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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 후기/티베트 자전거 여행

자전거 여행 - 티베트 에베레스트(초오량마) 가는 길


티베트 – 네팔 자전거 여행 7일차. 이번 자전거 여행의 최고 고비인 에베레스트(초오량마)로 가는 여정이 시작 된다. 히말라야 산맥을 넘고, 80km를 가야 만날 수 있는 에베레스트(초오량마). 히말라야 산맥을 몇 고비를 넘어야 도착할 수 있는 에베레스트(초오량마)는 이번 자전거 여행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며, 가장 기다렸던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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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초오량마)로 가는 길

새벽에 비가 내렸는지 에베레스트(초오량마)로 가는 도로가 젖어있다.

해가 뜨지도 않은 이른 시간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팀원들이 일어났는지를 확인하고, 숙소 한쪽에 위치한 식당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기로 하였다. 오늘 아침 메뉴는 쌀죽과, 만두. 오늘의 일정에 비하면 부족한 아침메뉴이지만, 먹을 것이 많이 없는 이곳에서 이거라도 먹는 것이 다행이다.

자전거 상태를 체크하고, 본격적인 오늘 일정을 시작한다. 뉴 팅그리를 빠져 나와 에베레스트로 가는 길 새벽에 비가 내렸는지, 도로가 젖어있다, 앞쪽으로 보이는 히말라야 산맥 위에도 검은 먹구름이 가득해 절로 한숨이 나온다.   

티베트 자전거 여행 에베레스트(초오량마) 가는 길

우정공로 한쪽으로 에베레스트(초오량마)로 가는 비포장 도로가 있다.

뉴 팅그리에서 에베레스트(초오량마)로 가는 길 중간에는 여행 허가증을 검사하는 검문소를 하나 지나야 한다. 티베트 여행자의 발목을 잡는 퍼밋이라는 녀석과 이 지역 여행 신고서를 작성하고 받은 허가증 그리고 여권을 보여줘야 에베레스트(초오량마)로 향할 수 있다.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티베트 지역에서 중국 공안이 모든 인원을 검사하고, 통과 시키는 절차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우정공로 한쪽으로 에베레스트(초오량마)로 이어지는 도로가 시작 된다. 아직까지 비포장 도로이지만,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길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도로 공사를 준비하는지 비포장이지만 자전거 바퀴가 잘도 굴러간다.  

티베트 자전거 여행 에베레스트(초오량마) 가는 길

에베레스트(초오량마)로 들어가는 길. 티베트인들이 작은 검문소를 운용하고 있다.

비포장 도로를 따라 30여분을 달렸을까? 에베레스트(초오량마)로 가는 길의 시작점을 알리는 간이 검문소가 보인다. 우정공로를 벗어나는 이곳 히말라야 산맥 안쪽으로는 10개가 넘는 티베트 마을이 있는데, 이 검문소는 에베레스트(초오량마)로 가기 위한 고행의 길의 시작을 알리는 마지막 쉼터이기도 하다.

 

먼저 앞서나간 팀원이 아이들에게 둘러 쌓여 앞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도와 달라며 소리를 친다. 작은 마을에 사는 티베트 아이들. 자동차로 그냥 지나가는 이 작은 마을에 자전거를 타고 온 우리가 신기했는지, 자전거도 만져보고, 간식을 달라며 떼를 쓰고 있다. 아이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주머니 안쪽에 있는 사탕을 건네어 주니, 자기들이 길을 안내해 주겠다며, 앞서 나가 검문소에 설치되어 있는 바를 치워주며, 인사를 건넨다.

티베트 자전거 여행 에베레스트(초오량마) 가는 길

히말라야 산맥 입구에 위치한 작은 마을. 산양들이 풀을 뜯으러 우리를 나오고 있다.

아이들의 안내를 받으며, 검문소를 지나 마을 안쪽으로 자리를 옮긴다. 10개가 넘지 않는 건물들로 이루어진 작은 마을. 한쪽에서는 티베트 아줌마들이 어디를 바쁘게 가는지, 그릇을 들고 어디론가 향하고, 티베트 아저씨는 돌로 만들어 놓은 산양 집 한쪽을 열어 산양을 풀어준다.

 

밤새도록 돌로 만들어진 작은 우리에게 밤을 지새운 산양들이 줄지어 나와 풀을 찾아 무리 지어 이동을 한다. 이곳까지 오면서 중간에 먹었던 산양 한 마리가 생각이 나 나도 모르게 산양들과의 시선을 피하는 것에 입 꼬리 한쪽이 올라간다.  

티베트 자전거 여행 에베레스트(초오량마) 가는 길

에베레스트(초오량마) 가는 위해서는 저 히말라야 고개를 넘어야 한다.

아이들과 조금 더 놀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정해진 일정을 소화하지 못하면 조명 하나 없는 이곳 히말라야 산맥 한 가운데에서 길을 잃어버릴 수 있다. 아이들과의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자전거에 오른다.


에베레스트(초오량마)로 가기 위해 피할 수 없는 히말라야 산맥. 많은 여행자들이 자동차로 또는 도보로 이곳을 지나 에베레스트(초오량마)까지 간 경우는 있지만, 아직까지 자전거를 타고 에베레스트(초오량마)을 왕복한 50대 이상의 여행자들은 없다. 도보에 비해 빠르게 이동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고산지대에서 자전거는 걷는 것 보다 힘이 들 정도로 많은 에너지를 요해 쉽지 않은 도전이다

티베트 자전거 여행 에베레스트(초오량마) 가는 길

에베레스트(초오량마) 가는 길. 뒤를 돌아보니 많은 산맥만 보일 뿐이다.

피할 수 없는 길. 비록 길지 않은 인생이지만 30년을 살면서, 피할 수 없는 길을 여러 번 경험하였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반드시 가야 했던 군대. 현대 사회에서 필수가 되어 버린 학업 그리고 많은 일들.


늘 피하고만 싶었던 많은 일들을 경험하게 되었고, 경험하기 이전에 이왕이면 즐겁게 하자라는 마음으로 모든 일을 즐겁게 하려 노력하는 삶을 살았다. 하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이 도로를 따라 정상으로 향하고 있지만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보게 된다. 내가 잠시 머물렀던 저 마을. 비록 풍족하지는 않지만 쉴 공간이 있는 저 곳이 무척이나 그리울 뿐이다.

티베트 자전거 여행 에베레스트(초오량마) 가는 길

에베레스트(초오량마) 가는 길. 중간에 올라온 길을 돌아보니 절로 감탄이 나온다.

나만의 싸움. 자전거 페달을 밟아 나가며 조금씩 올라가는 지금은 그 누구도 도와 줄 수 없는 고독한 싸움이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차가운 바람으로 핸들을 잡기도 힘들 정도로 손이 얼어 붙는다. 몇 번이고, 자전거를 팽개치고 한쪽에 앉아 쉬고 싶지만, 가슴속 한쪽에서 조금만 더 힘내라며 나를 자극시킨다.

얼마나 올라왔을까? 돌아보면 아쉬운 마음에 돌아보지 않기로 했던 나이지만, 내가 올라온 길이 보고 싶어 내가 올라온 길을 돌아본다. 눈 시야에 직선으로 들어오는 수 많은 봉우리, 그리고 한쪽으로 구불구불 내가 올라온 도로가 그림같이 놓여있다. 마음속의 안식처인 마을은 더 이상 보이지 않지만, 저 멀리 수 많은 봉우리들이 지금까지 올라온 나를 반겨주듯 구름과 함께 인사를 건넨다. 보이는 거라고는 산밖에 없는 이 공간. 사진을 찍으면서 떨리는 내 손을 감지했을 때, 더 이상 쉴 수 없다는 것을 느끼고, 다시 자전거에 올라 페달을 밟아 나간다.

티베트 자전거 여행 에베레스트(초오량마) 가는 길

에베레스트(초오량마) 가는 길. 앞이 보이지 않아 낭떠러지가 아닐까 의심을 해본다.

앞만 보며 달려 가는 길. 걸어가는 것보다 속도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느리지만,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조급하게 페달을 밟으면 안 된다. 느리지만, 지속적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페달링. 빠르지는 않지만, 체력을 유지하며 오랜 시간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요령이다.

 앞만 보며 가는 나에게 조금 어이없는 도로가 나를 막는다. 사진 속의 문제의 장소. 나의 부족한 실력으로 내가 본 그 느낌 그대로를 담을 수 없지만, 앞만 보며 가는 나에게 길이 맞는가? 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마치 낭떠러지가 연결되어 있는 듯한 길이 나타나 자전거를 세우고, 천천히 앞으로 걸어간다. 앞쪽으로 위로 올라가는 도로가 연결이 되어 있었지만, 당시에는 길이 아닌 저승으로 가는 낭떠러지처럼 보여졌다.

티베트 자전거 여행 에베레스트(초오량마) 가는 길

구불 구불 저 길을 올라야 에베레스트(초오량마)로 갈 수 있다.

고도가 높아 질수록 체력은 약해지고, 머리가 몽롱해 지면서, 판단력을 상실하게 된다. 잘 밟아 오던 페달에서 미끄러지고, 얼어 붙은 손은 핸들을 잡고 있지만 감각이 없어, 스스로 위험을 느낀다. 금방이라도 가슴이 터져버릴 듯한 이 느낌. 기존 운동을 통해 느낀 그 기분보다는 내 몸 전체가 터져버릴 듯한 느낌이 내 자신을 두렵게 만든다.

 

혼미해진 정신을 차리기 위해 자전거에서 내려, 내가 올라온 길을 돌아 본다. 내가 저 길을 올라 왔단 말인가? 내 눈 시야보다 낮은 산맥들과, 내가 올라온 길을 바라보니 내 자신이 신기할 뿐이다.

티베트 자전거 여행 에베레스트(초오량마) 가는 길

나를 기다려진 티베트 자전거 여행 대장님

길지 않은 휴식이었지만, 손이 말을 듣지 않는다. 장갑을 끼었음에도 불구하고, 꽁꽁 얼어버린 두 손. 핸들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손이 망가져, 잠바로 손을 감싸고 한쪽으로 자전거를 잡고, 티베트 자연을 바라보며 정상으로 향한다.


처음 출발할 때 서로에게 응원을 하고 정상으로 출발했던 대원들. 늦게 올라오는 대원들이 걱정이 되었는지, 전망 좋은 한쪽에 자전거를 세워 놓고, 후발대를 기다리고 있다. ‘ 파이팅 응원과 함께 미소로 나를 반겨 주는 대장님. 여행을 통해 알게 되었고, 함께 여행을 하는 동료가 되었지만, 마치 오래 전부터 함께 지내온 가족처럼 그 미소가 너무나 반갑다.

티베트 자전거 여행 에베레스트(초오량마) 가는 길

에베레스트(초오량마)와 고산 5봉을 볼 수 있는 전망대

마지막 대원들까지 오기를 기다렸다가 정상탈환을 위한 마지막 힘을 쏟아 페달을 밟아 나간다. 저 곳이 끝인가? 끝없이 연결되는 구비 길로 체력을 컨트롤 할 수 없지만, 구름이 가까운 만큼 정상이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비까지 내리면서 급격하게 떨어지는 체온으로 더욱 힘이 들었지만 다행이 정상은 그렇게 멀지 않았다. 뉴팅그리를 출발하여, 5시간 라이딩을 통해 도착한 전망대. 히말라야로 가기 위해 반드시 어야 하는, 그리고 가장 힘든 이 전망대는 고봉 5개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날씨로 인해 만년설로 뒤 덮인 5개의 고봉을 볼 수는 없지만, 오늘의 도전을 성공했다는 성취감에 행복감이 넘쳐 난다.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서로에게 수고 했다는 격려와 성공을 축하해 주는 대원들이 함께 있어 더욱 이 성공이 달콤하다.

<2010년 1월 전망대 주변  6.700m 언덕에서 맞이한 일출>
 - 자전거 여행 기 이후 6,700 등반기, 동티벳, 카일라스 여행기가 시작 됩니다.
2010년 티베트 여행

2010년 1월. 전망대 근처 언덕 위에서 맞이한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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