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저가항공 피치항공의 치명적인 단점. 사전 심야 교통 정보도 알려주지 않아
황당했다. 아니 화가 날 정도로 답답했다. 일본 저비용항공을 이용 인천에서 출발하여 간사이 국제공항에 도착하면서 시작된 불만이었다.
이유는 그랬다. 일본 자전거 여행을 계획하면서 작년 한국 노선 취항을 시작한 일본 저비용항공사 피치항공을 이용해 보기로 하고 예약했는데, 하루 3편 운항을 하는 노선 중 가격이 저렴한 늦은 시간 운항편을 이용했다가 필자를 포함 한국 여행자 약 10여 명이 간사이 국제공항에서 차편이 끊겨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한숨만 내뱉어야 했다.
열차 막차 시간은 11시 29분. 최선을 다해도 방법은 없어.
23시 간사이 국제공항 제2 터미널에 도착한 피치항공. 도심을 연결하는 기차 막차가 29분 뒤에 있어 서둘러 출국장으로 향했다. 열차가 출발하는 제1 터미널까지는 셔틀버스로 약 8분. 1분이라도 서둘러 셔틀버스를 타야 막차 이용이 가능했기에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달려갔지만 길게 늘어선 출입국신고장은 좀처럼 줄지 않았다.
외국인 줄에 비해 한산해 보이는 내국인 창구. 국내 모 통신사의 CF 처럼 창구를 열어주면 모두 금방 나갈 수 있을 텐데 내국인 창구에 비해 1/3밖에 열려있지 않은 외국인 창구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한국인 여행자들.
입국 심사를 마친 시간은 11시 18분. 서둘러 달려가면 막차 열차를 탈 수 있다는 희망에 출구로 달려나갔는데 예상지도 못 한 문제가 또 발생했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길게 줄을 세울 정도로 꼼꼼히 짐 검사를 하고 있는 간사이 국제공항 세관. 거기에 수화물이 늦게 나와 11시 25분이 되어서야 제2 터미널을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오사카 역에 가서 택시 타세요.
아직 4분이라는 시간이 있었기에 좌절하지 않았다. 제 2 터미널 입구 버스정류장으로 달려가 버스가 들어오길 기다리며 수화물을 확인하고 있는 공항 직원에게 이동편을 물어보았다.
' 남바로 가려는데 버스가 있나요? ' 오사카역 가는 버스만 있어요. ' ' 전철은 없나요? ' ' 셔틀버스 타고 10분을 가야 하는데 막차가 4분 후에 있어요. ' 그럼 어떻게 하죠? ' ' 오사카 역에서 택시 타아죠. '
어둠이 깔린 제 1 터미널. 당황한 한국 여행자들.
공항 직원의 말에 설마 설마 했던 나의 불안감은 현실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더욱 기가 막힌 건 지금 버스를 안 타면 12시 15분 막차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 오사카행 버스가 제 1 터미널을 경유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우선 제1 터미널로 가보기로 하고 셔틀버스에 올랐다.
셔틀버스에 탄 인원은 약 15여 명. 가장 뒷줄에 앉은 4명을 제외한 11명의 한국인은 이미 늦은 시간이었지만 또 다른 교통수단이 있길 염원하며 제1 터미널로 향했다.
이곳이 정말 공항 터미널이 맞을까? 셔틀버스에서 내린 제1 터미널은 일부 가로등을 제외하고는 모든 조명등이 꺼져있어 마치 폐쇄한 공항의 모습이었다. 달려 도착한 오사카공항역.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입구는 닫혀있었고. 근처에 있는 버스 정류장 역시 오사카역행 버스를 제외한 모든 버스 정류장의 안내 LCD는 꺼져있었다.
도심까지 약 14만 원. 버스 이용해도 4만 원은 들어.
5분 연착 및 입국 지연으로 교통편을 이용하지 못하는 해당 항공사에 불만을 표하고 싶었지만 도착한 제2 터미널 행 셔틀버스는 마감되었고, 제2 터미널 항공사 부스가 닫혀 있었던터라 다른 방법을 찾아보려 공항 직원에게 대체 교통편 등을 물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모두 같았다. 나와 같이 갈 길을 잃어 당황하는 한국인 여행자와 함께 택시를 이용하기로 하고 요금을 확인하는데 도심까지 이동비용은 약 14만 원이 든다고 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오른 오사카행 버스. 11시 45분 간사이 국제공항을 출발한 오사카행 버스엔 나를 제외한 약 3~4명의 한국인 여행자만 보일 뿐 함께 셔틀버스를 타고 온 10여 명의 한국인 여행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오사카 역에 도착한 시간은 12시 35분. 전철역은 이미 닫혀 있었고 길게 늘어선 택시만 가 가득했다. 택시를 타고 숙소(이모 댁)에 도착한 시각은 1시 05분. 택시 요금으로 약 3만 원을 냈고, 간사이 공항 도착 이후 줄곧 뛰어다녀 땀을 많이 흘린 터라 도착 후 바로 쓰러졌다.
항공사의 치명적인 단점. 사전 설명 및 해결방안이 시급해.
어제의 억울함에 해당 항공사에 불만과 개선 요청을 하고자 홈페이지에 들어갔는데, 메인 하단에 교통편 설명이 간략하게 되어 있었다. 공항 교통편은 정리되어 있지만, 어디에도 방법에 대한 설명은 보이지 않았다.
해당 항공 11시 막 비행기를 이용하는 여행자는 버스 및 전철 이용이 불가능하니 공항버스를 이용 오사카역으로 이동해 택시를 타야 한다는 내용은 반드시 들어가 있어야 했다.
또한, 서두르지 않으면 막차 이용이 불가능한 것을 알면서도 입국신고나 세관에 협조를 구하지 않은 해당 항공사. 거기에 대체 교통편이나 해결 방안과 사전 설명도 없는 해당 항공사의 무관심한 행동으로 결국 일본을 처음 방문한 일부 한국여행자들은 어둠이 짙게 깔린 간사이국제공항에서 일본 여행을 시작할 것이다.
저비용항공사가 많아지면서 저비용항공사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서비스를 줄이고 가격을 낮춰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을 제공하는 것도 좋지만, 여행자의 편의와 기본은 할 수 있는 상식적인 항공사가 되길 기원한다.
배낭돌이 추가 팁) 항공기 연착으로 교통편을 놓친 경우 해당 항공사에 요청하면 대체 교통편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서비스가 다소 부족한 저비용항공사는 카운터가 닫혀있거나 대체 교통편 이용이 불가능하니 되도록 10시 30분 이후 공항에 도착하는 항공편은 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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