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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여행 후기/서티벳 오프로드 여행

히말라야 막내 시샤팡마를 만나다.

 

 

티베트 여행. 히말라야 막내를 만나다.

 

우정공로에서 서쪽으로 오프로드를 달려 서 티베트로 향한다. 길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히말라야 오프로드. 히말라야가 만든 경계선을 넘어 서쪽으로 향할수록 내 심장은 점차 빨라진다. 너무나 가고 싶었던 곳.내가 알지 못하는 이 길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떤 티베트를 만나게 될까? 

저 앞에 무엇이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우리는 지금 미지의 땅 서티벳으로 향하고 있다.
서티벳 여행기

서티베트에서 만난 황량한 불모지 시샤팡마

흔들리는 자동차 안에서 들려오던 비명소리가 이제는 익숙한 듯 들려오지 않는다. 무엇을 보고 있는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사람들. 각자의 시선으로 황량한 서티벳트를 바라보며 각자의 시간을 보낸다.

가끔씩 보이는 야크가 얼마나 반가운지, 서티베트로 갈수록 창밖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뭐라고 해야 할까? 포장지에 싸여진 선물 박스를 앞에 두고 풀어보기 직전의 마음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나의 시선은 창 밖을 향하고 있다.

함께 동행한 여행자가 찍어준 배낭돌이 뒷 모습

이른 아침 올드 팅그리를 출발하여 잠시도 쉬지 않고 이곳에 달려왔다. 오프로드를 달린지 4시간. 마음은 행복하지만 육체가 피곤하다는 신호를 보낸다. 서티베트로 향한다는 설렘으로 느끼지 못했던 육체의 고통. 정신을 차려보니 오프로드가 시작 되면서 계속 되는 충격으로 엉덩이는 물론 손잡이를 꽉 잡아서 인지 손목까지 저려온다.

기사아저씨에게 한쪽에 차를 세워달라고 하고, 차 밖으로 나와 굳었던 몸을 푼다. 무릎부터 허리까지 느껴지는 뻐근함. 티베트 라싸 – 네팔 자전거 여행 때와는 다른 부분에서 작지만 고통이 느껴진다. 역시 어떤 여행이든 쉬운 여행은 없다!!
서티벳트 검문소

서 티베트로 가는 길에 만난 1차 검문소

간단하게 몸을 풀고 차에 올라 서 티베트로 향한다. 오전부터 구름이 심상치가 않더니 조금씩 비를 뿌리는 하늘이 약간은 원망스럽다. 일교차가 심하고 무엇보다 날씨 변화가 심한 이곳. 조금씩 오는 이 비가 지나가는 구름 이길.

아무것도 없는 오프로드를 달린지 6시간 만에 나타난 알 수 없는 건물. 하도 오랜만에 만난 건물이라 그런지 무척 반갑다. 배고 고파오기 시작했는데, 간식거리라도 살 수 있는 작은 상점이라도 있지 않을까?
서티벳 여행

서티베트로 가는 길에 만난 1차 검문소

너무 큰 기대를 했을까? 가까이가보니 상점은 찾아볼 수 없는 검문소이다. 티베트에서는 길 중간 중간에 쉽게 검문소를 만날 수 있다. 주로 매표소와 함께 운영을 하는 검문소에서 관리지 표를 구입하고 통행증 및 허가증을 보여주고 통과를 해야 한다.

혹시나 해서 차에서 내려 건물들을 살펴보았지만 인부들이 지내는 건문들과 매표소 그리고 검문소만 있을 뿐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상점을 찾아볼 수 없다.
시샤팡마 풍경구를 알리는 비석

시샤팡마 풍경구를 알리는 비석

일단 차에서 내려 검문소에 들려 라싸에서 미리 만들어온 허가증과 여권 통행증을 보여주고, 허가를 받고 매표소에 들려 입장권을 구입한다. 아무것도 없는 이곳에서 돈을 받는 이들이 조금은 이상해 이곳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니 한쪽 비석을 가리킨다.

시샤팡마 Scenic area. 이곳을 지나면 왼쪽으로 히말라야 16좌중 가장 막내 봉인 시샤팡마를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넓은 지역을 매표소를 만들어서 관광수익을 얻고 있는 중국 정부의 모습에 절로 한숨이 나온다. [정해진 길이 없어 오프로드를 달려 이 매표소를 지나칠 수 있지만, 표를 구입하지 않고 안쪽에서 검문에 걸리게 되면 벌금이 엄청나다고 한다.]
서 티베트 여행. 시샤팡마

시샹팡마와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작은 마을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하고, 오프로드로 20분 정도를 달려 작은 마을에 도착하였다. 마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작은 공간. 건물 3채가 전부인 이곳은 시샤팡마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로 산악인들에게 잠자리를 제공해 주는 곳이다.

가운데 차를 주차하니 할머니 한 분이 다가와 자동차에 몸을 기대어 이곳을 방문한 우리를 가만히 바라보신다. 이곳에서 얼마나 오래 사셨을까? 가끔씩 찾아오는 여행자들이 익숙한지 미소로 인사를 건네는 할머니 얼굴에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서 티베트 여행

포크가 들어있는 중국 컵라면

마음 같아서는 시샤팡마가 보이는 곳으로 달려가고 싶지만 날씨가 좋지 않아 잠시 기다리기로 하고, 배를 채우기 위해 건물 안쪽으로 들어가 보았다. 여행자와 산악인들을 위한 공간이라더니, 중간 중간 간이 침대만 있을 뿐 아무것도 없다.

먹을 것을 판매하냐고 물어보니 자랑스러운 듯 안쪽에서 컵라면을 꺼내어 온다. 아쉽지만 지역이 지역인만큼 정가에 2배를 주고 컵라면을 구입하여 식사를 대신한다.

중국 여행시 가장 많이 먹게 되는 컵라면. 가끔 최악의 맛을 만나기도 하지만 대부분 맛이 괜찮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컵라면 안쪽에 포크가 들어 있다는 사실. 처음 중국 컵라면을 먹는 여행자들은 포크가 들어있는 중국 컵라면을 보고 어이없어 하지만 포크를 이용해 먹다 보면 건더기는 물론 면까지도 완벽하게 먹을 수 있다. 젓가락을 따로 챙길 필요도 없어서 더욱 유용한 중국 컵라면으로 배를 채우고 구름이 지나가길 기다린다.
서 티베트 여행

시샤팡마에서 흘러 내린 물줄기

라면으로 배를 채우고, 시샤팡마가 위치한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저 멀리 구름에 가려진 히말라야 산맥. 지금은 시샤팡마의 모습이 보이지 않지만, 빠르게 이동하는 구름의 움직임을 보아 운이 좋으면 시샤팡마의 웅장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다.

머리 위로 빠르게 이동하는 수 많은 구름들. 한국에서 보던 구름의 움직임보다 4배 이상은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구름을 보고 있으니 세상의 시간이 빨리 돌아 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빠르게 이동하는 구름 밑으로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조금씩 시샤팡마로 다가간다.
서 티베트 여행.

시샤팡마를 만나러 가는 길에 만난 야크 떼

물길을 피해 시샤팡마가 보이는 언덕으로 향하고 있을 때쯤, 빠르게 이동하던 구름 사이로 푸른 하늘이 비추어지고, 그 앞으로 20마리 남짓의 야크떼가 나타났다. 서 티베트를 그리우며 지냈던 지난 6년 동안 꿈에서 본듯한 이 모습이 낯설지가 않다.

물을 찾아 이곳으로 온 야크. 구름으로 뒤 덥힌 히말라야 산맥을 배경으로 이동해 다니는 야크의 모습에 넋을 잃고 한참 동안을 멍하니 서있는다.
서 티베트 여행. 시샤팡마.

구름에 가려진 히말라야 막내 시샤팡마

야크 떼를 지나 30분을 지나서야 언덕을 넘어 시샤팡마 전체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구름으로 가려져 있지만, 느껴지는 시샤팡마의 웅장함. 히말라야 16좌중 가장 낮아 막내로 불리는 사샤팡마이지만 그 높이가 해발 8,027m이다.

식물이 살지 못해 황량한 불모지라는 뜻을 가진 시샤팡마. 한참을 그곳에 앉아 구름이 지나가길 기다렸지만, 그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엉덩이를 털고 돌아 오면서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보게 된다. 내가 부족해서 일까? 겨울이라 보지 못할 확률이 높은 것은 알았지만, 막상 그 모습을 보지 못하고 돌아서니 아쉬움이 더한다.

언젠가는 볼 수 있겠지? 애써 웃으며 보이자 않는 시샤팡마에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해보지만 마음 한쪽으로 느껴지는 아쉬움이 나의 발걸음을 무겁게 한다.

블로그 소식 : 배낭돌이의 부족한 글과 사진에 많은분들의 리플과 추천버튼을 통한 응원 감사합니다. 내일도 서 티베트 여행기가 계속 됩니다. 예고)검문소, 시샤팡마로 가는 길. 혹 아직까지 배낭돌이의 여행기 구독을 안하신 분들은 하단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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