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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 후기/중국 실크로드 자전거 여행

넋을 잃게 한 파키스탄의 그림 같은 자연 풍경.


 

파키스탄 국경 마을 소스트에서 그림 같은 풍경을 가슴에 새기다.



마을 사람들 모두를 형제라 칭하는 파키스탄 소스트 마을 사람들. 왜 그들이 여행자는 물론 모든이를 형제라고 칭하는지 알 수 없지만, 이곳이 낯선 이방인에게 보내는 관심과 인사는 부족함 없는 반가움이자 즐거움이다.

국경을 넘는 국제버스 예약은 필수.


장을 보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생각해보니 다시 중국으로 타고 가야 할 버스 편을 알아보지 못해 서둘러 숙소에 들려 상점에서 사온 것들을 던져놓고 국제버스 사무실로 향한다.

너무 늦게 왔는지 굳게 닫힌 사무실 문. 다행히 사무실 앞에서 수다를 떨고 있는 파키스탄 형제들이 직원이 어디 있는지 안다며 불러주어 마지막 승객으로 명단을 올릴 수 있었다.

배낭돌이 여행 팁)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파키스탄에서 중국으로 갈 때는 중국 국제버스가 아닌 파키스탄 차량을 이용해야 한다. 봉고차나 미니버스라 다소 불편하지만 저렴하고, 중국 국제버스보다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파키스탄 국제버스는 호텔 직원에게 요청하면 쉽게 자리 확보가 가능하다.

야크(YAK) 구이? 마치 고무를 씹는 것 같아.


' 호텔 식당에서 야크고기를 조금 샀어. 뭐 같이 먹을만한 게 없을까? '

국제버스 사무실로 달려온 동행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제부터 버스 이동 구간이 길었던 터라 든든하게 한 끼를 먹고 싶어 호텔 주인에게 물어봤더니, 그 사정을 들은 주인이 퇴근한 주방장을 불러 보관 중인 야크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게 준비를 해주었다고 한다.

아무리 즐거운 여행도 체력이 없으면 하기 힘든 법. 오늘 저녁은 든든하게 야크고기를 먹기로 하고 함께 먹을만한 부재료를 찾는데, 한국에서는 흔하디흔한 상추는 물론 심지어 양파도 보이지 않는다.

다행히 작은 구멍가게에서 발견한 마늘. 한쪽에 쌓인 마늘 중 한 끼로 먹을만큼 몇개를 골라 주인장에게 가격을 물어보니 저울 한쪽에 음료수를 올리고 반대쪽에 마늘을 올려 무게를 측정한다. 중심이 안 잡혀 마늘을 넣었다고 꺼냈다가를 수 차례 반복하지만, 소량이라 무게가 쉽지 않은지 포기하고 그냥 가져가라며 봉지에 주섬주섬 담는다. 공짜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지만, 왠지 소량을 구매한 나로 인해 그냥 주는 듯한 느낌이 들어 한쪽에 쌓아놓은 음료수를 꺼내 들고 음료수 요금 + 추가 금액을 내고 가게를 빠져나와 서둘러 숙소로 향한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확인한 야크 고기. 티베트와 중앙아시아 여행 당시 즐겨 먹었던 고기이지만 대부분 말려 있거나 익혀 있는 고기만 봤기에 빨간 핏기 그대로인 야크고가 다소 어색하다.

냉동 보관이 아닌 냉장 보관을 했는지 수분은 물론 상태가 아주 좋은 아크 고기. 야크 고기의 여러 요리가 있지만 요리에 필요한 재료는 물론 양념이 하나도 없어, 구워 먹기로 하고, 먹기 편하도록 잘 손질한다.


고산 지대에서 풀을 찾아 자유롭게 살아가는 동물 야크(YAK)는 해발 3,000M 도시에서 볼 수 있는 동물인데 눈으로 뒤덮인 히말라야도 넘어 갈 정도로 그 힘이 대단하다고 하다.

' 너무 구워서 그런 것일까?

불에 달궈놓은 철판 위에서 기름 한방울 없이 노릇노릇 익어가는 야크고기. 이전 여행 시 여러 종류의 야크 음식을 맛 보았지만 직접 구워서 먹는 것은 처음이라 배탈을 예방하기 위해 완벽하고 익히고 입으로 가져가는데, 기대했던 맛과는 달리, 마치 고무를 씹는 듯한 느낌에 턱관절이 아파온다.

첫 구이를 실패로 돌아가고, 야크의 본 맛을 찾기 위해 굽는 시간을 다르게, 해 몇 번을 구워보지만, 여전히 야크 고기는 고무를 씹는 듯 무척 질겨 먹기가 쉽지 않다.


굽는 방법과 시간 조절을 해도 변함이 없는 야크 고기의 질긴 맛, 최후의 수단으로 남은 고기 전부를 뜨거운 물에 넣어 푹 익혀 맛보는데, 열기 역시 히말라야를 넘는 야크의 강인한 체력을 이겨낼 수 없는지 오히려 씹기가 더욱 힘들어 결국 부드러운 부위만 칼로 도려내 식사를 이어간다.

비록 질긴 고기 탓으로 먹기에는 다소 불편했지만, 매운 마늘과 함께 먹어 꽤 괜찮은 한 끼를 먹을 수 있었던 저녁 식사. 식사를 마무리하고 테이블에 앉아 마늘값 대신 사온 망고 주스를 마시며 2% 부족한 아쉬움을 달랜다.


어느새 마을 일부를 뒤 덮은 어둠. 서둘러 식탁을 치우고 방으로 돌아와 입구 한쪽에 놓인 의자에 앉아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을 바라보며 파키스탄의 하루를 마무리한다.

<토막이야기> 밤 늦게 호텔로 찾아 온 국경 수비대. 술이 금지인 파키스탄에서 자신들은 폴리스라 괜찮다며 중국에서 몰래 가져온 술을 권하는 바람에 늦은 시간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술잔을 기울이며 나눈 많은 이야기.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나이가 60세가 다 되어가는 형제(브라더)가 아이가 9명인데 얼마 전 막둥이를 하나 더 낳았다고 한다. 농담인지 사실인지 알 수 없지만, 왠지 믿음이……. 참고로 함께 술을 마신 국경 수비대 4명 중 1명을 제외한 3명이 모두 나이가 50~60대인데 자식이 가장 적은 형제(브라더)가 7명이라 한다. 믿거나 말거나~~

그림 같은 자연 풍경에 넋을 잃다.


익숙하지 않은 침대에서 맞이한 파키스탄의 아침. 평소면 알람이 한참 울려도 이불 속에서 조금이라도 더 자려고 버텨보겠지만, 파키스탄의 아침을 맞이하기 위해 서둘러 옷을 챙겨 입고 호텔을 벗어나 산길을 오른다.

소스트에서만 볼 수 있는 언덕 위 자리잡은 나무 세 그루. 무슨 의미로 높은 저곳에 나무 세 그루를 심어 놓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내가 있는 지대보다 높은 곳에 있는 만큼 또 다른 파키스탄의 아침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발걸음을 재촉한다. 


이곳 역시 티베트 못지않게 고산 지대. 몇 차례의 티베트 여행으로 어느 정도의 높이는 자신이 있었는데, 불과 5분도 오르지 못하고 숨이 막혀 주저앉고 말았다.

가슴 가득히 세차게 들어오는 차가운 공기. 금방이라도 터질듯한 심장을 진정시키고 한 걸음 한 걸음 올라 더는 오를 길이 없을 무렵 옆을 바라보니 내가 상상했던 이상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이 나의 시야에 들어온다.

턱까지 숨이 차올라 거친 숨소리를 제외하고는 그 어떤 소리도 낼 수 없는 상황. 하지만 내 앞에 펼쳐진 그림 같은 풍경에 쉴 새 없이 새어 나오는 숨소리 사이를 비집고 탄성이 터져 나온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 무엇으로 빗대어 말할 수 있을까? 사진으로는 눈으로 본 그 모습의 20%도 담을 수 없는 웅장한 자연의 모습. 사람의 시각으로도 다 담을 수 없는 자연의 모습에 할말을 잃고 한참을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다.


아침 일찍 서둘러 이곳으로 올라온 여행자에게 인사를 건네듯 만년설이 뒤덮인 고봉 사이로 빠르게 구름이 지나가며 자연의 이야기를 전하고, 하늘과 구름과 맞닿은 고봉들은 자신들의 웅장함을 보여주듯 강한 기운을 내뿜는다.

한쪽에 앉아 가슴에 그 모습을 그려 놓는 시간. 하지만 자연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바라봐 주실 바라는지 가슴에 새길 시간조차 주지 않고 빠르게 형상을 바꾸어 간다.

말과 글로는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운 자연. 필자(배낭돌이)는 한참 동안 그 모습에 매료되어 그곳에 앉아 아무 말 없이 그들의 속삭임과 행동을 느끼고 있을 뿐이다.

배낭돌이 여행 팁) 대부분 여행자는 이곳을 그냥 지나쳐 훈자 마을 또는 길기트까지 이동한다. 하지만 이전 여행과 이번에 경험한 파키스탄은 차량으로 빠르게 지나가는 구간으로 버리기에는 너무나 멋진 공간이 많이 있다. 국경 마을인 소스트에서 길기트까지 파수,굴밋,아리마바드(훈자)를 지나는데 이 구간은 봉고나 차량 히치가 수월하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여행자라면 도시마다 들려 알려지지 않은 멋진 장소를 찾아보길 추천한다.

추가로 파키스탄은 치안이 불안한 나라 중 하나이니 알려지지 않은 도시에서 머물게 되면 숙박 시설 혹은 경찰에게 외국인임을 전하고 늦은 저녁 시간에는 외출을 삼가고 혹 같은 여행자를 만나면 일부 구간을 함께 다니는 것도 고려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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