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21 13:06

바람으로 세상 모든 이에게 전하는 티베트 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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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 나를 매료시킨 티베트 다섯 가지 빛깔. 오색 룽타(風馬)

  

오랜만에 뜨거운 물 속에 몸을 담갔더니 그간의 피로가 싹 가신 듯 발걸음이 무척 가볍다. (이전 여행기 :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티베트 온천). 온천지를 떠나 서티베트를 살펴보기 위해 또 다른 명소 마나사로바 호수(4,583m)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마음 같아서는 바로 호수로 달려가고 싶지만 높은 곳에서 호수를 볼 수 있는 곳이 있다는 말에 잠시 들리기로 하고 호수 근처 작은 마을에 차량을 세웠다. 마나사로바 호수를 찾는 순례자로 이전에 없었던 작은 마을이 생겨난 이곳. 한쪽 봉우리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중간에서 바람에 휘날리는 오색 룽타(風馬)가 나의 발걸음을 멈춰 세운다.

티베트 지역은 물론 인근 나라인 인도와 네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색 룽타(風馬)는 불경과 바람을 가로질러 달리는 말(馬)과 세상의 5가지 주요 요소 그리고 방향인 오방(五方)이 각각의 천에 담겨 있다.

순례자가 지나가는 길목은 물론 바람이 잘 부는 곳에 오색 룽타를 끈으로 엮어 만든 타르쵸(다르촉)를 걸어 바람에 불경을 세상에 전한다고 믿는 티베트인들에게 있어 룽타는 또 하나의 경전이요 부처의 가르침이다.


황색 : 중앙, 대지, 황토, 태양

호수를 바라보고 입을 벌리고 외치는 야크. 머리 위에 엮어 놓은 룽타는 바람에 휘날리며 세상에 불경을 전하고 티베트 인들의 염원을 하늘에 전한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모든 것을 주는 야크처럼, 아무 조건 없이 인간에게 모든 것을 주는 대지와 태양처럼, 티베트인들은 자기 자신이 아닌 세상의 모든 생명체의 행복을 위해 평생 기도하며 부처의 삶을 살아간다.


홍색 : 서쪽(西方), 서방(아미타불(阿彌陀佛)이 계신 서방 극락), 불

부처의 가르침 그대로 평생을 살아가는 사람들. 현대 인들에 비해 물질적 행복은 부족할지 몰라도 정신적 행복만큼은 누구보다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넘쳐난다. 다른 이들을 배려하고, 자신이 아닌 다를 이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들. 어쩌면 이 세상은 티베트인들처럼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행복한 것은 아닐까?

서방 극락에 계신 아미타불을 그리워하며 룽타를 통해 염원을 전하는 사람들. 그들의 삶은 홍색처럼 언제나 붉게 타오르고 있다.


청색 : 남쪽(南方), 남방불교(동남 아시아 여러 나라의 불교), 하늘

캔버스에 파란 물감을 흘린 듯 온통 파란 물결인 티베트 하늘을 보고 있으면 입안에서 절로 탄성이 터져 나온다. 저 멀리서 물어오는 바람에 휘날리는 룽타.

문득 하늘과 룽타는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절친이 아닐지에 대한 생각이 든다. 언제 보아도 기분이 좋아지는 파란하늘. 티베트에서 만나는 파란 빛깔은 그야말로 하늘의 색이 아닐 수 없다.


녹색 : 북방(北方), 물, 땅 위의 푸른 생명체

머리 위 파란 하늘이 있다면 발 아래에는 땅을 뚫고 올라와 삶을 살아가는 녹색 생명체들이 있다. 하늘을 보며 미소짓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는 땅 위의 녹색 식물은 인간에게 때로는 의(衣)가 되고 때로는 식(食)이 되며 때로는 주(住)가 된다.

물이 흘러 풀이 자라고, 풀 사이에서 꽃이 피어나듯 티베트인들은 모두가 행복하는 세상으로 돌아가길 염원한다
.


흰색 : 동방(東方), 흰구름, 바람

파란 하늘을 수 놓은 듯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하얀 구름. 마치 캔버스에 붓칠하듯 하늘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닌다. 눈으로는 보이지만 잡히지 않는 흰 구름. 수분을 가득 움켜지고 가끔 풀어주어 세상의 균형을 맞추어준다.

룽타를 통해 부처와의 소통과 세상을 향해 불교를 전파하고 싶어하는 티베트인들을 위해 구름은 바람을 보내 그들의 염원을 세상 구석구석 전한다.


바람에 휘 날리는 티베트 다섯 가지 빛깔 룽타(風馬) 티베트인들에게 있어 룽타는 부처와 소통하는 창이요, 세상의 모든 이들의 행복을 기원하는 그들의 삶의 일부이다.

힘든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찾아 떠나온 여행. 그 여행의 끝이 가까우면 가까워질수록 내 가슴엔 많은 빛깔로 추억과 그리움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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