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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돌이 일상다반사/배낭돌이 여행 에세이

'끼'가 충만한 라오스 꼬마 녀석들.



여행 에세이, 언제나 나를 미소 짓게 하는 라오스 미소 천사. 


녀석들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장난과 호기심으로 가득하다. 처음 녀석들을 만난 건 캄보디아와 라오스 경계를 이어준 나무 막대기 하나로 이루어진 육로 국경이었다. 하루라도 긴장감을 늦추게 되면 큰 사단이 벌어질 정도로 위태위태한 캄보디아를 벗어나 순수의 땅 라오스로 가는 것만으로도 모든 것이 신기하고 만나는 모든 사람이 마치 나를 행복으로 인도해 줄 것만 같은 미소 천사들로 보였다.

심지어 나에게 다가와 물건 구매를 강요(?)하는 상인들마저 반가울 정도였으니 캄보디아를 벗어나 라오스에 첫발을 내디딘 나에게 있어 라오스는 그야말로 지상낙원임이 분명했다.

수줍음이 많은 꼬마 숙녀와의 만남

나무 막대기로 서로의 경계를 만들어 놓은 육로 국경을 지나 라오스의 향기를 가슴 가득 들이마시고 있을 때쯤 꼬마 한 녀석이 나의 시야에 들어왔다. 아직 해가 지지도 않았음에도 잠잘 준비를 한 것인지 잠옷 차림을 하고 커다란 눈방울로 나를 주시하고 있는 꼬마 숙녀의 얼굴에는 낯선 이방인에 대한 경계보다는 호기심으로 가득했다.

' 안녕. 반가워 이름이 뭐니? '

이방인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했는지 꼬마 숙녀는 미소로만 답할 뿐 아무런 말도 행동도 하지 않았다. 조금 더 다가가 녀석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만, 갑작스러운 이방인의 출연에 당황한 녀석은 집으로 뛰어들어가 나무문을 굳게 닫아 버렸다.

' 싱거운 녀석. 내가 해치는 것도 아닌데... ' 

아쉽지만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오늘의 목적지로 갈 방법을 고민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뒤에서 나를 부르는 듯 웃음소리가 새어나온다. 동생들을 앞장세워 다시 돌아온 꼬마 숙녀. 무엇이 그렇게 부끄러운지 미소로 가득한 얼굴에 무슨 상황인지 설명도 듣지 않고 끌려나온 어리벙벙한 표정의 동생들 얼굴이 나의 웃음 샘을 터트렸다.

뒤에서 가보라며 동생을 재촉하는 누나. 거기에 무슨 영문으로 끌려나온지도 모르는 동생의 어이없다는 표정이 그야말로 찰리 채플린의 대사 없는 코믹코드 그 자체였다.

끼가 충만한 라오스 꼬마 녀석들.

서로 바라보며 웃기만 했던 모두의 행동을 멈춘 것은 카메라였다. 부끄러워하는 녀석들의 표정이 귀여워 가방에 넣어두었던 카메라를 꺼내 녀석들을 담으려 하는데그전까지만 해도 쑥스러워 어찌할 줄 몰랐던 아이들은 사라지고 호기심과 장난기로 가득한 해맑은 표정으로 프로모델 뺨칠 정도로 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하기 시작했다. 몇 번의 셔터를 누르면서도 뷰파인더로 보이는 녀석들의 표정과 포즈에 찍으면서도, 찍고 나서도 한참을 배꼽을 잡아야 했다.

후 국경을 지나 라오스 곳곳에서 만난 꼬마 녀석들 역시 잠옷을 입고 수줍게 다가온 꼬마 숙녀와 같았다. 낯선 이방인을 경계하기보다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다가왔고, 어색한 상황을 풀어보려 카메라를 꺼내 보여주면 언제나 그렇듯 자신의 매력을 한가득 쏟아냈다. 심지어 한 초등학교에서는 한 반 학생들이 모두 나와 카메라 렌즈 앞에서 각자의 포즈를 취할 정도로 그 인기는 대단했다.

여행의 추억, 그리움, 행복

쑥스러운 표정 속에 숨어있는 녀석들의 "끼"는 라오스 여행을 하는 내내 나를 웃게 해주는 그리고 모든 것을 잊게 해주는 활력소였고, 나 또한 그들에게는 기쁨조임이 틀림없었다.

그 이후 인생의 여러 길을 다니면서, 나는 언제나 녀석들의 해맑은 표정을 기억하게 되었다. 나의 카메라 뷰파인더를 볼 때면 녀석들의 장난기 가득한 얼굴이 생각이 나, 지금도 종종 나 홀로 바보 같은 미소를 짓곤 한다. 많은 것이 빠르게 변하는 현대사회에서 나는 오늘도 녀석들을 떠올리며 녀석들 표정과 행동을 흉내 내보며 미소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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