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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 후기/중국 실크로드 자전거 여행

사막에서 경험한 모래 폭풍. 장난 아니네!.



순식간에 불어닥치는 거대한 모래 폭풍. 앞도 보이지 않아... 


두 바퀴로 돌아보는 실크로드 여행길. 어제 트럭을 이용 옥의 마을 호탄에 도착하여 호탄에 거주 중인 한인 집으로 초대를 받아 그리운 한국 음식으로 행복을 채우고 서둘러 잠자리에 들었다. (관련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최고 음식을 맛보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타클라마칸 사막 횡단. 함께 이번 여행을 출발한 동행 중 일부는 타클라마칸 사막을 관통하는 서쪽 도로로 일부는 민펑에서 룬타이를 연결하는 동쪽 사막 공로로 중국 최대의 사막 타클라마칸을 횡단한다.

이른 아침 자전거를 정비하고 호탄을 벗어나 사막공로가 시작되는 오아시스 마을 민펑으로 가는 길. 본격적인 사막 여행의 시작으로 비상식량과 물을 실은 터라 자전거가 묵직하다.

이곳을 벗어나면 최소 닷새 동안은 현대 문명과는 이별. 이번 자전거 여행 일정 중 가장 힘든 구간이지만 실크로드 자전거 여정을 준비하면서 가장 기대했던 구간인 만큼 설렘으로 가득하다.

타클라마칸 사막 남부 최대 오아시스 마을인 만큼 도시를 벗어나 한참 동안 그림 같은 풍경이 이어진다. 국내 잘 알려진 유명 관광지와 비슷한 풍경. 도로 양쪽 사막을 가로막은 나무들로 불어오는 바람마저 상쾌해 절로 콧노래가 흘러나온다. 

'안녕? 어디 사람이야? 어디가?'
'안녕. 한국 사람이야. 우루무치가.'

늘 같은 인사와 같은 질문을 던지는 위구르 사람들. 언제나 그렇듯 미소를 지으며 같은 대답으로 그의 호기심을 풀어준다.

' 넌 어디가? '
' 응 집에 '

길지 않은 대화이지만 서로의 표정으로 느낄 수 있는 친근함. 짐을 들고 걸어가는 아저씨의 목적지가 어디인지 알 수 없지만 같은 길을 가는 동무인 만큼 자전거 안쪽에 물통을 꺼내 함께 나누어 마시곤 짧은 만남을 뒤로한다.

도로 양쪽의 나무들이 하나 둘 사라지면서 시작되는 사막 구간. 타클라마칸 사막 일부를 지나가는 도로인 만큼 지금까지 보았던 사막과는 달리 모래로 가득한 노란 사막이 나의 시야에 들어온다.

고요하면서도 끝없이 펼쳐진 그림 같은 모습. 입으로 들어오는 모래를 막기 위해 쓴 마스크를 벗고 사막을 느껴본다. 이때 갑자기 불어오는 강한 바람. 가만히 서서 자전거를 들고 서 있기도 어려울 정도로 강하게 불어오는 사막 바람에 당황해 자전거에서 넘어지고 말았다.

너무나 고요했던 이곳을 한순간에 모래로 뒤덮은 모래  . 고운 사막 모래가 섞여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일어나기는커녕 바닥에서 자전거와 짐을 잡은 체 고개를 최대로 아래로 숙여 몸을 고정한다.

한순간의 여유도 주지 않고 강하게 불어오는 모래 폭풍. 고개도 들 수 없을 정도로 강하게 불어오는 모래 폭풍앞에 자연 앞에 인간은 한없이 작은 존재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잠시 잠잠해진 틈을 타 자전서를 세워 출발해 보려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 위 한장의 사진으로 지금의 상황을 기록하고 다시 바닥에 엎드려 모래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린다. 

방송을 통해 여러 지역에서 발생 한 모래 폭풍을 본 적이 있지만, 실제 경험해보니 누구나 공황상태에 빠질 정도로 너무나 강하고 무섭기까지 한 모래 폭풍.

지나가는 자동차라도 있으면 도움을 청해보겠지만, 모래 폭풍으로 자동차 역시 고초를 겪고 있는지 자동차 한 대 지나가지 않는 최악의 상황에 이곳에 함께 온 후배 녀석과 한참 동안을 자전거에 의존한체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가길 염원한다.

<토막이야기> 모래 폭풍이 시작될 무렵 함께 온 후배 녀석이 배가 아파 사막으로 큰일을 해결하러 갔다가 무방비 상태로 모래 폭풍을 맞고 말았다. 당시 후배 녀석의 말로는 큰일은 해결했지만, 옷을 내렸던 아래쪽으로 모래가 잔뜩 들어와 온종일 불편한 라이딩을 했다고 한다

이후 구간에서도 예상하지 못했던 모래 폭풍은 계속되었다. 강하게 부는 모래바람 앞에 심지어 도로 옆에 서 있는 전신주까지 잡고 버텨야 했던 힘든 상황. 결국, 자전거 여행 동안 무겁지만 늘 목에 걸고 다녔던 카메라를 가방 가장 깊은 곳에 넣고 바람이 줄어들 때마다 젖먹던 힘까지 다해 페달을 밝아 앞으로 나아간다.

늦은 밤이 되어서야 도착한 오늘의 목적지 민펑. 자전거 여정을 출발한 이후 가장 힘든 날인만큼 깨끗한 숙소보다는 가장 가까운 곳으로 숙소를 정하고 짐을 푼다. 바람과 모래와의 사투로 어떤 하루보다 힘들었던 하루. 체력은 이미 바닥이지만 내일을 위해 에너지를 채우기로 하고, 숙소에서 멀지 않은 작은 상점으로 가 넉넉하게 음식을 주문한다.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시간. 다리가 풀려 서 있기조차 힘들어 상점이 보이는 한쪽에 앉아 불이 켜진 상점을 멍하니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다. 하나 둘 머리속에 그려지는 얼굴들. 부모님은 물론 집에서 아낌없이 응원을 해주는 아내와 친구들 그리고 지인들의 모습에 알 수 없는 뭉클함이 가슴 한쪽을 쓸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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