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그리스전. 기업들이 만든 시청의 공터
많은 사람들이 기다렸던 남아공월드컵이 드디어 개막을 했습니다. 개막전을 시작으로 남아공 VS 멕시코 전에 이어 오랜 시간 기다렸던 한국전 첫 경기인 한국 VS 그리스전이 어제 저녁 경기가 있었습니다. 2:0 한국승리!!!
언론에서도 한참 동안 시끄러웠던 SBS의 독점중계. MBC, KBS는 SBS 독점 중계, 민•형사 소송을 통한 법적 대응에 착수했다는 언론 기사가 잠시 떠들썩 하더니, 월드컵이 시작 되면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독점중계로 SBS가 남아공월드컵 경기를 중계하고 있습니다. 2002년 월드컵 이후 잠시 주춤했던 2006년 독일 월드컵과는 달리 이번 2010년은 월드컵이 열리는 2010년 초부터 국가 및 기업들의 홍보 마케팅으로 2002년의 월드컵의 열기가 또 한번 시작이 될 거라 예상이 될 만큼 많은 사람들이 남아공월드컵을 기다리고 그날을 준비했습니다.
오랜 시간 기다렸던 남아공월드컵, 우리나라의 첫 경기인 그리스 전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하나되어 응원하는 서울 시청광장으로 응원을 나갔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2002년 서울 시청광장)
2002년 세계를 놀라게 한 서울시청의 붉은 물결을 기억하십니까? 과연 대한민국이다 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여 대한민국을 외치던 많은 사람들의 붉은 물결은 4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아이에서부터 어르신들까지 서울의 중심인 시청에 모여 16강 진출, 8강 진출, 4강 진출, 결승 진출을 모두 함께 꿈꾸며 목이 쉬어라 응원했던 그때가 생각납니다.
2006년 월드컵에 비하면 탄탄한 선수 구성, 오랜 준비 등으로 많은 국민들이 2002년의 또 한번의 16강 진출, 나아가 그 이상까지 진출을 기대하며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이 시작 되었습니다.
남아공 월드컵 그리스전 시청앞에 모인 사람들의 모습
2006년 월드컵과 비교 했을 때 16강 진출을 노려볼만한 이번 남아공월드컵. 나라 안과 밖에서의 좋지 않은 소식들로 불안에 떨어야 했던 수 많은 국민들. 남아공월드컵의 시작으로 국민들은 잠시나마 불안감을 잊고, 하나가 되어 응원을 하기 위해 비가 오는 날이지만 붉은 티셔츠를 입고 시청으로 하나 둘 모이고 있었습니다.
그리스전 서울시청에 모인 응원단
시청광장 한쪽에 자리를 잡고 시작한 응원전. 2002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작은 외침이었지만, 우리나라의 승리를 위해 모인 많은 사람들의 응원소리는 서울 시내 곳곳으로 울려 퍼졌습니다. 시청광장에는 어르신들은 물론 응원을 하기 위해 나온 중,고등 학생들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요, 바로 뒤에 있던 고등학생들의 대화를 듣고 왜 시청에 사람이 이렇게 없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 야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 빅뱅 오라버니 온다는데 그리 가자 ', ' 한강에는 mc몽하고, 싸이도 있는데 그쪽으로 가자 ' 비가 와서 많은 사람들이 안 왔구나 생각했던 저의 생각이 단숨에 무너지는 순간 이였습니다.
생각해 보니 그럴 만도 했습니다. 2002년 이후 잠시 주춤했던 월드컵 열기에서 이번 2010년에는 많은 기업들이 엄청난 비용을 투자해 월드컵 특수를 노리는 홍보를 시작하였습니다. 방송에서는 물론 온, 오프라인에서도 한국 선수들의 우승을 기원하며, 로고, 응원단 모집 등으로 기업의 브랜드를 홍보하는 수 많은 기업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연애인과 함께 하는 월드컵응원 이라는 컨셉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였던 시청이 아닌 기업이 준비한 장소에 연애인 초청과, 티셔츠, 음료 제공 등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모으고 있습니다.
2002년 서울시청에 모여 모두가 하나가 되어 자발적인 응원을 하던 그때와는 달리, 기업에서 준비한 티셔츠와 응원소품을 들고, 초청 된 연애인의 공연을 보며 응원을 하는 공간이 많이 생겨, 2002년 못지 않게 많은 사람들이 월드컵에 환호하고 응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02년도의 시청의 모습에서 찾아 볼 수 없었던 많은 공터가 생겨났습니다.
월드컵의 뜨거움과 대한민국의 승리를 외치는 많은 사람들이 모였던 서울시청광장. 기업에서 준비한 여러 공간을 통해 세계가 놀랐던 시청광장의 거리 응원은 2002년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습니다. 모두가 하나가 되어, 시장에서 판매하던 붉은 티셔츠를 입고 자발적인 응원을 펼쳤던 2002년. 세계가 놀랄 정도의 거리응원과 숭고함과 가치가, 기업의 상업적, 홍보 수단으로만 이용이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섭니다.
모두 다른 티셔츠를 입고, 다른 공간에서 각자의 노래와 응원을 하는 대한민국 거리응원. 넓지 않고 시설이 좋지 않은 시청광장이지만 순수하고, 자발적인 응원으로 뭉친 2002년 그때처럼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만드는 대한민국의 거리응원 모습을 2010년에도 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