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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 후기/중국 실크로드 자전거 여행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최고 음식을 맛보다.



실크로드 자전거 여행 중 맛 본 최고의 음식.


두 바퀴로 돌아보는 실크로드 여행. 필자(배낭돌이)는 상하이에서 출발하여 우루무치 - 카슈가르 - 파키스탄 국경 마을 소소트를 지나 자전거 여정의 출발지인 카슈가르에서 출발하여 타클라마칸 사막 남부를 지나 타클라마칸 사막 횡단이 시작되는 오아시스 마을로 향하고 있다.

배낭돌이 실크로드 여정) 상해 - 우루무치 - 카슈가르 - 쿤제랍패스  - 파키스탄  소소트 - 카슈가르 - 타클라마칸 사막 남부 - 타클라마칸 사막 횡단 - 우루무치 (자전거 이동 구간 : 캬슈가르 - 우루무치 총 2,124km)

오전 예정을 출발하여 도착한 남부 최대 오아시스 마을 허톈 [Khotan, 和闐(화전), 호탄 (이하 호탄)]. 타클라마칸 사막의 남부 도시 중 가장 큰 오아시스 도시로 지금까지 들렸던 도시와는 달리 높은 빌딩들이 즐비하다.

내일부터 이어지는 타클라마칸 사막 횡단을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휴식. 서둘러 숙소를 정하기로 하고 안장에 올라 페달을 밟는다.

중국 최고의 옥(玉) 생산지 호탄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도착한 호텔. 방이 있냐는 질문에 외국인임을 직감하고 공안처에 전화를 걸어 투숙 여부를 확인한다. 이곳 신장지역은 외국인의 안전을 위해 3성급 이상 호텔에서만 머물러야하는 규정이 있어 외국인 숙박이 허가된 곳 외에는 번거로워도 공안처에 투숙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방을 내어준다.

투숙 가능 여부를 기다리는 시간. 마침 호텔 로비 양쪽 상점에 중국에서 가장 품질이 좋다는 호탄의 옥이 진열되어 있다. 중국 최고의 옥(玉) 생산지 호탄. 중국 어떤 지역보다 옥이 많고 무엇보다 품질이 우수해 중국 전역은 물론 유럽까지도 비싼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그것도 그럴 것이 호탄은 도심 바로 옆으로 백옥하(白玉河)와 흑옥하(黑玉河)가 흐르는데, 이른 아침 강가에서 1시간 정도만 자갈들을 뒤지면 옥을 주울 수 있을 정도로 말 그대로 옥의 천국이다.

쿤룬산에서 발원한 물줄기 중 유독 이 지역에 많이 나오는 옥.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중국의 고대 문헌에서 옥을 '달빛이 돌을 정화해 만든 결정체'라고 표현한 것으로 봐서 이곳 호탄 지역이 달빛을 가장 잘 받을 수 있는 높이와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낯선 곳에서 반가운 분들의 초대를 받다.

' 배낭돌이! 호탄에 사시는 한인이 초대를 해줬어 같이 가자 '

우루무치에서 자전거 여정의 동행자 한 분이 이곳 호탄에 거주 중인 한인이 집으로 초대를 해주었다는 반가운 소식에 서둘러 짐을 풀고 한인이 운영하고 있는 화원으로 향한다.

중국 정부에 정식 허가를 받고 호탄에 화원을 낸 한인. 모든 것이 부족한 이곳에서 꽃을 키우고 판매하는 것 자체가 너무나 신기한 곳이다. 한국에서 보았던 곳은 물론 이 지역에서 인기가 좋다는 꽃까지 키우는 품종만 해도 수십 가지. 사막구간이 시작되면서 한동안 보지 못했던 아름다운 꽃 봉오리에 넋을 잃고 한참을 살펴본다.

' 중국 공안처에서 우리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감시 아닌 감시를 하고 있어요 '

이곳에 터를 잡은 지 벌써 수년째. 정식 허가를 받고 사업을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의 감시 아닌 감시는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년부터 시작된 위구르 사태로 더욱 감시 감독이 심해졌다며 한숨을 내쉬는 한인. 하지만 사막 지역에 다양한 품종의 꽃을 길러 황량한 지역에 꽃을 심을 수 있다는 즐거움에 하루하루가 신이 난다고 한다.

농장을 둘러보고 들어간 건물 안. 거실 한쪽에 익숙한 문양의 쿠션들이 소파 위에 올려져 있다. 한국에서 흔히 보는 한국의 전통 문양이지만 수천km 떨어진 이곳에서 만나 더욱 반가운 한국의 미. 반가운 마음에 실례를 무릅쓰고 소파에 누워 한국에서 공수해온 쿠션에 머리를 의존한 체 달콤한 짧은 휴식을 즐긴다.

' 이곳 위구르 사람들도 한국의 문양을 참 좋아해요. 색의 조화는 물론 가운데 모양이 인상적이죠 '

종종 위구르 사람들이 이 화원에 들려 꽃을 구매하는데 하나같이 한국에서 가져온 쿠션에 관심을 갖는다며 말하는 한인 얼굴에 한국인이라는 긍지와 자부심이 가득하다.

돈으로 살 수 없는 최고의 음식

' 이곳까지 오시느라 많이 힘드셨죠? 부족하지만 많이 드시고 힘내세요. '

생각지도 못했던 갑작스런 우리의 방문에도 불구하고 직접 한국에서 공수해온 귀한 반찬들을 내어주신 한인분. 모든 것이 부족한 지역임을 잘 알기에 한국 음식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우리가 온다는  연락을 받고 냉장고 안쪽에 넣어놓았던 반찬을 내 주신 것이다.

' 이렇게 귀한것을...... '
' 이 지역에서는 귀한 것이지만 한국인의 인연과 정 만큼 귀한 것이 있겠습니까? 부담없이 많이들 드세요 '

김치를 시작으로 총각김치와 나물 무침까지. 정말 상상하지도 못했던 한국 음식 앞에 몇 번이고 감사인사를 하며 자리에 앉아 한국의 맛을 맛본다.

늘 먹는 음식이었지만 한국이 아닌 타국에서 먹기에 더욱 맛있는 한국 음식. 특히 이곳까지 오면서 먹었던 맛있는 위구르 음식도 많았지만, 힘든 여정을 보내고 있는 우리를 위한 정(情)이 가득 담긴 음식이기에 그 어떤 음식과도 비교할 수 없는 최고의 맛이다.

' 힘든 여정을 가시기에 이곳에서 유명한 양고기를 넣어 감자탕처럼 끓어 봤습니다. 맛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부족하더라도 많이 드시고 힘내세요 '

상상하지도 못했던 한국 반찬에 이어 또 한 번 감동을 준 양고기탕. 직접 시장에서 양고기를 사와 한국의 감자탕처럼 끓였다고 한다. 처음 보는 음식이지만 이 음식을 준비한 분들의 정과 정성이 먼저 가슴에 와닿았기에 주저하지 않고 수저를 들어 국물을 맛본다.

' 우와 정말 맛이 기가 막힌대요. 상상 이상입니다. '

글로는 형언할 수 없는 처음 경험하는 맛. 하지만 맛을 떠나 정성이 먼저 맛으로 느껴지기에 그 맛이 최고가 아닐 수 없다. 가슴속으로 느껴지는 뭉클함과 표현할 수 없는 행복함. 몇 번이고 엄지손가락을 지켜 세우며 감사함을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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