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전거 여행 후기/티베트 자전거 여행

자전거 여행 - 세상에서 가장 달콤함을 맛보다.


티베트 - 네팔 자전거 여행 6일차. 길 위에서 만난 한글 티셔츠 입은 아이와의 만남을 뒤로 하고 오늘 목적지로 향한다. 라싸를 출발한 지 벌써 6일이 지나고 있다. 첫 날 만난 캄바라 고개와 몇 개의 5,000급 고개를 넘었지만, EBC(초오량마)로 가기 위한 관문인 카초라 고개를 반드시 넘어야 한다. 다른 곳이었다면 우회 방법을 찾아 보았겠지만, 이곳은 히말라야 산맥으로 둘러 쌓인 지구의 지붕이라 불리는 티베트이다.
 

 글 간편하게 구독하세요.  

         

장거리 자전거 여행을 하다 보면 저 앞에 무엇이 있을지 기대감을 가지고 페달을 밝게 된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체력은 지쳐가지만, 새로운 곳으로 향한다는 이 느낌은 그 어떤 글로도 표현이 불가능하다.

 

수 많은 산맥으로 가득 찬 이곳 티베트. 산맥 중간으로 나있는 이 도로를 따라 가다 보면 구름을 통과해 하늘까지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오늘도 페달을 밝으며 저 산맥 넘어 내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세상을 보기 위해 달린다.

우정공로를 달리는 길 한쪽으로 삼각대에 카메라를 고정 시키고 자연의 모습을 담고 있는 써컴님이 눈에 띈다. 이번 자전거 여행에서 가장 연세가 많은 신 써컴님은 이순(耳順)을 지나 종심 [從心]의 삶의 살고 계신 어르신이다.

 

티베트 자전거 여행을 준비하면서, 나이와 상관없이 강한 의지를 보여 주셨던 써컴님은 연세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자전거를 즐겨 타시고, 쉬지 않고 장비를 들고 다니시며 우리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으셨다. 종심 [從心]의 나이가 믿어 지지 않을 정도로 열정을 불태우셨던 써컴님을 보며, 대원들은 힘이 들어도 웃으며, 포기하지 않고 페달을 밝아 나갔는지 모른다. 나이는 나이게 불과 할 뿐, 불가능이라 말하던 많은 사람들의 말림을 뒤로하고, 우리와 함께 도전을 하신 써컴님의 용기와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조금씩 페달이 무거워 진다. 해발 3,650m에서 캄바라 고개를 넘어 4,000m 근처에서 자전거를 탔지만, 오늘은 5,000m가 넘는 고개를 넘어야 한다. 조금씩 급해지는 경사에 숨이 턱까지 올라와 숨쉬기가 쉽지 않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어린 시절부터 들어온 이야기지만 막상 힘이 든 상황에서 즐기기에는 쉽지 않다. 저 정상에서 보는 티베트를 꿈꾸며 페달을 밝아 보지만, 생각보다 자전거 속도가 나지 않는다. 몇 번이고 내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걸어서 저 위에 오른다면 기쁨보다는 아쉬움이 더할 것을 알기에 페달에서 발을 내려 놓지 않고, 깊은 숨을 내뱉고 페달을 이어 나간다.

 

조금씩 낮아지는 경사도. 저 앞쪽으로 보이는 구름이 내가 얼마나 높은 곳으로 올라왔는지를 알게 해준다. 평소 소리를 잘 지르지 않는 나이지만, 이 곳까지 올라왔다는 내 자신이 너무나 자랑스러워 고통과 환의가 뒤섞인 괴성을 지르며, 나 자신에게 파이팅을 외친다.

언덕길을 오르기 시작한지 3시간. 바람에 휘날리는 타르쵸와 구름으로 가려져 있지만, 끝 없이 펼쳐진 히말라야 산맥이 보인다. 아래와는 달리 거센 바람이 불고 있는 이곳. 구름으로 히말라야 산맥의 웅장한 모습을 볼 수 없지만, 하늘에 올라온 듯한 느낌이 나를 절로 흥분하게 만든다.

 

바람으로 느껴지는 이곳. 눈으로 바라 보고 있어도 믿을 수 없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맛이 바로 이런 맛일까? 거친 숨으로 목이 말라서 숨을 쉬기도 힘들지만, 마음 가득 흘러 넘치는 달콤하면서도, 시원한 이 느낌이 너무 좋다.

급격한 날씨 변화로 인해 비를 맞으며 이곳까지 올라온 후발 팀. 그들이 어떤 시련과 고통을 이겨 내고 이곳에 올라 온 것을 알기에 그들의 성공이 더욱 반갑다.

 

그들도 내가 느낀 세상에서 가장 달콤했던 그 맛을 느끼고 있을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이 느낌을 이야기해 볼 수 없지만, 그들의 얼굴에 미소가 그 대답을 대신 말해주고 있다. 어려움 속에서 피어나는 그 웃음. 인위적이지도 않고 가식적이지도 않은 저 미소는 그 달콤한 맛을 느꼈기에 얼굴에 나오는 그 미소임에 틀림 없다.

날씨로 인해 이동을 잠시 멈추기로 하고, 한쪽 자리에 앉아 각자의 시간을 보내기로 한다. 3시간 동안의 힘든 코스였지만,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맛을 맛 본 대원들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 이다.

 

한쪽 자리에 앉아 바람에 날리는 타르쵸를 보며, 내가 아닌 다른 이들을 위해 기도한다. '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이 맛을 꼭 한번 맛보길...... 짜시델레~ ’

배낭돌이 티베트 정보)
카초랍 : 히말라야 산맥에서 에베레스트(초오량마)로 가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하는 고개이다. 우정공로 구간 중에서도 가장 공사가 힘들었다는 이곳은 날씨가 좋으면 왼쪽으로 에베레스트(초오량마) 외에 3개의 고 봉을 볼 수 있다.

배낭돌이 여행기 포스팅은 계속 됩니다. 본 글이 마음에 드신다면 하단의 추천 버튼을 거침없이 눌러주세요. 다음 사용자는 이곳을 클릭하시면 다음뷰에서 편하게 받아 보실 수 있으며, 네이버 사용자는 이곳을 클릭하시면 오픈캐스트를 통해 네이버 메인에서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