물론 종교와 음식 등 모든 것이 다른 지역이다.

출발한 상하이와 위도상으로 약 2시간 시차가 적용되어야 하는 우루무치. 하지만 중국 전 지역을 베이징 표준시각으로 적용을 하기 때문에 우루무치에 도착한 저녁 8시에도 뜨거운 열기와 빛으로 가득하다. (참고 : 우루무치는 우리나라보다 약 3시간이 느리지만, 베이징 표준시각을 적용하기 때문에 한국시각보다 1시간 느린 시각을 적용한다.)


기차역 바로 옆 숙소를 정하고 짐을 내려놓고 맛있는 저녁 식사를 위해 바자르(시장)으로 가는 길. 처음 우루무치를 방문했던 5년 전보다 한족(중국인)들이 많이 보이지만 아직 위구르 인들의 삶이 고스란히 묻어 있어 중국이 아닌 중앙아시아 국가에 온 듯한 느낌은 여전한다.

중앙아시아를 넘어 몽골 고원(돌궐족 지역)까지 활약한 강한 민족 투르크계(系 - 현재의 위구르인). 비록 지금은 중국에 속해 살고 있지만, 자신들의 문화를 지키며 옛 모습 그대로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우루무치 음식들



바자르(시장)과 가까워질수록 거리 필자(배낭돌이)의 시선을 잡아당기는 위구르 음식들. 양고기와 밀가루를 주식으로 먹는 이 지역에서는 동서양의 문화가 만나 화덕에서 빵을 굽거나, 매운 소스 등을 이용하는 등 동서양 상관없이 누구의 입맛에도 잘 맞는 음식을 자랑한다.

(위 사진) 밀가루 안에 양고기를 넣고 화덕에서 구운 카오 빠오즈. 바삭하게 구워져 씹는 맛은 물론 양고기의 육즙이 그대로 담겨 있어 한 끼의 식사로는 물론 비상식량으로도 부족함이 없다. 가격은 1개당 0.5위안. 저렴한 가격에 한번 놀래고 맛에 두 번 놀랜다.


다음으로 위그루 지역에서 놓칠 수 없는 필수 먹거리 낭. 서양 피자 모양을 한 밀가루 빵인 낭은 화덕에서 구워 그 위에 깨 혹은 견과류 등을 올려 그 맛이 기가 막히다.

기름기가 많은 양고기와 찰떡궁합을 이루는 낭은 밀가루 반죽에 위구르인들의 특별한 향신료가 들어가 피자 못지않게 담백하고 씹는 맛이 좋아 누구에게도 인기가 좋은 위구르인들의 오랜 전통 음식 중 하나이다.


밀가루 음식과 양고기도 유명하지만, 무엇보다 이 지역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것이 있다면 바로 과일이다. 중국 전국에서도 과일과 말린 과일은 위구르인들이 꽉 잡고 있을 정도로 맛이 기가 막히다.

다른 지역에 비해 다소 건조한 날씨이지만 신장 지역 한쪽을 버티고 서 있는 텐산 산맥의 만년설에서 녹아내린 물과 연중 150mm가 넘는 강수량으로 물이 풍부하고 많은 일조량으로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당도와 맛을 자랑한다.


바자르(시장)에 도착하기 전에 한 보따리 간식거리를 구매할 정도로 다양한 먹거리가 있는 우루무치. 거리 곳곳에서 유혹하는 녀석들을 지나쳐 목적지인 이교도 바자르(시장)로 향한다.

우루무치에 있는 큰 규모의 3개의 시장 중 기차역과 멀지 않고 거리가 넓어 많은 여행자가 찾는 이도교 바자르. 중앙 아시아 국가와 터키에서 볼 수 있는 건물들로 가득 한 이곳에서는 비싼 캐시미어 제품과 실크 스카프, 전통 악기 등 다양한 상점을 만날 수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 배부터 채우자~ 


바자르(시장) 건물 가득 다양한 볼거리가 있지만 아무리 재미있는 일이라도 배가 불러야 흥이 나는 법. 우선 우루무치에서 전통 맛으로 유명하다는 식당에서 저녁을 해결하기로 하고 식당으로 향한다.

입구 한쪽에서 양고기를 꿔서 숯불에 굽고 있는 우루무치 식당. 먼저 두툼한 양고기에 놀라고, 한점도 태우지 않고 꼬치를 뒤집으며 특유의 향신료로 맛을 더하는 직원의 모습에 침을 꿀꺽 삼키며 서둘러 식당 내부로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한 손으로는 들지 못할 정도의 큰 메뉴판에 빼곡히 적힌 다양한 메뉴. 그중 직원이 추천하는 식당에서 가장 자신 있다는 메뉴로 넉넉하게 주문한다.

가장 먼저 나온 양고기 요리. 어떻게 특유의 양고기 냄새를 잡았는지 알 수 없지만 겉은 수육을 한 듯 부드럽고 겉은 바싹하여 맛이 일품이다. 살과 기름의 적절한 조화로 느끼하지도 않고 담백한 요리. 무엇보다 씹는 맛이 좋아 추천해준 직원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지켜 세우며 요리의 만족도와 고마움을 전달한다.


양고기 요리 다음으로 나온 양 꼬치. 중국 전 지역에서도 위구르인들의 양 꼬치를 가장 으뜸으로 칠 정도로 적당한 크기와 두께 그리고 양 냄새를 없애고 맛을 더하는 향신료가 적당히 들어가 있어 중국인들도 이곳 양 꼬치를 최고로 뽑는다.

이곳으로 오는 내내 가장 기대했던 음식 중 하나인 신장 양 꼬치. 오는 길에 미리 산 낭과 시원한 맥주를 곁들여 양 꼬치를 먹는 순간 2일간의 기차 여행으로 쌓인 피로는 한방에 사라지고, 절로 나오는 감탄사와 웃음으로 미친 사람인 마냥 바보 미소를 지을 뿐이다.

신뢰를 저버린 직원의 어이없는 행동


그 외에도 양고기가 들어간 만두와 매운 소스로 채소를 볶은 요리, 양고기를 넣은 볶음밥 등 다양한 음식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감탄사를 연발하여 접시를 비운다.

약 1시간의 맛있는 식사 시간을 마무리하고 엄지손가락을 지켜 세우며 나오는 길. 계산하기 위해 계산대에 들렸는데 함께 저녁 식사를 한 우무루치 거주 중인 한인이 생각보다 요금이 많이 나왔다며 주문을 받은 직원을 불러 계산서를 확인한다.

'이거 시키지도 않았는데 왜 여기 적혀있어? 이건 나온 음식도 아닌데? '

이유를 들어보니 정신없이 음식을 먹고 있는 우리 테이블에 시키지도 않았던 음식을 갖다 주었고, 심지어 나오지도 않은 음식을 적어 놓아 150위안(약 27,000원)이 추가로 나왔다고 한다. 메뉴판을 펼쳐놓고 주문한 음식과 가격을 비교하니 실수라고 하기에는 너무 의도적으로 보이는 상황. 여행 중 가끔 겪는 상황이지만 모두를 감탄시킬 정도의 최고의 맛을 선물한 식당에서 마지막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져 좋았던 기분이 한순간에 불쾌함으로 변한다.


'헷갈렸네. 알았어. 이거 이거 빼고 계산할게'

실수를 한 건인지 아니면 고의적으로 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한 마디로 상황을 정리하려는 직원의 태도에 더욱 화가 나는 상황. 하지만 맛있게 먹었고, 여행의 시작점인 만큼 좋게 마무리하고 식당을 나와 시장으로 향하는데 기분이 썩 좋지 않다.

맛은 최고였지만, 직원의 말도 안 되는 행동으로 최악의 식당으로 기억되는 우루무치 식당. 좋게 생각하기로 하고 발걸음을 재촉해 보지만 따끔하게 이야기하지 못한(맛보다 중요한 것이 신뢰와 정직이라는 것) 아쉬움에 몇 번이고 뒤를 돌아 가게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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