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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 후기/중국 실크로드 자전거 여행

만년 눈으로 덮인 산 Vs 사막 모래로 덮인 산

 

KKH, 카라쿨 호수를 지나 타쉬쿠르간으로 가는 길 .



중국과 파키스탄을 연결하는 카라코람 하이웨이(KKH)는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파미르 고원을 넘어, 신라 혜초가 죽은 이의 뼈를 이정표 삼아 넘었다는 쿤제랍 패스를 지나는 세상에서 가장 높고 위험한 도로이며 또한 가장 아름다운 길이기도 하다.

신장의 카슈가르에서 시작하여 파키스탄의 아보타바드까지 이어지는 1,200KM의 하늘길. 필자(배낭돌이)는 실크로드 자전거 여행 전 카라코람 하이웨이(KKH) 일부 구간(캬슈가르 - 파키스탄 소소트)을 돌아보기 위해 카슈가르에서 버스를 이용 쿤제랍 패스가 시작 되는 타쉬쿠르간으로 향한다.


상점에서 간단하게 배를 채우고 타쉬쿠르간으로 가는 길. 하나 둘 건물이 사라지고 버스 양 창문으로 고봉과 만년설이 만든 파미르 고원의 계곡이 보이기 시작한다. 한참을 창밖의 풍경에 넋을 잃고 있을 때 고음을 내며 잘 달리던 버스가 천천히 속도를 줄이더니 이내 멈추어 버린다.

' 모두 내려서 신분증 검사 맡아 '

중국과 파키스탄 국경으로 가는 도로인 만큼 밀수와 총기거래 등이 빈번해 이를 단속하기 위해 중국 군대가 주둔지역인 개즈에 설치한 검문소. 이곳을 지나가는 모든 사람은 모두 차에서 내려 신분증 혹은 여권, 단체 여행팀은 여행 허가서를 제출해야 지나갈 수 있다.

쿤룬 산맥의 최고봉 쿤구르산


개즈 검문소를 지나 본격적으로 시작 되는 카라코람 하이웨이(KKH). 해발 약 1,700m에서 카라쿨 호수(해발 3,500m)까지 계속 오르막이 이어지면서 높게만 보이던 만년설로 덮인 고봉 정상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

가장 먼저 여행자에게 흰 얼굴을 비추며 인사를 건네는 쿤구르 산[Qungur - 궁거얼(公格爾)]. 티베트 북쪽에서 시작되는 쿤룬 산맥의 최고봉으로 티베트를 좋아하는 나이기에 무척이나 반가운 산이 아닐 수 없다.


아쉽게도 가장 높은 봉우리는 구름에 덮여 보이지 않지만, 대신 바로 옆 만년설로 뒤덮인 봉우리가 선명하게 보여 버스 운전기사에게 부탁해 잠시 차를 세우고, 서둘러 내려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추운 날씨로 많은 설산을 만날 수 있는 티베트와는 달리 사막과 근접해 다소 어색한 풍경. 하지만 흙과 경계를 이룬 그림 같은 풍경에 한참을 넋을 잃고 바라본다.


사진을 찍는 여행자를 기다려주는 많은 사람을 오래 기다리게 할 수 없어 아쉬움을 달래고 버스에 올라 출발하는데, 다행히 내가 앉은 방향으로 고봉이 있어, 창문을 열어 자연 바람을 맞으며 고봉들을 향해 인사를 건넨다. (추천 좌석: 왼쪽 창문 석 (기사 뒤))

구름도 잠시 쉬었다 가는 높은 곳. 무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흙과 경계는 만들고, 오랜 시간을 머무르는 것도 신기하지만, 그림 같은 풍경에 절로 탄성만 나올 뿐이다.

왼쪽은 만년설, 오른쪽은 사막 모래.


만년설에 취해 한참 오르막길을 오르는데 창문 양쪽으로 제법 규모가 되어 보이는 물줄기가 나타난다. 일부 사람들은 이곳이 아름다운 호수 카라쿨 호수라 이야기하지만, 이 물줄기는 카라쿨 호수와 연결이 된 강줄기로 그 길이가 엄청나다.

무엇보다 재미있고 신기한 것은 강줄기를 가운데 두고 왼쪽으로는 만년설이 뒤덮인 고봉이 반대쪽 오른쪽에는 눈이 아닌 모래로 뒤덮인 고봉이 마주 보고 있다.


왼쪽에 있는 만년설 혹은 만년 빙하가 덮여 있는 고봉과는 너무 대조적인 모습. 멀지 않은 곳에 규모가 큰 타클라마칸 사막이 있지만, 마치 인위적으로 모래를 갖다 놓은 듯한 모습이 보면 볼수록 신기할 뿐이다.

하얀 눈이 아닌 노란 눈을 뿌려 놓은 듯한 낯선 풍경. 처음에는 다소 당황했지만 계속 보고 있으니 반대쪽의 흰 고봉 못지않은 아름다움과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모래로 덮인 고봉의 반대쪽으로 자리 잡고 있는 만년 빙하가 덮고 있는 고봉. 버스의 양 창문으로 양쪽의 고봉을 번갈아 보며 어떤 봉우리가 더 매력적인가 순위를 정해보려 하지만 각자의 매력이 있어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그림같은 풍경을 만날 수 있는 카라쿨 호수.


처음 이 길을 왔던 옛 기억으로는 모래 산이 나오고 한참을 비포장도로를 달려야 나왔던 카라쿨 호수(해발 3600m)가 포장도로가 생겨 얼마 가지 않아 그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카라코람 하이웨이(KKH) 구간에서 아름다운 호수로 손꼽히는 카라쿨 호수. 그 뒤로 얼음 산의 아버지가 불리는 무스타거산이 위치해 있어 그림 같은 풍경을 자랑한다.


구름이 많아 아쉽게도 무스타거산 최고봉인 아타봉을 볼 수 없지만, 만년빙하에서 흘러내린 물이 만든 그림 같은 호수 풍경에 절로 탄성을 터져 나온다.

' 5분간 쉬었다가 가자 '

다른 승객들에게 미안해 쉬었다 가자는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는 여행자의 마음을 알아챘는지, 기사님의 먼저 쉬었다가 가자며 호수와 무스타거산이 잘 보이는 도로 한쪽에 차를 세우고 5분이라는 귀한 시간을 선물한다.

그림 같은 풍경을 즐기기에는 다소 부족한 시간. 하지만 여행자를 위해 많은 사람이 귀한 시간을 내어준 만큼, 서둘러 호수가 잘 보이는 한쪽에 앉아 눈과 마음 그리고 카메라로 그림 같은 풍경을 가득 담는다.


여러 사람의 배려로 그 어떤 시간보다 즐거운 시간을 보낸 필자(배낭돌이). 버스의 종착점인 타쉬쿠르간으로 다시 출발하는 버스 안에서 마음에 담은 풍경을 떠올리며 나 홀로 미소 짓는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을 만날 수 있어 신기하면서도 행복한 시간. 하지만 무엇보다 다른 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배려해주는 사람들이 있어 더욱 즐거운 시간이 아닐 수 없다. 버스 앞 창문으로 보이는 그림 같은 풍경에 앞으로 또 어떤 사람들을 만날지 또 어떤 그림 같은 풍경을 만나게 될지 상상 하며 타쉬쿠르간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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