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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 후기/티베트 자전거 여행

자전거 여행 - 티베트인들의 삶을 바꾸어 놓은 318국도

티베트 - 네팔 자전거 여행 5일차. 아침부터 부지런히 페달링을 하고 있지만, 생각보다 속도가 나지 않는다. 라싸를 출발하여, 해발 5,000m 언덕을 넘은 우리지만, 산소량이 부족한 이곳에서는 적응이 쉽지 않다.

 

오늘 일정은 몇 작은 마을을 지나, 서티벳과 네팔 방향으로 갈라지는 곳에 위치한 교통의 요지 라체(Lhatse)까지 10시간의 라이딩을 계획 하였다. 가는 길 중간 2개의 언덕(고개)을 넘어야 하는 일정이지만, 목욕탕 시설이 준비되어 있는 숙소에서 1박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대원들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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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부터 시작한 라이딩. 평지 같은 오르막길이 계속 이어진다. 속도를 내고 싶지만, 쉽게 올라가지 않는 속도. 빠르게 가려 무리하게 페달을 밝아, 잠시 도로 위에 뻗어 누워 숨을 몰아 쉬우며 마음을 안정 시킨다.

 

앞으로 앞서가는 대원의 뒤를 따라 페달 속도를 조절하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답답할 정도로 느린 속도이지만, 쉬지 않고, 에너지를 비축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얼마쯤 갔을까? 도로 한쪽으로 타르쵸가 휘날리고 있다. 티베트 지역에서 오색 깃발 타르쵸가 걸려있다는 것은 사람들이 많이 오는 곳이거나,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이다.

관광지는 물론 티베트인들의 발길이 닿는 곳에서는 어디서도 볼 수 있는 불경이 적혀 휘날리는 타르쵸. 도로바로 옆에 휘날리고 있는 만큼 작은 마을이 형성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타르쵸 휘날리고 있는 언덕 밑으로 힘차게 페달을 밝는다. 역시, 그곳에는 티베트인들이 거주 하고 있는 작은 마을이 위치하고 있다. 마을이라도 하기에는 너무나 작은 공간이지만, 한쪽에 작은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 주변에 무엇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하고, 바닥에 방수포를 깔고 취사 준비를 한다. 하나 둘 도착하는 대원들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가장 기분 좋은 순간. 늦은 저녁 숙소에 도착하는 것도 기분이 좋지만. 무엇보다 자리를 피고 잠시 휴식을 즐기며, 맛있는 밥을 먹는 식사시간이 가장 기다려진다. 한국에서 먹던 식단과는 비교 할 수 없는 부족한 식단이지만, 여행 중 함께 먹는 식사는 음식 맛 보다는 여행의 추억을 담을 수 있는 최고의 맛을 느낄 수 있다
.



오늘 점심 메뉴는 사리곰탕. 한국에서 가져온 햇반에 사리곰탕 스프를 넣고 뜨거운 물을 넣으면 준비 끝. 뜨거운 물만 있다면, 한국에서 먹었던 밥 맛 그대로를 이곳 티베트에서 먹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할 뿐이다.

이전에 먹었던 다양한 소스류와 국류 그리고 갓 지은 밥맛을 느낄 수 있는 햇반. 아무리 생각해도 여행시 비상식량으로는 부족함이 없다. 식사 준비는 물론 자전거 여행에 필요한 에너지를 충분히 채울 수 있는 한끼의 식사. 먹을 것이 많이 없는 이 지역에서 비상식량은 단순히 먹는 음식이 아닌,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준비물인 것이다.




식사를 하고 있는 우리 곁으로 하나 둘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하루에도 많은 차량들이 지나가는 우정공로 이지만, 현지인을 제외하고는 외국인이 잘 들리지 않는 이 곳에서 밥을 해 먹고 있는 외국인들이 신기한 것이다.

 

뜨거운 물을 부어 넣고, 기다리는 우리를 보며, 미소로 인사를 건네어 저는 티베트 여성들. 장족 복장을 한 이 여성들에게는 우리가 먹는 음식 모든 것이 신기할 뿐이다. 먹어보라는 권유에 부끄러운 듯 고개를 돌리면서도, 햇반을 보는 여성의 눈에 호기심이 가득하다.


식사를 하고 있는 우리 옆으로 자동차 한대가 정차하고, 식사를 준비한다. 성도지역에서 이곳까지 순례를 왔다는 장족 가족. 크지 않은 자동차에 5명이, 20일 동안 여러 사원을 돌며, 자동차로 라싸에 도착해 초우랑마(에베레스트)까지 순례를 돌고 있다고 한다.

 

익숙한 듯 자동차 트렁크에서 취사 도구를 꺼내고, 고기를 써는 여성의 모습에 오랜 여행의 능숙함이 배어있다. 이들의 메뉴는 수육과 짬빠. 물을 끊이고 고기를 삶아 짬빠와 함께 먹으며, 에너지를 비축한다고 한다. 요리 준비를 구경 온 나에게 생고기 한 덩어리 가져가라며, 권하는 가족들은 이번 순례를 통해 더 많은 기도를 통해 세상의 평화를 기원한다고 한다.



중국에서 가장 긴 도로인 318국도, 상해 임시정부를 시작으로 후저우, 안경, 무한을 지나, 사천서 성도, 동티벳 망캉을 지나 티베트의 수도인 라싸 그리고 이곳을 지나, 네팔 국경인 장무까지 총 5,385km 엄청 긴 중국 국도 이다.

 

중국의 강제 진압 이후, 비포장이었던 라싸 장무 구간과 성도 라싸 구간 도로 공사가 마무리 되면서 중국에서 가장 긴 국도로 연결을 한 318국도. 성도 라싸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 아스팔트 공사가 마무리 되어, 중국 여행자들은 물론 중국에서 가장 긴 국도 여행을 준비하는 여행자들이 꼭 한번은 고민해 보는 구간이기도 하다.

기념사진을 촬영하면서도 기분이 유쾌하지가 않다. 이 도로로 인해 달라진 티베트인들의 삶. 이 도로를 통해 밀려 들어오는 현대 문물들은 티베트인들에게 행복한 삶을 전해주었을까? 나의 눈에 비추어 지는 티베트인들은 318국도는 중국의 수단으로 이용되기 위해 만들어진 도로일 뿐, 그 도로는 오랜 시간 고원에서 살아온 이들의 삶을 파괴하고, 어지럽히고 있을 뿐이다.

 


맛있는 식사를 하고 달콤한 휴식을 즐겼음에도 불구하고, 자전거 위 내 마음이 혼란스럽다. 개발만을 외치고 있는 현대 사회.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자연과, 옛 삶의 모습은 티베트는 물론 전 세계에서 느낄 수 있다.

삶의 편의를 위한다는 목적으로 무분별한 개발을 이어나가는 현대 사회. 빠르게 변하는 삶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혼란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 티베트인들처럼, 언젠가 나도 티베트인들처럼 혼란스러운 삶을 살게 되는 것은 아닐까?

 

아스팔트 위에서 도로 옆으로 펼쳐진 티베트 자연을 보니, 가슴 한쪽으로 아쉬움이 흐른다. 지금 내가 보는 저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이 과연 내 자식도 이곳에서 내가 느낀 저 아름다운 자연을 보고, 내가 느낀 그 감동을 느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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