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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여행 후기/서티벳 오프로드 여행

구름이 머물다 가는 히말라야 마을 장무(樟木)

 

 

히말라야 산맥 중간에 있는 작은 국경마을 장무.



라싸에서 출발하여 서티베트를 지나 여행의 종착점인 네팔 카트만두로 가는 길. 히말라야 산맥을 관통하는 우정공로 길을 따라 해발 약 2,200m를 내려와 티베트 국경 도시인 장무(樟木)에 도착하였다.

구름도 쉬어다 갈 정도로 히말라야 산맥 깊숙한 곳에 있는 티베트 국경 마을 장무. 생각만 해도 행복해지는 꿈만 같은 서티베트 여행을 마무리한다.


언제나 그렇듯 국경과 가까운 마을에 도착하면 다른 나라로 향하는 설렘으로 가득 찬다.

'어떤 여행이 시작될까?'

앞으로의 여행을 상상하며 행복 에너지를 충전하는 이 시간.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행복 바이러스가 나를 미소 짓게 만든다. 무엇보다 다른 국경과 달리 히말라야 산맥 중간에 자리잡고 있어 더욱 행복한 공간. 특히 어디서도 히말라야의 푸른 가슴을 볼 수 있어 더욱 기분이 좋다.


' 어떻게 이런 곳에 마을을 만들었을까? ' 의구심이 들 정도로 험난한 산세를 자랑하는 히말라야 산 중턱에 있는 티베트 국경 마을 장무는 네팔 국경 마을인 코다리와 마주 보고 있는 작은 마을이다.

티베트라고 보기에는 모든 것이 다른 이곳 장무는 네팔의 영향을 받아 알록달록한 건물들을 만날 수 있다. 티베트와는 달리 힌두교를 믿는 네팔. 하지만 이곳에서만큼은 종교를 떠나 양쪽의 문화를 전하고, 이해하며 함께 나누며 사는 공간임이 틀림없다.



아쉽게도 중국 군대가 주둔하고 있는 티베트 마을. 우정공로가 완성되면서 네팔과 인도와의 무역이 활발해지면서 많은 중국인은 티베트의 끝자락인 이곳까지 이주와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만들어 살아가고 있다.

바람에 날리는 타르쵸(오색 깃발)만이 티베트인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할 뿐 대부분 한족(중국인)들과 국경을 넘어온 네팔 그리고 인도인 그리고 잠시 이곳을 지나쳐가는 여행자(이방인)들로 가득하다.


숙소를 찾아 길을 따라 내려가는 길. 유독 익숙한 외형의 자동차가 눈에 띈다. 혹시나 한국 자동차가 아닐까 생각했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 국민 경차로 불리는 마티즈와 거의 흡사한 외형을 가진 중국 자동차 QQ이다.

어떻게 된 것인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국민 경차인 마티즈와 거의 똑같은 자동차인 QQ를 중국 자동차 업체에서 출시하였고, 중국에서도 한국 못지않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중국 어디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자동차. 하지만 다른 곳도 아닌 중국이 강제로 점령하고 있는 티베트 가장 끝 마을인 장무에서 보게 되니 기분이 썩 좋지 않다.


' 빠라랑 빠랑~ '

재미있는 경적 소리를 내며 좁은 길을 비집고 들어오고 있는 대형차. 인도와 네팔 그리고 일부 중앙아시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TATA 트럭으로 생김새는 물론 화려한 빛깔이 모두의 시선을 끌어당긴다.

어디서부터 왔는지 알 수 없지만, 중국 자동차에 비해 깔끔한 외형과 화려한 빛깔로 꾸며진 TATA 트럭을 보고 있으니 국경 마을이라는 것이 실감이 난다.


거리를 가득 메운 많은 상점. 네팔과 가까운 곳에 있는 국경 마을이라 그런지 티베트 다른 상점들과는 달리 여러 물건이 넘쳐난다.

'무엇을 팔고 있을까?'

이방인의 호기심에 살 물건은 없지만, 상점을 살펴보고자 도로 한쪽 여러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가게 안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곳이 티베트 마을이 맞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까운 네팔과 인도 심지어 동남아와 미국 물건까지 진열되어 있어 작은 상점. 작은 규모에 비해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물건들이 준비되어 있어 더욱 나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거는 뭐하는 물건이에요?'

'나도 잘 모르겠어.'

여러 제품을 구경하던 중 무슨 용도인지 알 수 없는 사람 얼굴이 그려진 제품을 들고 주인장에게 무슨 용도로 사용하는 물건인지 물어보니 자신도 무엇을 할 때 쓰는 물건인지 모른다며 고개를 갸우뚱한다. 절로 웃음이 나오는 상황. 손님의 질문에 모른다고 대답한 주인장과 호기심으로 가득한 필자(배낭돌이)는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크게 소리 내 웃는다.


여러 제품 중 가장 인기가 좋은 제품들이라며 한쪽 코너를 가리키는 주인장. 앞에 다가가 살펴보니 네팔에서 자주 보던 녀석들로 가득하다.

네팔 곡물은 물론 의자와 음료 심지어 껌과 종이 그리고 네팔 돈까지 판매(환전)하고 있는 티베트 상점. 한참을 주인장과 제품에 관해 이야기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가게를 빠져나와 숙소로 가는 길. 건물 한쪽으로 마니차기 눈에 띈다. (마니차는 불교의 삶을 사는 티베트인들에게 불경이 적힌 마니차는 돌리는 것만으로 불교의 가르침을 배울 수 있는 삶의 일부이다.)

불교 사원이었는지 마니차를 걸어놓고, 건물 위에는 종파 동상을 세워났음에도 안으로 향하는 문이 굳게 닫혀있다. 문을 닫은 지 오래되었는지 입구 앞쪽으로 도로 자재가 널브러져 있다. 문을 닫은 정확한 연유를 알 수 없지만, 굳게 닫힌 문을 바라보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한숨이 새어나온다.



사람의 발길이 닿기 어려웠던 이곳은 과학의 발전으로 많은 사람이 머무는 도시로 변화되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중국의 무력에 소수민족으로 살아가는 티베트인들. 어쩌면 히말라야도 이들처럼 인간의 무력 앞에 힘든 삶을 영위하는 것이 아닐까?

구름도 머물다 가는 티베트 작은 마을. 잠시 이곳을 지나가는 이방인인 나에게는 행복한 공간이지만 한편으로는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 공간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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