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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 후기/중국 실크로드 자전거 여행

주어진 시간은 6분, 달려야 살 수 있다.

 

중국 기차 여행의 재미, 정차역에서 맛있는 간식을 구하라. 



상하이에서 우루무치로 향하는 T52열차. 출발지인 상하이에서 저녁 20시 40분에 출발하여 꼬박 47시간을 달려 중국의 서쪽 우루무치에 도착하는 장거리 열차인 만큼 긴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는 몇 권의 책과 음악 그리고 배고픔과 심심함을 달랠 수 있는 간식거리는 빠질수 없는 필수 아이템이다. 


우루무치행 열차 탑승 전 마트에 들려 장을 본 필자(배낭돌이). 중국 여행 시 즐겨 먹던 음료와 옥수수가 들어간 소시지, 빵과 라면 등 47시간 동안 나의 입을 심심하지 않게 해줄 다양한 간식거리를 준비하였다.

'너무 양이 많은 것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먹거리를 준비한 필자(배낭돌이). 하지만 일상과는 달리 24시간 기차 내에서 생활하므로 지루함을 없애기 위해, 때로는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며 수시로 간식을 먹었고 결국 많지 않을까 생각했던 먹거리가 하루도 가지 않아 금방 동이 나버렸다.


먹거리가 떨어진 기차 이용자를 위해 중국 기차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기차 칸을 왔다 갔다 하며 다양한 간식을 판매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대부분 외국인 입맛에는 잘 맞지 않는 중국인이 좋아하는 간식(제품) 위주이며, 무엇보다 상점에 약 2~4배 정도 비싼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어 여행자는 이용(도전)하기가 쉽지 않다.

반값에 구매한 도시락은 맛도 반값(?)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찾은 기차 식당. 오전 7시부터 밤늦게까지 바로 만든 음식을 먹을 수 있어 기차 이용자에게 인기가 좋다. (기차 식당은 식성이 다양한 중국 사람을 위해 각 지방 음식도 특별 주문이 가능하다. 가격은 다른 식당보다 약 2~3배 정도 비싸지만, 기차에서 먹는 따듯한 식사 한 끼는 꽤 괜찮은 식사가 아닐 수 없다.)

식사 시간이 아님에도 식당을 가득 메운 사람들. 직원이 다가와 10분만 기다려 달라며 양해를 구하지만, 배낭과 자전거를 칸에 그대로 두고 온 터라 오래 기다릴 수 없어 발걸음을 돌린다.


10분을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아쉬움을 표정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필자(배낭돌이)를 불러 세우는 직원.

' 점심때 팔았던 도시락이 있는데 10위안(반값)에 살래? '

하루에 3번 식사 시간마다 기차 내부에서 만든 도시락을 판매하는 장거리 기차에서 점심때 팔다 남은 도시락이 있다며 반값에 가져가라며 나를 부른 것이다.

배가 고프지만, 자리가 없어 발걸음을 돌리는 여행자의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아니면 처분하려고 하는 건지 알 수 없지만, 쌀밥이 그리웠던 터라 고민하지 않고 구매해 자리로 돌아와 도시락을 열어본다.

고기와 채소, 달걀과 밥으로 채워진 도시락. 하지만 아쉽게도 점심시간이 3시간이나 지난 터라 밥은 물론 반찬이 식어 반도 먹지 못하고 도시락을 덮는다.

주어진 시간은 6분. 먹거리를 구하라.


' 10분 뒤 천수(天水)역에 도착합니다. 천수(天水)역에서는 6분간 정차합니다.'

식은 도시락으로 아쉬워는 나에게 들려오는 희망의 메시지. 중국 기차역에는 상시 대기 중인 상점이 있어 기차 정차 시 따듯한 음식은 물론 다양한 간식거리를 살 수 있기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기차 속도가 조금씩 줄면서 창 밖으로 보이는 상점들. 6분이라는 다소 짧은 정차 시간이지만 따듯한 음식과 간식거리를 구매하기 위해 문이 열리자마자 빠르게 기차에서 내린다.


이동식 상점을 운영하는 기차역 상인들. 잠시 정차하는 기차 앞으로 하루에 몇 번씩 자리를 옮겨가며 기차 이용자에게 따듯한 음식과 다양한 간식거리는 물론 지역 특산품과 즉석에서 만들어 주는 요리까지 팔고 있어 인기가 좋다.

' 만두랑 옥수수,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김이 나는 음식과 꼬치…….'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지만, 성공적인 간식 구매를 위해 어떤 상점에서 무엇을 판매하는지 살피며, 아직 사람이 많이 모이지 않은 상점에서 음료와 과자 등 1차 간식을 구매하고, 다시 열차로 돌아오는 길에 미리 점 찍어 놓은 음식을 구매한다.

성공적인 6분. 다양한 맛을 즐기다.


한 봉지 가득 간식으로 채우고 돌아오는 길. 정차하는 6분 동안 많은 간식을 사기 위해 급하게 내리면서, 표를 챙기지 못해 승무원과 작은 마찰이 있었지만, 성공이라 말할 수 있을 만큼 원하는 간식거리를 한가득 사는 데 성공했다.

'무엇을 먼저 먹을까?'

자리가 없어 식당에서 돌아와 식은 도시락을 먹을 때와는 달리 즐거운 고민에 빠진 행복한 시간. 봉지를 열어 아직도 뜨거운 김이 올라오는 삶은 옥수수를 꺼내 먹으며 사온 간식을 테이블에 풀어놓는다.


기차에서 맛있는 라면을 선물한 중국 아이(관련글 : 만원 지폐 본 중국 아이의 재미있는 행동.)와 함께 먹으려 사온 옥수수빵(?). 정확한 이름은 알 수 없지만, 서안에서부터 란저우까지 자주 볼 수 있는 음식 중 하나이다.

옥수수 가루를 반죽하여 양파 혹은 채소를 넣고 뜨거운 팬에 구운 다음 뜨거운 김으로 보온을 유지하는 옥수수빵은 다소 심심한 맛이지만, 가격 대비 크기가 무척 크고, 씹는 맛이 좋아 주변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주전부리로 부족함이 없다.


옥수수빵 다음으로 기차에서 사람들과 나누어 먹기 위해 사온 낭(馕). 얼핏 보면 피자같이 생긴 낭은 화덕에서 구운 빵으로 우루무치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위그루 인들의 주식이다.

부드럽고 심심한 옥수수빵과는 달리 딱딱하고 씹을수록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있는 낭. 지금은 교통의 발달로 중국 어디서도 맛 볼 수 있는 빵이 되었지만. 위그루인들의 살고 있는 우루무치 행 열차에서 먹는거라 그런지 더욱 맛이 좋다.


그 외에도 뜨거운 김이 나는 만두와 혀에 전기가 올 정도로 매운 국수, 거기에 과자와 음료를 주변 사람들과 나누어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장시간 이동 노선(열차)이 사라진 한국에서는 이제는 찾아볼 수 없는 풍경이지만 장거리 기차가 있는 중국에서는 아직 즐길 수 있는 기차여행의 또 다른 재미. 우루무치로 가는 열차에서 몇 번의 긴박한 상황(?)을 경험한 즐거운 추억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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