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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 후기/중국 실크로드 자전거 여행

피자보다 맛있는 화덕에 구은 빵 낭, 그 비결은

 

여행자의 입맛을 사로잡은 위구르 빵 낭. 과연 그 비결은 무엇?



실크로드 두 바퀴 여행의 출발지점인 카슈가르에 도착하여 시장 및 주변을 살펴보고, 약 1달간의 자전거 여행 일정 중 혹시 생길 수 있는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상비약과 비상식량 등 자전거 여행에 필요한 물품을 챙기며 본격적인 실크로드 여행을 준비한다.

마음 같아서는 오늘이라도 당장 자전거에 몸을 싣고 두 바퀴 여정을 시작하고 싶지만, 중국 체류 30일 복수 비자를 받아온 터라 자전거 여행 출발 전 아쉽게도 포기했던 KKH 일부 구간(파카스탄 소소트 - 중국 캬슈가르)을 둘러 볼 겸 비자 연장을 위해 중국 국경 마을인 타쉬크루칸으로 향한다.


캬슈가르에 도착한 어제 파키스탄을 연결하는 국제버스가 있는 버스터미널에 들려 운행 일정을 확인했지만 아쉽게도 우리의 여행 일정과 맞지 않아 국제버스를 포기하고 시내버스를 이용해 중국의 국경도시 타쉬크루칸을 걸쳐 중국과 파키스탄을 연결하는 국제버스를 타기로 하였다.

이른 아침. 간단하게 짐을 챙기고 호텔 카운터에 자전거와 짐을 맡기고, 타쉬크루칸 행 버스를 타기 위해 터미널로 가는 길. 호텔 직원이 알려준 주소에 도착했지만, 터미널은커녕 건물조차 없는 도로 한복판이다.

' 공사중이야. 여기서 기다리면 버스가 올거야. '

다행이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당황해하는 여행자의 모습을 보고 먼저 다가와 관심을 준 여성의 도움으로 무사히 버스에 오른다.

버스 안에서 만난 위구르 사람들.


15명 남짓한 인원으로 꽉 찬 타쉬크루칸 행 버스 안. 캬슈가르와 타쉬크루칸 그리고 경유하는 작은 마을로 가기 위해 이른 시간 버스에 오른 현지인들로 가득하다.

그 중 유독 필자(배낭돌이)에게 관심을 보이는 두 아저씨. 나이가 지긋해 보이시는 두 분은 타쉬크루칸이 집이지만 일거리가 없어 캬슈가르에서 일을 하며, 1달에 한 번 가족을 만나러 가는 길이라며 행복한 미소를 지으신다.
 
아쉽게도 위구르어밖에 하지 못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는 상황. 하지만 미소로 인사를 건네며 관심을 표현한 두 아저씨 덕분에 주변 사람들과도 인사를 건네며 즐거운 마음으로 약 4시간의 버스 여정을 시작한다.


버스 한쪽에서 아저씨와 나누는 대화를 지켜보며 수줍게 웃던 두 아이. 꼭 한번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부끄러운지 한참을 망설이다 조심히 나에게 말을 건다.

' 어디 사람이야? '
' 한국사람. 한국 알아? '

중국은 물론 신장지역에서도 한류의 인기가 한참인 터라 혹시 한국을 알지 않을까? 했지만 아쉽게도 두 아이는 한국을 알 지 모른다 대답한다.

' 위구르 말 가르쳐줄래? '

호기심 많은 여행자의 질문과 도움 요청에 숫자를 시작으로 여행에 필요한 위구르어를 가르쳐준 두 아이. 어설픈 발음으로 가끔 버스 한가득 웃음꽃을 피웠지만, 잘하고 있다며 칭찬과 격려로 자신감을 북돋아 준다.


카슈가르에서 출발하여 한 차례 검문소에 들러 신분 검사를 지나 쉬지 않고 달리던 버스가 여러 상점가가 모여 있는 작은 마을에서 속도를 줄이더니 이내 정차를 한다.

' 20분간 쉬었다가 갑니다. '

우리나라 고속도로와 국도 곳곳에 있는 휴게소와 마찬가지로 장거리 구간을 운행하는 기사와 버스 이용객들에게 간단한 식사와 화장실을 제공하는 상점들이 하나 둘 생겨나 마을을 이룬 공간으로 타쉬크루칸으로 가는 대부분 차량은 이곳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고 한다.

위구르 낭에 가운데 문양은 필수~. 


식당에서 파는 메뉴는 위구르인이 즐겨 먹는 국수와 기름진 밥에 양고기를 넣어 만든 볶음밥 두 가지. 평소 먹을 것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이지만 출발 전 호텔에서 조식을 먹은 터라 식당 한쪽에 앉아 기사아저씨 식사가 끝나길 기다린다.

버스에서 위구르어를 가르쳐준 두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며 한참 시간을 보내는 중, 식당 안쪽에서 도구와 밀가루 반죽을 챙겨 나와 화덕 한쪽에서 낭을 구울 준비를 하는 아저씨가 눈에 띈다. 피자를 좋아하는 나의 입맛은 물론 많은 사람의 입맛을 사로잡은 화덕에 구운 빵 낭. 많은 사람의 입맛을 사로잡은 그 비결이 궁금해 성큼 다가가 만드는 과정을 지켜본다.


먼저 피자와 마찬가지로 손바닥으로 반죽을 원형 모양으로 잘 핀다. 이때 화덕에 굽는 빵의 특성상 모양을 만들기 위해 피자와 같은 방식으로 반죽 끝 부분은 두껍게 모양을 만들고, 펴놓은 반죽 위에 가시(?)가 박힌 도구로 가운데를 시작으로 원형을 그리며 구석구석 눌러 문양을 새겨 넣는다.

화덕에서 새어나오는 강력한 유혹.


밀가루 반죽을 펴 문양을 넣으면 구울 준비 완료. 뜨거운 화덕 안쪽에 한방에 붙일 수 있도록 원형으로 만든 도구 한쪽에 밀가루 반죽을 올리고, 반죽이 화덕에 잘 붙어 있을 수 있도록 반죽 한쪽에 물을 골고루 펴 바른다.


뜨거운 숯을 넣어 열기로 가득한 화덕 한쪽에 재빠르게 손을 넣어 '탁' 소리와 함께 벽 한쪽에 밀가루 반죽을 붙이고, 서둘러 팔을 빼 반죽이 잘 붙어 있는지 확인을 한다.

붙여 놓은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가득찬 뜨거운 열기와 화덕에 남아 있는 뜨거운 열로 빠르게 노릇 노릇 익어 빵의 형태를 갖추는 낭. 이때부터 화덕에서 세어 나오는 맛있는 냄새에 필자(배낭돌이)는 물론이요 주변 사람들 모두를 유혹하기 시작한다.


화덕에서 새어나오는 냄새로 모두가 침을 꿀꺽 삼키고 있을 때쯤, 한쪽에서 반죽하며 화덕 안쪽을 수시로 확인하던 아저씨가 꼬챙이를 이용해 벽에 붙어 있는 낭을 꺼내 한쪽에 올려놓는다.

뜨거운 열기로 밖으로 나와서도 부풀어 오르는 반죽 위에 붓으로 알 수 없는 무언가를 구석구석 바르는 아저씨. 무엇을 바르는지 궁금해 함께 버스를 타고 온 아이에게 물어보니 기름이라고 한다. (추가 내용 : 기름 안에 추가 재료를 넣어 담백함과 빵의 간을 조절한다.)

초벌을 한 반죽 위에 골고루 기름을 바르고 꼬챙이를 이용해 처음 붙였을 때와는 다른 반대 방향으로 화덕 아래쪽에 세워 밀가루의 하얀색이 사라질 때까지 화덕에 넣어 놓는다.


옛 방식 그대로가 가장 맛있는 비결. 



반죽을 시작하여 화로에서 완성되어 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5분.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 씹는 맛에 한번 반하고, 화덕에서 구운 빵의 특유 냄새와 씹으면 씹을수록 느껴지는 담백함에 두번 반한다.

' 맛있게 만드는 특별한 반죽이나 비결이 있나요? '

엄지손가락을 지켜 세우며 비결을 물어보는 여행자의 모습에 쑥스러운 듯 미소를 지으시며 하던 일을 이어가는 아저씨. 계속 되는 집요한 여행자의 행동에 고개를 살짝 들어 질문에 답한다.

' 아버지가 하던 그대로 만드는 것이 비결이야. '


조금은 특별한 대답을 기대한 나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운 대답.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현대 과학의 발전에도 아직 옛 전통 방식(회로에서 빵을 굽는 방식)으로 낭을 만들기에 변함없는 맛을 유지하고 있다.  

과학의 발전으로 만드는 과정은 물론 맛 또한 달라지고 있는 이 시대. 다소 번거롭고 불편하지만, 아버지 그리고 그 위의 아버지를 통해 내려온 방식으로 낭을 만들고, 자신의 아이에게 전하는 그들의 노력이 있기에 내국인은 물론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닐까? (꼬마야 눈썹은 왜 일자로 그린거니? 다음편에 계속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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