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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 여행 후기/라오스 배낭여행

여행에 관한 이야기. 나를 가둔 내가 만든 틀.



내가 잠시 잊고 있었던 행복한 삶을 라오스에서 고민하다.


눈이 내린다. 아니 눈이 땅에서 올라온다. 1년 내내 열대모순의 영향을 받아 고온다습한 이곳 라오스에서는 하얀 눈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하지만 도심을 벗어나기만 하면 대부분 도로가 노란 모래로 뒤 덮인 비포장도로인 터라 바닥에서 올라온 노란 모래바람이 마치 눈앞을 가릴 정도로 세차게 내리는 눈꽃 같다.

오토바이 엔진에서 뜨거운 열기가 올라온다. 살짝 닿기라도 하면 살이 녹아 버릴 정도로 느껴져 다리를 들어 올려보지만 계속되는 엉덩방아에 2cm도 안 되는 안전 공간을 찾아 다리를 지탱하고 마을로 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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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를 파는 라오스 가정집 주유소. 기름을 주문하면 패트병에 담긴 기름을 갔다준다>

쉬지 않고 한참을 달리던 오토바이가 멈추어섰다. 코네폭포로 향하던 오전과는 달리 학교수업이 끝나 도로로 물 밀려 나오듯 쏟아져 나온 아이들로 속도를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덕분에 30분이 넘도록 나의 엉덩이를 괴롭히던 오토바이에서 내려올 수 있었지만, 나 역시 계획에 치여 생활하는 현대인인 만큼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살짝 당황했다.

' 잠깐 쉬었다가 가요. '
' 응. 그래. 근데 배 시간이 늦진 않겠지. '
' 늦을 수도 있죠. 걱정 마세요. ' 

계획한 시간보다 늦게 도착해 배를 놓칠까 걱정하는 필자와는 달리 늦을 수도 있죠! 이야기하며 여유를 부리는 라오스 아이. 마음은 빨리 가자며 재촉하고 싶지만, 일상에서 벗어나 여행을 떠나온 만큼 괜찮다 괜찮다 스스로에게 이야기하며 온 몸에 쌓인 노란 눈을 털어내며 나 역시 여유롭다는 듯 어설픈 행동을 이어갔다.

<마중 나온 동생을 안아주는 꼬마 아이>

어디로 향하는지 노란 눈꽃을 휘날리며 자전거를 몰고 있는 학생들. 어디 재미있는 일이 없을까? 말하듯 도로 전부를 차지해 걷는 세 마리의 소, 학교에 간 형을 마중 나온 어린 동생을 안아주는 라오스 꼬마 아이까지 오토바이 위에서는 볼 수 없었던 라오스 사람들의 여유로운 삶이 나의 시야에 들어왔다.

마치 계획이라는 것 하나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앞만 달려가던 이방인에게 삶에서 가질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을 이야기하듯 눈에 비추어진 라오스인들의 삶은 말 그대로 여유로운 삶 그 자체였다.

<어디론가 향하는 라오스 가족>

이곳 라오스에 오기 전 지난 6개월 동안 한 시도 쉬지 못하고 일을 해야 했다. 하던 일이 마무리 되고 라오스 여행을 시작하게 되면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 다짐했지만, 막상 라오스 여행을 시작하고 그리하지 못했다.

캄보디아를 지나 라오스 남부 마을에 도착해서 그들이 원하지 않지만 나스스로 만족하기 위해 숙소, 선박, 음식 등 모든 것을 흥정했고, 이왕 이곳에 왔으니 유명하다는 관광지를 보기 위해 아침부터 조 아저씨를 재촉해 관광지를 다녀왔으며,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일정을 이어가기 위해 마음으로는 빨리 가자며 라오스 아이를 재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근심과 걱정 그리고 고민을 내려놓고 즐기고 싶었던 여행이었지만 어쩌면 나는 톱니바퀴처럼 모든 맞아야만 돌아가는 기계처럼 뒤도 돌아볼 여유조차 없는 현대 삶에 익숙해져 버려 여행을 즐기는 방법을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 라는 충격적인 고민이 시작되었다.

<라오스 남부 반나카상 마을에서 만난 라오스 아이들>

그 고민에 대한 정답은 없다. 그것을 알고 있었지만 나는 생각했다. 여행을 출발한 이후 왜 끊임없이 흥정하고 일정에 따라 차질 없이 여행을 하기 위해 좋아하는 잠까지 줄여가며 이른 아침에 일어났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이 모든 것은 다른 이가 아닌 바로 나 스스로 만들어 놓은 내 인생의 그리고 라오스 여행의 틀이라는 것을 말이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 오토바이의 시동이 걸렸다. 그리고 엉덩이부터 시작되는 나의 고통의 다시 시작되었다. 그리고 많은 것이 달라졌다. 내가 보고자 하는 것이 아닌 라오스가 내게 보여주고 싶은 것들이 나에게 보여졌기 때문이다.

이후로도 몇 번의 나의 고민은 계속되었다. 그때마다 라오스는 잠시 잊고 있었던 유토피아적인 삶을 보여줬다. 그리고 고민했다. 나를 가둔 내가 만든 틀에서 벗어 날 방법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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