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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여행 후기/서티벳 오프로드 여행

세상의 중심 카일라스와 마주서다.

 

카일라스 중심으로 향하다.


티베트의 중심 도시인 라싸를 출발하여 오프로드를 달려 도착한 카일라스. 가운데 우뚝 솟아있는 가장 높은 봉우리를 중심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돌며 기도를 올리는 코라를 무사히 마무리하였다. 숨조차 쉬기 어려운 이곳에서의 2일간의 시간.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돌아보고, 반성하며 무거운 많은 짐을 내려놓았다.

언제 사라졌는지 머리 위 가득했던 먹구름은 사라지고 파란 티베트의 하늘과 룽타 그리고 불경이 적힌 오색 타르쵸가 손을 흔들며 나를 맞이한다.

이틀간의 무리한 일정으로 지칠 만도 한대 무슨 일인지 몸과 마음에서 힘이 솟는다. 뭐라고 해야 할까? 마치 어렸을 때 한숨 푹 자고 일어난 것처럼 기분도 좋고, 나가서 더 놀고 싶은 어린아이와 같이 힘이 넘친다.

무사히 코라도 마치고 즐거워하는 내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티베트 기사가 내 기분을 알았는지 나에게 카일라스를 조금 더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도록 해주겠다며 잠시 기다리라 한다.

고산에 적응이 안 된 사람은 접근조차 쉽지 않은 곳으로 알려진 공간. 하지만 코라를 돌면서 늘 저 멀리서 보기만 했던 카일라스의 봉우리를 볼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두려움보다는 기대와 설렘으로 넘쳐난다.

4륜 자동차를 이용하여 카일라스 중심으로 가는 길. 한참을 굽이굽이 오르막길을 오르는 길 한쪽으로 순례자들이 머물다가는 작은 마을 다르첸이 나의 시야에 들어온다. 카일라스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순례자 마을 다르첸. 

저 멀리 보이는 히말라야 산맥과 머리 위의 푸른 하늘 그리고 솜사탕 같은 구름과 어우러져 마치 옛 티베트에 온듯한 느낌을 받는다.

한참을 멈추어 있던 차량에서 터질듯한 고음이 들려온다. 가파른 경사를 겨우 빠져나왔는데 이번에는 모래 때문에 차량이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라싸를 출발하여 이곳까지도 아무런 문제 없이 왔던 티베트 기사 하지만 카일라스 중심으로 향하는 만큼 차에서 내려 자세히 살펴보고 최대한 안전하게 그리고 천천히 차량을 전진시킨다.

우리의 접근을 막으려는 것일까? 가파른 경사와 모래 구간을 지나 잘 나가던 차량이 이번에는 길을 막고 있는 백마 때문에 또 다시 멈추어섰다. 좁은 길로 돌아갈 길은 물론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하게 된 상황. 혹시나 말이 놀랠 수도 있어 시동도 끄고 카일라스 향하는 우리를 허락해주기만을 기다린다.

우리를 가로막고 서 있던 녀석은 20분이 지나서야 길을 터주었다. 시동을 걸고 카일라스로 가는 우리를 고개를 돌려 쳐다보는 녀석의 표정 속에서 알 수 없는 무엇인가가 느껴진다.

카일라스는 인도의 우주관에서 세계의 중심에 있다는 상상의 산인 수미산[須彌山]으로 일켜진다. 티베트어로 눈의 보배라고 불리는 카일라스는 피라미드의 형상과 유사한 형상을 띄고 있고 있으며, 티베트 불교는 물론 힌두교와 토착교인 뵌교 그리고 자이나교가 모시는 산(신)이기도 하다.

오프로드를 달려 세상의 중심으로 가는 길. 사륜구동으로 한참을 달려서야 카일라스가 내 시야에 들어온다.

인천에서 출발하여 북경을 지나 티베트 중심 도시인 라싸에 도착하여 차량과 도보를 이용하여 9일 만에 도착한 세상의 중심 카일라스. 처음 이곳으로 출발하면서 걱정했던 세상의 중심에는 맑은 물줄기와 고산에서만 자라는 야생화 그리고 푸른 풀들로 가득하다.

차에서 내려 세상의 중심 카일라스와 마주 선 나.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느낌이 나의 가슴속 가득 채어진다. 물줄기가 만들어낸 자연 소리와 코를 찌리는 풀내음. 저 멀리 카일라스 봉우리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따듯하게 느껴지는 이 공간이 천국은 아닐까?

내가 상상하던 모습과는 정반대인 너무나 포근한 이 공간. 나는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카일라스를 바라보며 인사를 건넨다. <다음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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