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전거 여행 후기/중국 실크로드 자전거 여행

사막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일몰, 감동적이야.



타클라마칸 사막 야영 첫날. 아름다운 일몰을 만나다.


중국 타클라마칸 사막의 남부에 있는 오아시스 도시 민펑을 출발하여 북부 오아시스 마을 룬타이까지 이어지는 약 5일간의 사막 여행. 

50도를 넘나드는 더운 날씨로 숨쉬기조차 쉽지 않지만, 조금 더 가까운 곳에서 사막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하기 위해 자전거를 이용 중국 최대 규모의 사막 타클라마칸을 횡단한다.

이곳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만나는 첫 일몰. 자신의 강함을 뽐내듯 쉬지 않고 내리쫴는 뜨거운 기운이 조금씩 사라지면서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어둠 속으로 몸을 숨긴다.

어디서도 볼 수 있는 일몰이지만 유독 더운 이곳이기에 더욱 반가운 시간. 마음 같아서는 뜨거운 태양이 잠시 사라진다는 것에 축배라도 들고 싶지만, 해가 사라지기 전 숙영지를 만들어 놔야 하기에 서둘러 모래 언덕을 내려와 야영을 준비한다.

사막에서의 첫 야영. 

모래로 가득한 사막을 돌고 돌아 발견한 오늘의 야영지. 바로 옆에 적당한 높이의 봉우리가 있어 모래바람을 피하기도 좋고, 무엇보다 내일 아침 사막에서 맞이할 첫 일출을 보는데 적당해 이곳으로 결정하였다.

이번 실크로드 여정을 준비하면서 가장 걱정이 되면서도 가장 기대가 되었던 사막 야영. 이미 텐트 내부는 모래로 가득하지만, 영화 속에서만 보았던 사막 야영을 시작한다는 생각에 두려움보다는 설렘이 가득하다.

사막 한가운데서 코펠과 버너를 이용한 밥 짓기. 코펠 밥은 자신이 있다는 동행이 나서 시작하기는 했지만, 뚜껑을 누를 수 있는 돌멩이 조차 없어 과연 잘 익은 밥을 먹을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어쨌든 사막에서 시작된 첫 야영. 꼬들꼬들한 밥이 나올지 먹고 나면 배가 아픈 설익은 밥이 나올지 알 수 없지만 힘든 일정인 만큼 어떤 결과물이라도 빨리 나오길 기원하며 모래바람이 날리지 않도록 코펠 주변을 에워싼다.

배낭돌이 여행 팁) 코펠로 밥을 할 경우 안쪽으로 종이 호일을 깔고 하면 밥이 코펠에 닿지 않아 설거지를 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코펠로 밥을 할 때에는 불 조절이 필수. 강한 불로 증기가 날 때까지 끓이고 김이 많이 새어나오기 시작하면 불을 줄이고 오래 뜸을 들이면 뚜껑을 눌러주는 무거운 무게가 없어도 잘 익은 밥을 완성할 수 있다.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운 사막의 일몰을 만나다. 

코펠을 둘러싸고 몸으로 모래바람을 막으며 뚜껑에서 새나오는 밥 냄새에 정신을 잃고 있을 무렵 함께 온 후배가 등 뒤를 가리키며 흥분을 토한다.

' 형 저기 봐요. 미친 듯이 아름다운 일몰이예요. '
' 오~ 영화 보는 것 같아. 정말 멋진데 '

빛과 사막이 만든 그림 같은 풍경. 힘든 일정으로 몸조차 가누기 어려운 상태이지만 황홀한 사막의 일몰에 빠져 밥을 뒤로하고 모래 봉우리에 올라 가슴 가득 꿈에서나 볼 수 있는 듯한 아름다운 풍경을 새겨넣는다.

한참 동안을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하고 있는데, 야영지 편성 이후 밥을 담당했던 동행의 목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려온다.

' 와 장관이다. 사막에서 보는 일몰 상상 이상인데 '
' 밥은 어떻게 하고 오셨어요? 그냥 놔두어도 괜찮아요? '
' 알아서 되겠지. 우와 정말 멋있다. '
' 맞아요. 지금 밥이 중요하겠어요. 평생에 한 번 만나는 오늘의 일몰인데'

언제 어디서도 볼 수 있는 일몰이지만, 내일도 모래도 앞으로도 다시 똑같은 모습을 만날 수 없기에 더욱 놓칠 수 없는 지금 순간. 불 위에 올려놓은 코펠을 잠시 잊은 체 한참을 그곳에 서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나는 오늘의 일몰과 하루를 마무리한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봉지 밥.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면 가장 좋지만, 언제나 그렇듯 하나조차 잡기 어려운 인생사. 아름다운 일몰을 가슴에 새긴 대신 조명 하나 없는 어둠 속에서 다소 불편한 저녁 식사 준비를 이어간다.

손전등에 의존하여 완성 한 밥. 기대 이상으로 잘 익은 밥에 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서둘러 밥과 함께 먹을 반찬을 준비하는데, 갑자기 불어닥치는 모래바람. 종이 박스와 자전거 그리고 텐트까지 동원해 바람을 막아보지만 바람이 너무 거세 결국 해 놓은 밥도 먹지 못하고 각자 텐트 안으로 들어가 거센 모래바람을 피한다.

오늘 하루 기분 안 좋은 일이 있었는지, 미친 듯이 텐트를 흔들어 대는 강한 바람. 바로 옆 텐트에 동행이 있음에도 두려움이 느낄 정도로 바람이 매섭다. 거기에 텐트에 강하게 부딪히는 모래로 마치 알 수 없는 무언가가 텐트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듯한 오싹한 느낌이 든다.

두려움은 잠시. 힘들었던 오늘 일정으로 뱃속에서 난리가 났다. 이렇게 계속 있다가는 부족한 에너지를 채울 수 없는 최악의 상황. 미친 듯이 쉬지 않고 몰아치는 사막의 바람이지만, 배가 고프면 정신줄을 놓게 되는 인간의 본성에 끌려 봉지를 챙겨 텐트 밖으로 나가 강한 모래바람을 뚫고 밥을 보관하고 있는 후배 텐트로 다가가 모래가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히 열고 봉투를 내민다.

' 경민아, 봉지에 밥 나누어 담아 '
' 응 알았어요. 형 근데 반찬도 없는데 어떻게 하려고요? '
' 일단 담아봐 형이 생각이 있어 '

고갈된 에너지를 채우지 못하면 내일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최악의 상황. 후배에게 건네받은 밥이 든 봉지를 들고 텐트로 돌아와 가방에 넣어두었던 소시지와 고추장을 조금씩 넣고, 동행의 텐트에 하나씩 전하고 텐트로 복귀한다. 모래바람으로 쉽지 않은 미션이었지만, 너도나도 할 것 없이 터져 나오는 탄성 소리에 절로 기분 좋아지는 상황. 무엇보다 밥을 먹을 수 있다는 행복함에 모래도 털지 않고 텐트로 들어와 봉지를 흔든다.

텐트 밖의 바람은 잊은 지 오래. 오로지 봉지 속 밥에 집중하고 고추장이 골고루 붙어나도록 잘 비벼 한 숟가락 가득 퍼 입안으로 가져간다. 꼬들꼬들 씹히는 밥알과 고추장 그리고 소시지의 조화. 그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 않을 정도로 기가 막힌 봉지 밥에 감탄사를 쏟아 내며 사막의 첫 식사와 꿈만 같은 하루를 마무리한다. (다음 편에 계속)

배낭돌이 여행기 포스팅은 계속 됩니다.  하단의 추천 버튼(손가락)을 거침없이 눌러주시는 센스, 감사합니다. 다음 사용자는 이곳을 클릭하시면 다음뷰에서 편하게 받아 보실수 있으며, 네이버 사용자는 이곳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