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03 10:58

라오스 여행 중 맛 본 트럭에서 즐기는 특별한 점심.


배낭 여행 후기/라오스 배낭여행





고정관념을 무너트린 라오스 휴게소. 트럭 위에서 먹는 점심. 생각보다 괜찮네.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하는 걸까? 말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시끄러운 이곳에서 어떤 재미난 이야기를 나누는지 큰 소리로 웃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내 귀에 들리는 소리라곤 금방이라도 터질 듯 고음을 토해내는 트럭 엔진 소리와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 웅웅 거리는 바람 소리 뿐인데 말이다.

며칠을 머문 돈뎃에서 라오스 중부 도시 팍세로 가는 위해 쌩때우에 올랐다. 트럭을 고쳐 만든 쌩때우는 천으로 짐과 사람을 태울 수 있는 동남아 대표 교통수단이다. 의자도 있고, 짐을 올려놓을 수 있는 공간도 준비되어 있지만, 천장을 제외하고는 뻥 뚫려 있어 이방인인 나에게는 대화를 주고받는 현지인들이 그저 신기했다.  

' @#@$#@#@$# '
' 저 한국 사람이에요. '
' @##$!@#$@# '

무엇이 그리 좋은지 웃고만 있는 이방인에게 관심을 표한 현지인. 고막이 터질 정도로 시끄러운 엔진과 바람 소리에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이방인은 코리아 코리아를 외쳐보지만, 언어라는 커다란 장벽이 우리를 막고 있어 언어가 아닌 손짓과 표정으로 대화를 이어 나간다.

처음 국외 여행을 떠났을 때 언어의 장벽은 무척 높아 보였다. 하지만 여행 시간이 길어질수록 언어는 단지 의사소통의 수단에 불과했다. 부모님께서 선물해주신 손과 팔 그리고 표정과 몸짓으로도 서로의 의사를 전달하는데 전달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는 알곤 모든 문제의 화근이 되는 언어를 여행 중에는 최소화하려 노력했다.

쌩때우 위에서 만난 라오스 할머니도 그러했다. 언어 대신 다소 바보 같아 보이는 해맑은 미소를 본 할머니는 입이 아닌 마음으로 대화를 이어나갔고, 쉬지 않고 바람을 가로질러 달려나가는 생때우 위에서 양국의 문화교류는 계속되었다.

끽끼기끼이익.

쉬지 않고 달리던 생때우가 길 한가운데 멈추어섰다. 그리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무 틈 사이로 하얀 이를 보이며 봉지를 내미는 현지인들은 생때우가 나아가지 못하게 주변을 애워쌓다.

찰진 밥, 열대 과일, 정체를 알 수 없는 음식. 현지인들이 내민 봉지에는 각종 먹을거리가 가득했다. 예상치 못한 현지인들의 행동에 당황한 이방인과는 달리 익숙한 듯 상인들과 흥정하며 물건을 구매한 현지인들은 쌩때우 위에서 봉지를 풀어 한 손으로는 찰진 라오스 전통 밥을 주무르고, 한 손으로는 무엇 집을지 고민을 하고 있었다.

가장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골랐다. 정신없이 자신의 음식을 사달라고 하는 바람에 순식간에 흥정은 이어졌고, 생때우차 천천히 출발할 무렴 내 손에는 칠면조 다리보다 큰 닭 다리와 찰진 라오스 밥을 한 봉지가 쥐여 있었다.

보통 휴게소라 하면 건물로 되어 있어 화장실도 있고, 편하게 앉아 밥이나 간식을 먹는 공간으로 알고 있다. 그렇기에 그때의 상황이 무척 웃겼다. 또한, 흔들리는 쌩때우 뒤. 그것도 고막이 터질 듯한 소음 속에서 산 닭 다리와 봉지 밥을 해결해야 했다.

맛은 기대 이상이었다. 씹히는 맛이 일품인 팔뚝만 한 닭고기는 그야말로 환상의 맛이었고, 닭고기와 궁합이 잘 맞는 찰진 라오스 밥은 일품 그 자체였다. 쉬지 않고 웅웅 울어대는 트럭 엔진 소리가 다소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고급 레스토랑에서 먹는 식사와도 비교될 정도로 그 맛이 기가 막혔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으면 맛집을 가면 된다? 분위기 좋은 식당에서는 뭘 먹어도 맛이 있다? 누구나 하나쯤은 맛에 대한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필자 역시 맛에 대한 고정관념이 하나 있는데, 분위기 좋은 곳에서 먹어야 맛이 더욱 좋다는 것이다.

하지만 라오스 쌩때우에서 그 고정관념은 무너졌다. 배가 고파서인지 아니면 이방인에게 미소로 관심을 보여준 그들이 있어서 인지는 몰라도 확실한 것은 음식 맛은 주변 환경도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다. 흔들리는 쌩때우 안에서 먹은 점심. 일상으로 돌아온 지금 바쁜 현대사회에서 종종 떠오르는 맛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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