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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 여행 후기/라오스 배낭여행

세상에서 가장 긴 라오스 코네폭포.



나를 흔들어 깨운, 라오스와 캄보디아 국경을 흐르는 세계 최고 길이의 폭포 코네폭포를 만나다.


나는 질주한다. 그것도 아주 빠르게 비포장도로를 달려 질주하고 있다. 울퉁불퉁 튀어나온 바위를 피해 요리조리 핸들을 꺾어가며 오토바이를 몰고 있는 라오스 청년. 뒤에서 청년의 허리를 꽉 붙잡고 놀이기구를 타듯 공중으로 올랐다가 내려오는 나의 엉덩이를 살피며 질주는 계속된다.

아쉽게도 멸종 위기에 처한 민물 돌고래인 이와라디의 멋진 모습은 카메라에 담지 못했다. 아쉽긴 하지만 언제까지 녀석들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 수 없는 이방인이기에 라오스 청년을 따라 다음 목적지인 코네폭포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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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네폭포로 가는 험난한 여정.

폭포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라오스 남과(캄보디아 국경)과 북을 연결하는 아스팔트 도로가 완성되었지만, 대부분 관광명소는 아스팔트 도로에서 오토바이로 약 10분은 더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여행사에서 운영하는 투어 상품을 이용하면 그나마 자동차로 가기 때문에 쪼그리고 앉아 다리가 저려오는 고통 외에는 편안하게 갈 수 있다. 하지만 편안함보다는 저렴한 가격을 고수하는 배낭족답게 오토바이를 선택했기에 엉덩이에서 느껴지는 고통을 누구에게도 탓할 수 없다.

빠르게 달려 가는 오토바이 옆으로 한적한 라오스 풍경에 펼쳐진다. 어디로 가는지 소를 몰고 가다가 손을 흔드는 꼬마 아이. 앵앵 소리를 내며 달려나가는 오토바이를 보며 눈살을 찌푸리기보다는 미소 짓는 라오스 사람의 얼굴에 현대 문명과는 아직 거리가 먼 자연과 살아가는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나를 두렵게 만드는 자연의 외침.

엉덩이가 아파 신경이 쓰일 때쯤 다시 아스팔트 도로에 도착하였다. 안전하게 비포장도로를 빠져나온 청년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기도 전에 꽉 잡으라며 앞으로의 고난을 당부한다. 바람처럼 달려 도착한 또 다른 비포장도로. 여기서부터 약 5분 정도면 세상에서 가장 긴 폭포인 코네폭포를 만날 수 있다.

라오스와 캄보디아 국경을 통과하는 코네폭포는 콩파펭폭포(Khong Phapheng Falls)와 솜파밋폭포(Somphamit Falls)와 작은 여러개의 폭포로 구성되어 있는데, 다른 폭포에 비해 떨어지는 높이가 높지는 않지만, 그 길이가 10km를 넘어 세상에서 가장 큰 폭포로 불리고 있다. 비가 많이 내리는 우기철에는 유수랑이 4만m³를 넘겨 버릴 정도로 그 규모가 엄청나다.

폭포가 가까워질수록 자연의 웅장한 소리가 나를 긴장하게 한다. 마치 대형공사를 하고 있는 듯 무겁게 울려 퍼지는 물줄기의 소리는 인간은 자연 앞에서 작은 존재라는 것을 이야기하듯 그야말로 두려움 그 자체다.

엥 이게 폭포라고?

' 오케이 '
' 다 왔어? 저쪽으로 가라고? '

자연의 웅장한 외침에 몸을 웅크리고 있을 때쯤 나무 그늘아래 오토바이를 세우곤 오토바이에서 내려 저쪽으로 가리키며 청년이 손짓한다.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터질 듯 빠르게 뛰는 심장박동. 거기에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나를 감싸 잠시 주춤하게 한다.

드디어 나의 시야에 들어온 코네폭포. 멀리서도 들려왔던 소리와는 달리 내가 보았던 그리고 알던 폭포의 모습이 아니다. 뭐라고 해야 할까? 폭포라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많은 물을 멋지게 쏟아 붓는 모습이어야 하는데 이곳의 폭포는 그 크기는 무척 넓지만, 바위틈 사이로 흐를 뿐 그냥 바위가 많은 메콩강의 일부일 뿐이다.

' 아저씨. 여기 폭포 맞아? '
' 응 여기가 코네폭포 중 가장 멋진 솜파밋폭포(Somphamit Falls)야 '
' 거짓말 아니지? '
' 진짜야. 사람들한테 물어봐 '

대부분의 사람은 경험하지 않았거나 보지 않은 사실에 대해 인정하지 않거나 믿지 않는다. 나 역시 그러했듯 내가 기대했던 폭포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코네폭포의 모습에 살짝 당황해 이곳을 추천해준 THO아저씨에게 몇 차례 질문과 확인을 했다. 마치 지금 상황을 믿고 싶지 않은 삑딱이처럼 말이다.

세상에서 가장 긴 폭포 코네폭포.

내가 생각했던 폭포와는 다른 모습이었지만 코네폭포는 정말 멋졌다. 바위틈 사이로 흘러내리는 물줄기는 아래의 물과 바위와 만나며 큰 마찰음을 토해냈고, 그 순간 하얗게 올라오는 물거품은 그야말로 예술 그 자체였다.

무엇보다 나를 놀라게 한 것은 끝도 보이지 않는 규모였다. 폭포가 한눈에 보이는 전망대에서 본 코네폭포는 끝이 지평선에 가까울 정도로 그 길이가 엄청났다. 또한, 눈앞에 흐르는 동남아의 젓 줄기 메콩강은 티베트 양룽장포강을 시작으로 이곳까지 쉬지 않고 달려와 이곳을 지나면서 다시 한번 에너지를 받고 캄보디아와 베트남을 지나 바다로 나가는 것을 알기에 더욱 신비로웠다.

' 여기에 그물 낚시도 해. 큰 고기가 잡히거든 '
' 헉? 이 물살에 고기를 잡는다고? '
' 응. 이리로 내려 가봐 가까이에서 폭포를 경험해 봐.

THO아저씨의 말에 호기심이 생긴 나는 좁은 길을 따라 폭포 아래로 향했다. 가는 길 중간 큰 바위가 많아 고생은 하긴 했지만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갈수록 폭포는 가까워졌고, 그의 외침은 더욱 가깝게 느껴졌다.

나를 깨워준 라오스 코네폭포.

드디어 도착. 안전해 보이는 큰 바위 한쪽에 자리를 잡고 폭포를 바라보았다. 위에서 보던 것보다 더 빠른 물줄기. 거기에 바위와 부딪히면서 팅겨 나오는 물로 나의 얼굴에는 세수를 한 듯 촉촉이 젖어있다.

잠든 인간을 깨우듯 울부짖는 코네폭포. 그 사이로 자신들이 살아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듯 하늘 위로 솟구치는 물줄기가 그야말로 장관이다.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흐르는 폭포 근처에서 긴장감은 계속되었지만, 알 수 없는 에너지가 나의 가슴속에 채워졌다. 마치 어떤 상황에서도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자신감 말이다. 나는 한참 동안 그곳에서 폭포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두근거리는 심장을 느끼며 앞으로의 나의 모습을 그려넣었다. 폭포처럼 강하고 멋진 모습을 말이다.

코네폭포를 만난 이후 나의 삶을 달라졌다. 마치 잠에서 깨어 에너지로 가득 찼다. 그리고 힘든 일이 생길 때면 가슴 가득 그려졌다. 세차게 흘러내리는 코네폭포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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