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배낭 여행 후기/동남아 3개국 배낭여행

배낭여행 중 경험한 싱가포르 응급센터. 부러웠습니다.

감동적이었던 싱가포르 응급센터, 너무 부러워.


국외여행이든 국내 여행이든 길 위에서는 언제나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난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시에는 무척 당황하지만, 위기만 벗어나게 되면 그것 또한 여행의 또 다른 추억으로 기억하게 된다.

싱가포르에서의 일이다. 인도네시아를 지나 늦은 밤 싱가포르에 도착하여 백배커하우스에 짐을 풀었다. 11시가 넘은 시각이라 대부분 식당이 문을 닫았지만, 다행히 백배커하우스에서 준비해 준 스파게티와 볶음밥으로 늦은 저녁을 해결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 상용아. 잠깐 일어나봐 병원 가야 할 것 같아 '
' 무슨 소리예요? 어디 아프세요? '
' 응 일단 나와 봐봐 ' 

새벽 3시. 함께 온 일행이 나를 깨웠다.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정확한 상황을 알 수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러 명이 함께 사용하는 백배커하우스 였기에 조용히 일행의 뒤를 따라 문밖으로 향했다. 

밝은 곳에서 본 일행의 표정은 심각했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이 하얗게 질린 얼굴에 양손은 아랫배를 움켜쥐고 바닥에 앉아 아무 말도 이어가지 못했다. 

다급했다. 서둘러 백배커하우스 1층으로 내려가 자고 있는 직원을 깨워 응급센터 위치를 물어보았다. 여행자의 질문에 상황을 눈치 챈 호텔 직원은 병원이 멀지 않다는 것을 이야기하곤 서둘러 밖으로 나가 백배커하우스 앞까지 택시를 준비해주었다.

응급센터에 도착하였다. 택시 기사가 미리 응급센터에 연락을 해주어 입구에서부터 일행은 보살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메뉴얼대로 환자 등록 및 환자 상태 체크가 시작되었고, 병원에 도착한 지 10분도 되지 않아 전문의가 도착해 번역기를 통해 환자 상태를 꼼꼼히 확인했다. 

무척 놀라웠다. 아니 경이롭기까지 했다. 얼마 전 국내 드라마에서 보았던 빠르고 신속한 응급실 상황이 이어졌고, 언어(의학 용어) 능력이 부족한 외국인 여행자를 위해 번역기로 의학용어와 검사 리스트까지 상세하게 전달해주는 싱가포르 응급센터에 감동 할 수밖에 없었다.

피 검사, 알레르기 검사, x-ray 등등 검사와 의사 진단까지 걸린 시간은 30분. 의사 선생님은 번역기를 통해 고통의 원인이 ' 신경성 근육 경련 ' 때문이라는 것을 이야기해주었고, 경련을 풀어주기 위해 약 2시간의 휴식(닝겔과 주사, 약)을 권하였다.

고민할 것도 없었다. 의사 선생님이 말씀대로 응급센터 병실로 이동하였고, 약 2시간 동안 휴식을 취하며, 혹시 모를 제2차 진료(외과)까지 마무리하고 건강하게 응급센터를 나올 수 있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일행은 물론 나 역시 기분이 좋았다. 환자를 우선 생각한 그들의 세심함 배려도 좋았고, 국내 병원과는 달리 완벽하다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르고 체계적인 시스템이 부럽기까지 했다.

그뿐만 아니다. 국내 귀국 후 연장 진료와 여행자 보험 청구를 위해 필요한 서류를 모두 준비해주었고, 외국인 여행자임에도 국가에서 응급센터 이용요금 75%를 지원받아 저렴한 비용으로 긴급 상황을 안전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국내 모 드라마를 통해 국내 응급센터의 부족한 부분을 알게 되었기에 여행 중 우연히 경험해 본 싱가포르 응급센터가 부러울수 밖에 없었다. 우리나라 역시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도 긴급 상황 시 빠르게 도움받을 수 있는 응급센터 시스템이 하루빨리 준비되길 기원한다.

배낭돌이 여행 팁) 여행 중 다치거나 아파 응급센터에 가게 될 경우라면 현지 언어가 능숙하더라도 의학용어를 잘 모른다면 번역기 또는 여행자보험 24시 지원센터를 통해 도움을 받아 진료를 받길 추천한다.

또한, 현지 재외공관, 한인회 등을 통하면 응급 시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여행 출발 전 비상연락처는 반드시 챙겨 가도록 하자. 응급센터 및 병원 진료 시 병원 측에 여행자 보험 청구에 필요한 서류를 요청하면 영수증 등 진료 기록을 복사 받을 수 있으니 여행자 보험 가입자라면 서류를 꼭 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