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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돌이 일상다반사/배낭돌이 일상 다반사

아이도 웃게 하는 투숙객 간의 소소한 배려.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까지, 투숙객 간의 배려가 좋았던 서울 W호텔.

 

아내의 32번째 생일. 매년 돌아오는 생일이지만, 올 초 딸 아이 출산으로 고생한 아내를 위해 서울 호텔에서 생일을 기념하기로 하고 서울 W 호텔 예약을 했다. 멋진 선물도 맛있는 음식도 선물할 수 있었지만, 무엇보다 아내에게 필요한 휴식을 선물해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딸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아내와 함께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호텔을 이용했다. 서비스도 좋지만, 도심에서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었고, 무엇보다 집에서는 많이 나눌 수 없는 대화도 많이 나눌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난 이 후 호텔 이용이 잦아졌다. 말을 하지 못하는 아이는 말 대신 큰 울음소리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큰 소리로 울지는 않을까? 힘들어하지는 않을까?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시설인 만큼 혹 피해를 주지 않을까? 아내의 걱정은 호텔 도착 직전까지 이어졌다. 주차하고 들어간 W 호텔 로비. 체크인이 붐비는 시간을 피해서 그런지 기다리지 않고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 몇 층 가시나요? 제가 눌러 드리겠습니다. '
' 감사합니다. 10층입니다. '
' 아기가 예쁘네요. 잘 자라거라. ' 

룸으로 올라가는 길.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외국인 투숙객이 인사를 건네곤 층수를 물어본다.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았음에도 아이가 함께 있는 우리 부부를 배려한 행동이었다. 그러곤 다소 어두운 엘리베이터 내부가 어색한지 울음을 터트릴 기세로 표정을 바꾸던 아이를 예쁘다며 달래며, 아이는 물론 우리 부부에게 미소를 선물했다.

우리 부부와 아이를 위한 투숙객 간의 배려는 계속 이어졌다. 통로를 지나 룸에 도착하여 방문을 여는데 카드 인식이 되지 않아 문이 열리지 않았다. 마침 맞은편 룸에서 나온 외국인 투숙객이 상황을 짐작하곤 잠시 기다려 달려며 방으로 들어가 호텔 서비스팀에 연락을 해주어 도움을 받아 수고 없이 룸으로 들어 올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었다. 산책 중 만난 내국인 투숙객은 아이를 배려해 길을 피해주었고, 레스토랑에서는 소리치는 아이의 행동에 인상을 쓰기보다는 아이와 당황한 우리 부부를 보며 괜찮다며 미소로 인사를 건네주었다. 

' 직원도 투숙객도 너무 친절해. 이 호텔 아주 마음에 들어. '
' 응 나도 놀랬어. 여보가 마음에 든다고 하니 다행이다. ' 

호텔에 도착할 때까지 걱정이 앞섰던 아내는 투숙객과 직원의 배려가 아주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물론 나 역시 생각지도 못한 배려에 적지 않은 감동을 했고, 아이도 아내도 즐거워하는 모습에 기분이 좋았다.

호텔 시설과 서비스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아내와 아이를 배려한 투숙객의 배려가 아내와 나를 미소 짓게 하였다. 그리고 그 행복은 인사과 상대방을 생각하고 행동하는 배려로 다른 투숙객에게 전해졌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아이의 표정이 해맑다. 마치 자신을 배려한 투숙객들에게 생각하며 고마웠다며, 덕분에 즐거웠다고 말하듯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